진보 안희정, 50~60대 이상 지지율에서 1위하는 이변

    입력 : 2017.02.17 11:11 | 수정 : 2017.02.17 16:07

    보수층, '출마 저울질' 黃에 대한 피로감 있는 듯
    安 바른정당 지지층서 1위, 민주당에선 文에 크게 뒤져

    더불어민주당 경선에서 맞붙을 '2강' 안희정 충남지사와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 /연합뉴스

    대선 지지율 급상승세인 안희정 충남지사가 처음 22%란 지지율을 기록하자, 정치권에선 ‘마의 벽을 뚫은 것’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20%대 지지율이라면 더불어민주당 내 경선에서도 해볼 만한 승부라는 것이다. 1위 주자인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가 30% 안팎 ‘박스권’에서 꾸준히 소폭 등락만 거듭하는 가운데, 40%대에 근접하는 폭발력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대 여론조사 업체인 갤럽은 매주 다자구도 대선 지지율 조사를 하고 있다. 이 조사에서 안 지사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사퇴 시점인 이달 1~2일 10%에서 지난 주(7~9일) 19%로 치고 올라오더니, 이번 주(14~16일) 마침내 20% 능선을 넘었다.

    안 지사 지지율 상승의 최대 요인은 고령층과 중도·보수층 지지를 급속히 흡수하고 있다는 점이다. 젊은 층과 진보 진영에서 압도적 우위를 상수(常數)로 가진 문 전 대표와 차별화되는 점이다.

    일단 연령별로 보면 문 전 대표가 20~40대에서 40%대의 지지율로 압도적 1위지만, 안 지사는 50대에선 29% 대 24%로, 60%대 이상에서도 25%대 14%로 문 전 대표를 앞서고 있다. 특히 안 지사는 보수 성향이 짙은 60대 이상 유권자 지지율에서도 보수인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22%)조차 제쳤다. 역대 선거에서 진보 정당 주자가 이런 장년층의 지지를 받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지지 정당에서도 안 지사는 보수 성향 바른정당 지지자 중에서 27%의 지지를 받아, 바른정당 소속인 유승민 의원을 27%대 24%로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국민의당에선 안철수 의원에 뒤지지만 2위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에선 조직을 장악한 문 전 대표(61%)에 안 지사가 아직도 크게 밀리는 상황(24%)이다.

    지역별로 안 지사는 자신이 속한 충청 지역 외엔 모든 지역에서 문 전 대표의 지지율을 넘지 못하고 있다. 대전/세종/충청에서 안 지사는 34%로 1위, 문 전 대표는 24%로 2위다.

    직업별로는 안 지사가 유일하게 ‘가정주부’ 군에서 29%로 문 전 대표(26%)를 제쳤다. 주부는 정치에 관심이 상대적으로 적은 집단이지만, 부동층과 바닥 민심을 상징하기도 한다.

    이번 갤럽 조사에서 또 하나 주목할 것은 황교안 권한대행의 하락세다. 황 권한대행은 반 전 총장 사퇴 이후 보수 표심이 약간 쏠린 덕인지 이전 9%에서 11%로 소폭 오르더니, 이번 주에는 김정남 피살 등 안보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다시 한 자릿수인 9%대로 내려앉았다. 지역별로도 ‘보수의 안방’인 대구 경북 지역에서도 문 전 대표가 24%, 안 지사가 19%로 1·2위를 나란히 차지한 반면, 황 권한대행은 15%로 3위를 차지했다. 유승민 의원이나 남경필 지사 등의 지지율이 거의 의미를 잃은 상황에서, 탄핵 정국이 장기화되면서 보수의 ‘파이’ 자체가 쪼그라든다는 해석까지 낳는다.

    황 권한대행의 지지율 하락 요인에 대해선 우선 출마 자체에 대해 확답을 하지 않고 상황을 저울질 하는 듯한 모습이 장기화되면서 ‘피로감’을 안겼다는 해석이 나온다. 그리고 지난 주까지만 해도 황 권한대행에게 제일 많은 지지를 보냈던 60대 이상이 안 지사에게 옮겨갔다는 것은, 안 지사가 새로운 ‘효자형 정치 상품’으로 등극했다는 분석도 가능케 한다. 안 지사는 지난 주 대선 주자 중 가장 먼저 대한노인회를 찾아 ‘어르신에 대한 깍듯한 예우’를 보여줬다. 최근 지방의 노인정 등에선 “우리 희정이, 희정이” 한다는 소식이 들려올 정도다.

    그러나 안 지사가 먼저 넘어야 할 산은 민주당 경선이다. 다른 여러 조사에선 민주당 후보 누가 나오든, 설사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출마로 야권이 분열되더라도, 민주당 후보가 압승한다는 예측이 줄을 잇고 있다. 이 때문에 민주당 경선은 그야말로 대선 본선을 능가하는 ‘혈투’의 장이 되고 있다. 안 지사는 현재로선 민주당 내에서 문 전 대표에 크게 밀리고 있고, 이 아성을 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민주당이 100% 국민경선으로 치르는 대선 경선에서 문 전 대표를 좋아하지 않는 중도·보수층이 대거 유입해 경선판을 흔들 지, 또는 민주당 핵심 지지층마저 차츰 ‘본선 경쟁력’이나 ‘대선 후 사회통합 능력’ 등을 보고 안 지사를 선택할 지 등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번 여론조사는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이 지난 14~16일 전국 성인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인터넷 홈페이지(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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