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초유 '오너공백' 삼성...대책 마련은 어떻게

    입력 : 2017.02.17 06:17 | 수정 : 2017.02.17 09:31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으로 사상 초유의 ‘경영 공백’ 사태를 맞은 삼성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나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리더십 부재 상태를 맞은 삼성그룹은 극도의 긴장감 속에 대응책 마련에 급급한 상황이다. 그룹 관계자들은 "너무 당혹스럽고 안타깝다. 이번 사태로 인한 파장을 최소화하는데 임직원들이 한뜻을 모으고 있다"며 착잡한 표정을 지었다.

    삼성은 즉각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특검 수사가 시작되면서 올해 경영계획과 임원인사 등 중요한 의사 결정을 뒤로 미뤄온 삼성은 혼란스런 조직 분위기를 추스리고 조직을 위기상황에 맞춰 정비하는데 심혈을 기울일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은 이번 사태로 대내외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인수합병이나 투자, 미래먹거리 확보 등과 같은 공격적 경영행보는 사실상 중단하고 현재 진행되고 있는 상황을 관리하는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사장단 협의체와 미래전략실(미전실)이 그룹 운영의 축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현재 2인자로 최지성 미전실 부회장과 장충기 미전실 차장(사장) 등 그룹 경영 핵심인사들이 모두 수사 대상에 올라와 있어 다른 대안이 없는 상황이다. 우선 각 계열사 사장들이 협의체를 구성, 그룹 의사 결정을 내리는 형태로 이 부회장의 공백을 메우는 비상 경영에 돌입할 가능성이 크다.

    사장단 협의체 경영 방식은 지난 2008년 삼성특검 직후 삼성에서 꺼내든 카드였다. 당시 삼성은 이 회장 퇴진과 함께 현재 미래전략실에 해당하는 전략기획실을 공식 해체하고 그해 7월 2일 열린 수요사장단 회의부터 사장단협의체로 전환했다. 이 협의체는 의장인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과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 등이 중심이 돼 그룹 주요 사안들을 결정했었다.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이번에도 삼성에서 이건회 회장이외의 유일한 회장직을 갖고 있는 이수빈 회장이 사장단협의체 의장을 맡고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주요 의사 결정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대안으로 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미래전략실이 맡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국회 국정조사 1차 청문회에 참석해 미전실 해체를 공식화했지만 아직 조직이 건재한만큼 위기의 그룹상황을 컨트롤하는데 효율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지성 부회장과 장충기 사장이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받게 돼 그룹 2~3인자가 속한 미전실이 핵심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재계에선 이 부회장의 경영공백이 장기화될 경우 삼성은 중국의 사드보복, 미국의 트럼프 정부 출범 등 커지고 있는 글로벌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점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삼성은 총수공백으로 지난해 11월 공식화했던 삼성전자의 지주회사 전환 작업도 당분간 이뤄지기 어렵게 됐다. 당시 6개월 내 로드맵을 그린다는 방침이었지만 총수 유고 사태로 밑그림이 나오기도 어렵다는 관측이다.

    현재 삼성은 아직 비상경영체제와 관련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삼성 관계자는 "계열사는 각사 CEO(최고경영자)들이 이끌어가는 데 무리가 없겠지만, 인사를 비롯해 사업재편, 미래 먹거리 결정 등의 중요한 결정과 책임을 대신할 수는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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