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정부, 북한의 김정남 시신 인도 요구에 '부검이 먼저']

15일 말레이시아 경찰에 의해 체포된 베트남 여권 소지자 여성은 진짜 베트남인일까. 도주 중인 공범 5명과 어떤 관계일까. 왜 이틀 뒤에 범행 장소로 다시 돌아왔을까.

김정남 암살과 관련해 여러 가지 의문이 제기되는 가운데, 말레이시아 현지 중국어 신문인 동방일보는 현지 경찰 수사를 토대로 사건을 재구성해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체포된 여성은 베트남인으로, 경찰 진술에서 공항 CCTV에 함께 찍힌 또 다른 여성 한 명과 여행차 말레이시아에 왔다고 진술했다. 이들은 공항에서 만난 남성 4명에게서 "승객들에게 장난을 치자"는 제의를 받았다고 했다. 둘이서 김정남에게 접근해 한 명이 얼굴에 (액체를) 분사하고, 다른 한 명이 손수건으로 얼굴을 덮으라고 했다는 것이다. 체포된 여성은 "그 남자들은 나에게 장난이라고 말했다. 살인인 줄은 몰랐다"고 진술했다.

동방일보에 따르면, 여성 두 명이 '장난'인 줄 알았던 범행을 저지르는 동안 남성 4명은 공항 내 식당에서 여성들이 김정남을 습격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가 범행 후 각각 남성 여성으로 조를 나눠 공항에서 차로 15분 거리인 반다르 바루 살락 팅기 지역의 한 호텔에 합류했다.

하지만 이틀 뒤 나머지 5명이 외출하겠다며 호텔을 나간 뒤 돌아오지 않았다고 동방일보는 전했다. 체포된 여성은 말레이시아 사정을 잘 알지 못해서 자신의 얼굴이 찍힌 CCTV 사진이 유포된 줄 모르고 동행자의 행방을 찾기 위해 15일 공항에 다시 돌아왔다가 체포됐다는 것이다.

일본 등 다른 나라 외신에서도 동방일보의 일정 부분을 인용, 보도했다. 일본 지지통신은 동방일보를 인용해 "체포된 여성이 범행 후, 일행과 나란히 호텔까지 갔다가 5명에게서 버려졌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