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46)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독살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현지 경찰이 폐쇄회로(CC)TV 분석을 통해 용의자를 쫓고 있다고 말레이시아 현지 매체가 15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말레이시아 현지 매체 더스타 온라인이 공개한 공항 CCTV 영상에는 용의자로 추정되는 한 여성의 모습이 포착됐다.
 
13일 오전 9시 26분쯤 단발머리에 흰색 긴소매 셔츠와 짧은 하의를 입고 있는 한 여성이 공항 밖에서 작은 크로스 백을 메고 무언가를 기다리고 있다. 이 여성 주변에 짐을 가지고 있는 관광객들이 여럿 있어 여성은 언뜻 보면 일반 여행객처럼 보인다.
 
영상의 다른 장면에서는 이 여성이 차도로 나와 있는 모습도 포착됐다.
 
셀랑고르주(州) 범죄조사국(CID)의 파드질 아흐마트(Ahmat) 부국장은 공항에서 숨진 남성이 김정남인 것을 확인했다며 현지 경찰이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의 CCTV 영상을 분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김정남은 지난 6일 마카오에서 말레이시아로 입국한 뒤 13일 9시쯤 다시 말레이시아 공항(KLIA2)에서 마카오로 출국하려다 두 명의 여성에게 독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여성은 공항을 빠져나와 택시를 타고 도망갔다.
 
김정남은 누군가 뒤에서 그의 얼굴을 당겼으며 그의 얼굴에 어떤 액체를 뿌렸다고 말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또 국내 항공사 관계자들에 따르면 김정남은 공항 내 저가비용항공사 전용 터미널에서 출국을 위해 셀프체크인 기기를 사용하던 중 여성 2명으로부터 미확인 물질을 투척받고 사망했다. 두 여성은 북한 공작원으로 추정되며 액체는 강력한 독성 물질로 보인다.
 
김정남은 즉시 도움을 요청해 공항 의무실에 보내졌고, 그는 두통을 호소했다고 현지 경찰은 전했다. 의무실에서 그는 약간의 발작 증상을 보였고 현지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숨졌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김정남이 말레이시아에서 만났던 사람들과 현지 행적을 조사할 예정이며, 공항의 폐쇄회로 분석에 들어갔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