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총 쏘듯 여기저기 쑤셔대니…" 공무원들도 몸사려

    입력 : 2017.02.15 02:44

    [이재용 영장 재청구]
    기재부·공정위 등 경제부처, 특검의 간부 줄소환에 쑥대밭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박근혜 대통령의 뇌물 혐의 입증을 위해 전방위로 수사를 확대하면서 관료 사회도 초긴장 상태에 빠졌다. 삼성그룹에 특혜를 줬는지를 따지기 위해 특검팀이 기획재정부, 공정거래위원회, 금융위원회 등 주요 경제부처 고위 관계자들을 줄줄이 소환하면서 정부가 쑥대밭이 됐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경제부처의 한 고위공무원은 "(특검이) 기관총 난사하듯 여기저기를 쑤셔대는 통에 도저히 일할 분위기가 아니다"고 했다.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각 부처 관료들은 업무에 집중하지 못한 채 특검 수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체로 정부세종청사에서는 "참고인 신분인 고위 공무원들을 죄인 취급하면서 사기가 꺾이고 있다"는 불만이 터져나온다.

    강도 높은 수사를 지켜본 관료들은 앞으로 과감한 정책 추진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최순실 사태가 책임질 만한 정책 결정을 미루는 경향을 말하는 '변양호 신드롬'을 확산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는 얘기다. 특히 기업 활동을 돕는 정책이 탄력을 받지 못할 것으로 내다본다. 기재부의 A과장은 "규제를 철폐하자는 건 결국 기업 활동을 촉진시켜 성장 동력을 확보하자는 것"이라며 "하지만 이제는 경제 활성화 방안을 추진하면 특정 기업의 이득을 위한 것 아니냐는 오해가 생길 수 있어서 아예 손대지 않으려고 할 것"이라고 했다.

    사리기 풍조는 이미 나타나고 있다. 경제부처 일부 공무원은 기업인과 접촉을 꺼리고 있다. 한 서기관급 공무원은 "기업인을 만나 애로 사항을 듣고 해소시켜주는 게 행정 업무의 기본이지만 오해를 무릅쓰고 그런 일을 할 필요가 있겠느냐"고 했다. 기재부의 한 국장급 간부는 "부처 공동으로 손발을 맞춰야 하는 업무는 안 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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