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만요!] 부산 북항 매립지 놓고 볼썽사나운 '땅 따먹기'

    입력 : 2017.02.13 03:04

    부산=박주영 기자
    부산=박주영 기자
    부산항 '북항 재개발 매립지(153만2419㎡·약 46만평)'의 행정구역 조정 문제를 둘러싼 중구와 동구의 힘겨루기가 심상치 않다. 북항 재개발은 북항 일대의 바다를 메워 만든 부지에 2019년 말까지 상업·업무, IT·영상·전시, 해양문화, 마리나, 복합 도심 등의 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투자비 8조5190억원이 들어간다.

    경계 분쟁의 핵심은 부산의 랜드마크가 될 오페라하우스를 포함한 해양문화지구다. 이곳은 재개발 대상지의 중간쯤인 옛 중앙부두와 3부두에 걸쳐 있다. 중구와 동구는 서로 "해양문화지구를 우리가 관할하겠다"는 획정안을 내놓았다. 해양문화지구가 지방세 수입 증대 등에 도움을 주고, 침체일로에 있는 지역 부활을 이끌 수 있다는 계산을 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1년여 전 각각 다른 대학에 용역을 맡겼는데, 알짜배기 시설물을 모두 자기 구역에 두는 내용의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양측이 경계선에 합의하지 못하면 행자부 중앙분쟁조정위원회 심의 의결을 거쳐 행자부 장관이 경계를 결정한다. 지자체들이 행자부 결정에 불복하면 대법원에 제소하고, 헌법재판소까지 사안을 끌고 갈 수 있다.

    한때 부산의 중심이자 맏형 격이었던 중구와 동구가 '땅 따먹기'로 과열 경쟁 조짐을 보이는 모습은 볼썽사납다. 이들이 법정 공방을 벌이게 되면 북항 재개발 사업 자체가 표류하고, 입주 기업 등에 커다란 피해와 불편을 주게 된다. 부산신항 경계 획정을 놓고 벌어진 부산시와 경남도의 싸움은 완전 타결까지 수년을 끌기도 했다.

    중구와 동구는 이달 중으로 실무협의와 행정협의회를 계획 중이지만 입장 차이가 커서 합의를 이끌어낼지는 불투명하다. 양측은 매립지 사업이 끝나기 전에 지혜롭게 이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

    북항 재개발지의 효율적 이용 및 발전, 지리적 연접성, 주민 편의성 등이 고민을 푸는 기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부산시가 좀 더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서거나, 공공성을 갖춘 제3 기관에 용역을 맡기는 방법을 고려할 필요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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