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으로 문제 해결하는 수학 학습, 창의사고력 키워줘"

    입력 : 2017.02.13 03:04

    염만숙 창의와탐구 대표

    염만숙 창의와탐구 대표는 “수학은 창의사고력을 갖추고 따뜻한 가슴까지 가진 미래 인재를 육성하는 데 최적의 학문”이라고 말했다. / 창의와탐구 제공
    제4차 산업혁명은 전 산업계가 단연 공통으로 꼽는 화두다. 대부분 산업이 정보통신기술(ICT)과 융합하면서 새로운 세상을 그려내고 있다. 인공지능이 의사 대신 진단을 내리고, 3D 프린터로 인공 장기를 만든다. 미래 직업 체계도 지금과는 판이할 전망이다. 지난해 미국과학진흥협회(AAAS) 회의에서는 다수 학자가 "인공지능이 모든 분야에서 인간을 대체하는 시대가 머지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 19년간 수학·과학 융합 교육을 해온 ㈜창의와탐구의 염만숙 대표는 "세상이 바뀌고 있는데 언제까지 눈앞 입시에 얽매여 구시대적 능력만 강조할 것인가. 다가올 세상의 리더에게는 새로운 핵심 역량이 필요하다"고 했다.

    미래 인재 핵심 역량은 창의사고력

    "지금 세상은 인류 역사상 유례없이 빠른 속도로 달라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요? 한국이 IT 인프라는 잘 갖췄지만, 미국·일본·중국 등 주요국보다 제4차 산업혁명에 대한 준비는 부족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입니다. 교육도 마찬가지입니다. 미래형 인재를 양성하기에 적합한 커리큘럼이 아직 교육계에 자리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염 대표는 "미래 인재에겐 사물을 다각도로 분석하고 여러 방면의 해결 방안을 찾아내는 역량이 필요하다"고 했다. "요즘 사람들은 매일 낯선 세상을 접합니다. 3D 프린터로 집을 짓거나 스스로 운전하는 자동차를 탄다든가 스마트폰으로 근처 택시를 부르는 세상을 몇 년 전만 해도 상상하지 못했죠. 기존 것들을 접목해 새로운 기술을 고안하고, 이 기술이 만들어내는 세상을 리드하려면 어떤 역량이 필요할까요? 낯선 상황과 과제에 직면했을 때 시행착오를 거치며 자기만의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는 힘이 필요합니다. 미래 사회의 주역들은 이 같은 '창의사고력'을 갖춰야 합니다."

    염 대표에 따르면 창의사고력을 기르는 데 가장 좋은 학문은 수학이다. "수학은 단순히 숫자로 된 문제를 푸는 과목이 아닙니다. 사물의 섬세한 변화를 이해하고 논리적이고 간결하게 설명하는 법을 배우는 학문입니다. 하나의 수학 문제를 제대로 풀기 위해선 개념을 정확히 파악하고 다양한 해결 전략을 떠올릴 수 있어야 하죠. 이 과정에서 생겨나는 의문점을 놓고 자유롭게 토론하는 과정은 창의사고력을 향상하는 데 도움되죠."

    그러나 지금 대입에 초점을 맞춘 한국 수학 교육은 창의사고력을 죽이고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그간 한국에서 수학은 공식 이해와 문제 풀이에 매몰됐고, 입시 변별력을 유지하기 위한 과목으로 인식돼 왔다는 것이다. 이 같은 방식으로 접근해서는 아이 흥미를 일깨울 수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창의적 사고를 막는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단편적 지식 암기, 실수 줄이기, 반복적 문제 풀이 위주의 교육 방식은 하루빨리 버려야 합니다. 질문과 토론으로 수학을 접하게만 해도 많은 학생이 수학의 즐거움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자)를 줄일 수도 있죠."

    이스라엘 수학 학습법 'I-See-Math'

    창의와탐구는 창의적 수학 교육을 위해 지난해 이스라엘에서 'I-See-Math'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창의적 교육으로 세계적 리더들을 양성하는 이스라엘 영재 교육 기관 ICEE의 수학 파트장인 갈리 신모니 등이 개발한 프로그램이다. 추상적 수학 개념을 시각 자료와 가상 체험으로 구체적으로 보여주면서 문제를 정확히 파악하고 토론으로 과제를 해결하도록 한다. 현재 700여 개 이스라엘 초등학교와 싱가포르 초등학교가 활용하고 있다. "이스라엘 교육의 근간에는 창의적 교육을 중시하는 문화가 있습니다. 어릴 적부터 가정과 학교에선 언제나 질문하고 토론할 수 있도록 교육하죠. '두 사람이 모이면 세 가지 생각이 있다'는 말이 있을 만큼 자기만의 생각을 정립하고 표현하도록 하는 하브루타식 토론이나 자기 의견을 거침없이 말하도록 하는 후츠파 정신도 인상적입니다."

    염 대표는 "아무리 좋은 프로그램이 있어도 잘 교육된 교사 없이는 충분히 효과를 낼 수 없다"고 했다. "성공한 과학자와 엔지니어들은 보통 6세에서 13세 사이에 평생 잊지 못할 강렬한 경험을 했다고 해요. 2002년 노벨 화학상 수상자인 다나카 고이치는 '초등학교 4학년 때 과학 실험을 통해 자신감과 흥미를 깨우쳐준 담임교사 덕분에 과학자의 길을 걸을 수 있었다'고 했습니다. 이 시기 교사는 학생에게 커다란 영향을 준다는 겁니다. 이 때문에 창의와탐구는 질문하고 경청하는 교사상을 목표로 19년간 교수법을 체계화하고 강사들을 대상으로 교육 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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