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잠실' 붙이면 집값 수천만원 왔다갔다?

    입력 : 2017.02.11 03:04

    잠실새내역 改名 논란

    지역 주민 "십수년 숙원 이뤄"
    "신천역은 잠실이 시작된 곳 지역명 살리는 건 당연한 일"

    "개명 불편하고 불필요" 주장도
    "지역 이기주의 단면일뿐… 주변 다른 역들과 헷갈린다"

    [Why] '잠실' 붙이면 집값 수천만원 왔다갔다?
    서울 지하철 2호선 신천역이 작년 12월 '잠실새내역'으로 바뀌었다. 2010년 성내역이 잠실나루역으로 이름을 바꾼 데 이은 서울 송파구 지하철역의 두 번째 개명이다. 이로써 잠실새내―잠실―잠실나루역이 나란히 서게 됐다. 마포구 신촌역과 헷갈린다는 주민들 민원에 따른 개명이지만, 이쪽 지역에 익숙지 않은 사람들과 외국인들에게 혼란을 준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2010년 성내역을 잠실나루역으로 바꿀 때의 표면적 이유는 성내역이 송파구 신천동에 있기 때문에 강동구 성내동과 헷갈린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새 역명으로 '잠실나루'를 택하면서 '잠실 부동산권'에 포함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었다. 그때 "역명을 신천동에 빼앗겼다"고 주장했던 신천역 주민들이 잠실새내라는 이름을 갖게 되면서 또 다른 민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중국인 진모(22)씨는 "한국인 친구가 안내방송을 잘 듣고 '잠실'이라는 말이 나오면 내리라고 해서 내렸더니 '잠실새내역'이었다"며 "6개월 넘게 서울에 살면서 한국어를 익혔지만 구별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잠실나루역 근처에 사는 영국인 데이브(38)씨도 "영국 친구에게 '잠실나루'에서 내리라고 했는데 '잠실새내'에서 내렸다"며 "왜 역 이름을 자꾸 바꾸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서울시 지명위원회도 헷갈린다는 이유로 2013년 잠실새내역으로의 개명 요청을 한 차례 거부한 바 있다. 예산 낭비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름을 바꾸면서 잠실새내 역사뿐 아니라 지하철역, 버스정류장마다 붙어 있는 지도를 고치거나 개명 공지를 하는데 서울시 특별교부금 1억7000만원이 투입됐기 때문이다.

    잠실동 한 공인중개사는 "'잠실'을 붙이느냐 안 붙이느냐에 따라 부동산 가격 수천만원이 오르락내리락하니까 욕심 내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공인중개사는 "신천역이라고 하면 근처 재래시장과 유흥업소 골목, 지저분한 길거리가 떠오르는데 '잠실'이라는 이름을 붙여 부자 동네 이미지를 씌우려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개명 전 주민들 의견도 "지역명을 살려야 한다"는 것과 "그대로 두자"는 것으로 갈렸었다. 잠실새내역 근처 아파트에 사는 최모(55)씨는 "사실 신천역 부근이 잠실 주택단지가 시작된 곳"이라며 "이렇게 해야 싱크홀이다 뭐다 해서 떨어진 부동산 가치를 조금이라도 올릴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잠실에서 22년째 살고 있다는 이모(32)씨는 "지역 이기주의라는 지적까지 받으면서 잠실이라는 이름을 꼭 넣어야 하는지 의문"이라며 "신촌과 헷갈린다면 잠실새내가 아니라 그냥 새내역으로 하는 게 맞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신모(42)씨는 "냉난방 시설이 안 좋고 낡은 지하철 역사부터 고치는 게 동네의 격을 올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천역 개명을 주도한 진두생 서울시의원은 "신천(新川)을 순 우리말로 바꾸면 '새내'이기 때문이고 주민들 요청이 강력했기 때문에 '잠실'이라는 이름을 붙이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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