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킹콩, 고질라, 엘비스… 하와이에서 떴다

입력 2017.02.11 03:04

하와이 오아후섬으로 간 할리우드
천혜의 자연 조건, 연중 따뜻한 기후 산과 바다가 만든 절경…
원시림에선 '쥬라기 공원' 해변은 로맨스물의 단골
100여 작품 배경으로… 490만 평 '쿠알로아 목장'
50편 이상 거쳐가 대지 전체가 세트장인 셈

열대 원시림은 고요했다. 인적 하나 없었다. 비명 같은 새소리가 났고 후드득 새떼가 날았다. 수풀이 들썩인다. 이곳에 킹콩, 공룡, 고질라까지 나타났다는데, 내가 본 것은 엘비스 프레슬리, 아니 그가 출연한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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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 오아후섬에 있는 쿠알로아 목장의 산은 용암이 그대로 굳어져 이색적인 장관을 연출한다. 영화 ‘쥬라기공원’(아래 사진)도 이 목장에서 찍었다. //하와이관광청
하와이는 세계 최고 관광지이면서 영화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하와이 섬 중에서도 2차 세계대전 때 일본이 폭격한 진주만이 있는 오아후섬은 연중 할리우드 관계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도라! 도라! 도라'(1970) '진주만'(2001) 같은 전쟁영화에서 '쥬라기공원'(1993) '고질라'(1998) 등 공상과학·괴수 영화, '알로하'(2015) 등 코미디·로맨스물까지 다양한 장르 영화가 하와이에서 촬영됐다. 산과 바다가 만들어내는 절경, 연중 따뜻한 기후가 영화 제작자들을 이끈다. 하와이관광청 한국사무소 유은혜 부장은 "하와이는 1959년 미국 영토로 공식 편입되기 전에도 이미 영화 촬영지로 각광받았다"며 "100개 넘는 영화가 하와이에서 촬영됐다"고 말했다. 오아후의 대표적인 영화 촬영지를 돌아봤다.

50편 이상 찍은 쿠알로아 목장

오아후 서쪽에 있는 쿠알로아 목장은 전체가 영화 세트다. 1618만㎡(약 490만 평) 대지 곳곳에서 '쥬라기공원', '고질라', '진주만', '윈드토커'(2002), '첫 키스만 50번째'(2004) 등 50편 이상의 할리우드 영화가 촬영됐다. 김윤진이 출연한 미국드라마 '로스트'도 이곳에서 찍었다. 최근에도 '콩: 스컬 아일랜드' '쥬만지2' 같은 영화도 촬영 중이어서 세트장을 천으로 가려 놓은 곳이 종종 보였다. 말과 4륜 바이크, 단체 버스 중 하나를 타고 영화촬영지를 둘러보는 패키지를 택했다. 쥬라기공원에서 공룡떼를 피해 숨었던 나무, 고질라 발자국 등이 그대로 보존돼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다. 영화 진주만에 등장한 벙커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실제 사용됐던 장소로, 현재 영화 박물관으로 개조돼 사용 중이다. 한국인 가이드도 있다.

폴리네시안 문화센터는 하와이 등 폴리네시아 6개 섬의 생활양식과 문화를 모아 놓은 민속박물관이다. 이곳에서 엘비스 프레슬리 주연의 영화 '블루 하와이'(1961), '파라다이스 하와이안 스타일'(1966)이 촬영됐다. 이 영화에서 엘비스는 그의 대표곡 'Can't Help Falling in Love'를 불렀다. 루아우쇼 '생명의 숨결'은 하와이 현지인이 강력히 추천하는 공연이다. 100명의 선남선녀가 등장해 6개 섬의 문화를 노래와 춤, 땀과 불꽃으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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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비스 프레슬리 주연의 ‘블루 하와이’가 촬영된 폴리네시안 문화센터(위). 오아후섬 북쪽은 세계적인 서핑 대회가 열리는 곳이기도 하다. /하와이관광청
영화 주인공처럼 키스를

마카푸우 포인트 등대는 '첫 키스만 50번째' 촬영지다. 남녀 주인공으로 나온 아담 샌들러와 드루 배리모어가 키스했던 장소다. 하이킹 코스로도 잘 알려져 있다. 마카푸우 포인트 등대에서 가까운 할로나 해변은 '지상에서 영원으로'(1953)의 주인공 버트 랭커스터와 데버러 커가 파도가 밀려오는 모래사장에서 키스했던 곳이다.

하와이 하면 역시 서핑. 오아후 북부 해안은 파도가 6~9m나 돼 곳곳에서 세계적인 서핑 대회가 열린다. '노스 쇼어'(1987), '폭풍 속으로'(1991), '소울 서퍼'(2011) 등 수많은 영화가 북부해안의 와이메아 베이, 터틀 베이 등에서 촬영됐다. 영화처럼 서핑을 하고 싶어도 높은 파도 때문에 엄두가 안 나면 북부 해안의 푸에나 포인트를 추천한다. 서핑 스쿨인 '서프 앤 시'의 강사 매트(33)씨는 "파도가 알맞고 사람들이 별로 없어서 서핑 초보자들에게 적합하다"고 했다.

1년 내내 성수기인 하와이에서도 9~1월은 극성수기로 꼽힌다. 호놀룰루 호텔비가 '악' 소리 나게 뛴다. 이 중 '힐튼 가든 인 와이키키'는 해변에서 가까우면서도 합리적인 가격으로 현지인들에게도 인기다. 1층 로비에는 유기농 식품을 파는 가게도 있어서 간단한 아침 식사를 하기 좋다.

취재협조: 하와이관광청 한국사무소 (www.gohawaii.co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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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 오아후섬은 영화 촬영지로 유명하다. 산과 바다가 만들어내는 절경, 연중 따뜻한 기후가 할리우드 영화 제작자들을 이끈다. 100편이 넘는 영화가 하와이에서 촬영됐다. 사진은 오아후섬의 와이키키 해변 모습. /하와이관광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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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 오아후섬의 다이아몬드헤드에선 와이키키 해변이 한 눈에 펼쳐진다. 새벽 일출을 보려는 관광객들이 줄지어 정상을 향한다. /하와이관광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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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쿨링으로 유명한 하나우마 베이는 엘비스 프레슬리가 주연한 영화 '블루 하와이' 촬영지이기도 하다. 산호초가 파도와 해류를 막아줘서 잔잔한 물 위에서 열대어를 감상할 수 있다. 바다 거북이와 함께 수영을 하기도 한다. 주차장(300대)이 꽉 차면 입장할 수 없으니 오전 7시 전에 도착하기를 권한다. 매주 화요일은 휴무다. /하와이관광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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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 오아후섬의 마노아 폭포 하이킹 코스. 호놀루루에서 차로 20여분 거리에 있지만, 킹콩이 뛰쳐나올 것 같은 열대 우림이 펼쳐진다. /전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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