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까지 최종 의견서 내라" 헌재, 대통령·국회측에 통보

조선일보
입력 2017.02.10 03:14

"헌재 선고시기 억측 말라… 법정 밖에서도 언행 자제를"

이정미 권한대행 우려 표명
재판부, 고영태 증인 직권 취소 "불출석 증인 재소환 안할 수도"

이정미 권한대행

헌법재판소가 9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 12차 변론에서 국회 소추위원과 대통령 대리인단(변호인단) 양측에 오는 23일까지 각자 그동안 주장한 내용을 정리한 서면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지금까지의 주장과 제출한 증거를 체계적으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양측에 이번 탄핵 심판과 관련한 사실상의 최종 입장을 내라고 주문한 것이다.

이 권한대행은 또 "앞으로 출석할 증인들이 많은데 만약 불출석한다면 재판부가 납득할 수 있는 사유가 아닌 한 해당 증인을 재소환하지 않겠다"고 했다. 재판부는 이날까지 수차례 증인신문에 불출석한 고영태(41)씨와 류상영 전 더블루K 과장의 증인 채택을 취소했다. 헌재는 오는 22일까지 4차례 더 변론을 열어 증인신문을 할 예정인데 채택된 증인이 나오지 않아도 변론을 추가로 열지 않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헌재가 22일 증인신문을 끝내고 23일 양측이 제출하는 최종 서면을 검토한 뒤 곧이어 변론 종결을 선언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경우 이정미 소장 대행의 임기가 만료되는 3월 13일 이전에 선고가 내려질 가능성이 크다.

국회 측 황정근 변호사는 "헌재가 23일까지 최종 서면 제출을 요구한 것은 그때쯤 변론이 종결된다는 예측을 할 수 있게 하는 부분이어서 굉장히 의미가 있다"고 했다.

반면 박근혜 대통령 측 이중환 변호사는 "(곧 변론을 종결한다는 의미인지는) 각자 생각하기에 따라 다르다"고 했다.

이중환 변호사는 재판이 끝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박 대통령이 직접 헌재에 나와 의견을 밝힐지 여부를 대통령과 상의해보겠다고 했다. 헌재 관계자는 "헌재 규칙에는 증거조사를 마치면 피청구인(박 대통령)에게 최종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줄 수 있게 돼 있다"며 "이는 재판부가 결정할 부분"이라고 했다.

한편 이정미〈사진〉 권한대행은 이날 재판 말미에 "탄핵 심판은 국정 중단을 초래하고 있는 위중한 사건인데 재판 진행 및 선고 시기에 관해 법정 밖에서 공정성을 훼손할 수 있는 억측이 나오는 점에 대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박 대통령과 국회 측 대리인들도 재판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는 언행을 삼가주길 당부한다"고 했다. 최근 정치권 등에서 선고 시기나 재판 진행과 관련해 헌재를 흔드는 발언들이 잇따르고 있는 것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날 재판에서 주심(主審)인 강일원 재판관은 박 대통령 측의 '공무상 비밀 누설' 부분에 대한 해명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강 재판관은 "(2014년 11월) '정윤회 문건' 사건 때 박 대통령이 '청와대 문건 유출은 국기 문란'이라고 했는데 이후에도 많은 문건이 최순실씨에게 건너갔다"며 "박 대통령이 해명해야 하고, (최씨에게 문건이 건너가지 못하도록) 감찰해야 할 민정수석실은 왜 체크하지 않았는지 해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 재판관은 또 "미르·K스포츠재단이 (문화융성 등) 대통령의 공약 이행을 위한 것이었다면 왜 의혹이 불거진 뒤 안종범 전 수석이 증거를 없애고 위증을 지시했는지도 해명해야 한다"고도 했다. 강 재판관은 박 대통령 측 이중환 변호사가 "아직 (대통령에게) 확인하지 못했다. 추후 답변하겠다"고 답하자, "정말 이상하지 않으냐"며 "피청구인(대통령)도 답답해서 (대리인단에) 뭐라도 얘기했을 것 같은데…"라고 말하기도 했다.

헌재 재판관들은 이날 박 대통령 측 대리인단의 증인신문을 10여차례 도중에 끊으며 제지했다. 강 재판관은 대통령 대리인단이 증인인 조성민 전 더블루K 대표에게 법인카드 지출 내역을 들이밀며 "회사 직원들의 급여가 법인카드로 나간 게 아니냐"고 묻자 "급여가 어떻게 법인카드로 나가겠느냐"고 했다. 이 권한대행은 대통령 대리인단이 조 전 대표에게 '월급을 얼마나 받았느냐'는 질문을 거듭하자, "물은 걸 또 묻는 것은 비효율적"이라고 했다. 또 강 재판관은 대통령 대리인단에 "지금 하는 질문들은 피청구인(대통령)에게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 계속 그러면 대리인이 피청구인의 이익에 반(反)하는 것을 묻는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관 정보]
단호해진 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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