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국회 정책 제안에서 "정해진 답을 잘 외우는 것만으로는 살아가기 힘들다"며 "창의적으로 사고하며 타인과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가르치는 것이 미래 교육의 핵심"이라고 했다. 학생 개인만이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운명을 가를 만큼 핵심적인 문제다. 우리 교육은 창의성 교육 정반대편에 있다. 주입식 강의와 객관식 시험이 지배하는 교육에서 남과 다른 생각을 하면 평가받지 못하고, 학생들은 정해진 정답을 써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린다. 초·중·고 12년간 암기 교육을 받고 대학 가서도 그대로다. 국내 인재들이 모였다는 서울대에서 교수 농담까지 받아 적어 A+ 학점을 받고 있다.

선진국을 모방하고 추격하던 40여 년의 성공 방정식은 이미 끝났다. 현장은 창의적 인재를 절실히 구하는데 교육은 낡은 방식 그대로다. 창의력과 생각의 힘을 키우려면 수업 방식, 학생 평가 등을 근본적으로 다 바꾸는 대개혁이 필요하다. 교육 개혁은 10~30년 후 국가 경쟁력으로 이어진다. 핀란드는 소련 붕괴로 경제가 무너져 실업률이 20%까지 뛰자 교육 개혁을 추진했다. 최고의 인재를 교단에 세웠고 아이들 눈높이에서 창의 교육을 했다. 지금 핀란드는 인재가 가장 큰 자원인 선진 부국으로 복귀했다. 재작년 프랑스 대입 시험 문제는 '예술 작품은 언제나 의미를 갖고 있는가?'를 서술하는 것이었다. 그즈음 우리 대입 문제는 '윗글 이해한 것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이란 객관식 문제다. 20년 후 이들이 만들어 갈 두 사회를 상상해보라.

안 전 대표는 초·중·고 6-3-3 학제(學制)를 5-5-2로 바꾸자고도 제안했다. 초등학교 5년, 중학교 5년, 진로탐색학교 또는 직업학교 2년 과정을 마친 후 대학이나 사회에 진출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또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5세로 낮추고, 3세부터 2년간 유치원 과정을 공(公)교육으로 편입하자고 했다. 이렇게 하면 학생들 사회 진출을 앞당기고, 사교육비 절감 효과도 있다고 했다.

현재의 6-3-3 학제는 1951년 만들어졌다. 그동안 우리 자녀들이 신체·정신적으로 성장한 점을 감안할 때 취학 연령을 언제까지나 이대로 고집해야 할 것은 아니다. 젊은이들의 사회 진출 시기도 너무 늦다. 청년 입직(入職) 연령이 우리는 27~28세로 OECD 평균보다 3~4년 늦다. 2015년 정부는 초·중학교 과정을 1년씩 줄이는 방안, 이명박 정부는 초교 입학을 1년 당기는 방안, 노무현 정부는 초교 과정 1년 단축 방안을 검토했지만 다 흐지부지됐다. 학제 개편은 교육시설 재배치, 교사 양성 시스템 변화 등 교육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커 추진이 쉽지 않다. 그렇다 해도 문제를 알면서 내버려 둘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