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무덤 말고 물속에도 고고학이 있다

    입력 : 2017.02.06 03:06

    [1000자 문화 현장] 수중고고학
    바다·강·호수 속 자료 찾아 연구… '명나라 무역선' 국내 첫 특별전

    ‘난아오 1호’에 실려있던 청화자기들이 바닷속에서 발견되는 모습.
    ‘난아오 1호’에 실려있던 청화자기들이 바닷속에서 발견되는 모습.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Q: 지금 전남 목포 해양유물전시관에선 '명나라 무역선 난아오(南澳) 1호'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고급 청화(靑花) 접시와 쟁반, 연꽃무늬 화려하게 그려넣은 오채(五彩) 그릇, 청동 향로와 유황까지 16~17세기 '메이드 인 차이나' 상품들이 모였다. 외국의 수중고고학(水中考古學) 발굴 성과를 소개하는 첫 국내 전시라는데, '수중고고학'이란 게 뭘까.

    A: 흔히 고고학 하면 중절모 쓴 인디애나 존스가 땅속에서 보물 찾는 장면을 떠올린다. 하지만 땅 파고 무덤 파헤쳐서 유물을 찾는 게 고고학의 전부는 아니다. 육지가 아닌 바다·강·호수 등 물속에서 자료를 찾아 연구하는 분야를 수중고고학이라고 한다.

    바닷속 갯벌 깊이 파묻힌 유물들은 땅속보다 더 생생하게 본래 상태를 유지한다. 고려 시대 배인 '마도 3호선'에선 나무 빗이 새것처럼 남아 있었고, '대부도 2호선'에서 발굴한 고려 시대 곶감은 불그스레한 과육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이귀영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장은 "과거 어느 한순간에 침몰한 난파선은 특정 시점의 사회·생활상을 간직한 '바닷속 타임캡슐'"이라며 "20세기 중반 이후 잠수 장비 기술 발전에 힘입어 태동한 수중고고학은 아직 유아 단계 학문이지만 동시에 발전 가능성이 무한한 학문"이라고 했다.

    중국 광둥성박물관과 공동으로 여는 이번 전시는 명나라 만력제(萬曆帝·재위 1572~1620) 때 무역품을 가득 싣고 항해하다 광둥성 난아오섬 해역에서 침몰한 선박 '난아오 1호'를 소개한다. 수심 27m 에 잠겨 있던 이 비운의 선박은 400년 만에 잠에서 깨어났다. 지난 2007년 어부들이 불법으로 고대 도자기를 인양하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되면서다. 본격 수중 발굴이 시작됐고 2012년까지 도자기·철기·칠목기·유리·약재 등 2만6000여점이 나왔다. 중국 수중고고학 역사상 가장 많은 수량이다.

    난아오 1호가 활동하던 16~17세기는 명의 해금 정책이 풀리고 포르투갈·스페인 등 서유럽에 의해 대항해시대가 열린 해상 실크로드의 황금기였다. 전시장에 나온 최상급 청화자기들은 당시 동남아시아, 인도, 유럽, 아프리카 등으로 수출됐던 값비싼 물품들. 당시 바닷길을 통해 활발히 이뤄지던 동서(東西) 문화교류의 양상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3월 1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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