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시네마 타임머신' 타면 세계 최초 영화도 볼수 있다

    입력 : 2017.02.02 03:03

    [도서관이 살아있다] [32] 전주 영화 도서관

    - 국내 첫 영화 전문 사립 도서관
    전주영화제 집행위원장 지낸 민병록 명예교수가 자료 기증
    거장 이만희·유현목 작품부터 日 애니메이션·피규어·영사기
    전문 서적·고전 등 자료 2만점

    전주시 고사동 영화의 거리에 있는 '전주 영화 도서관'은 국내 최초의 영화 특화 사립도서관이다.

    2003년부터 2012년까지 전주 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을 지냈던 민병록(67) 동국대 영상대학원 명예교수가 2015년 자신이 평생 모은 영화 서적과 영상 자료 등을 기증해 이 공간을 만들었다. 지역의 몇몇 영화인들도 자료를 보탰다. 영화 도서관엔 유럽·미국·일본 등에서 나온 전문 서적과 고전 영화 등 2만여점의 자료가 있다. 매년 봄 전주 국제영화제가 열리는 기간엔 전국의 영화인들이 이곳에 와서 토론하며 시나리오를 구상하기도 한다. 추억의 영화를 찾아볼 수 있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영화 캐릭터들도 있어 일반인들의 발길도 잦다.

    ◇국내외 시대별 영화 변천사 감상

    전주 영화 도서관은 660㎡ 공간에 영화 서적 3500여권과 영화 잡지 2000여권, 비디오테이프와 DVD 등 영상 자료 1만5000여 편을 갖추고 있다. 도서관에 들어서면 프랑스의 발명가 뤼미에르 형제가 만든 최초의 영화 '열차의 도착' DVD가 눈에 띈다. 1895년 만들어진 이 작품은 열차가 도착하는 장면만 50초가량 찍은 단편이지만, 영화사적 가치가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달 25일 전주 영화 도서관에서 이용객들이 영화 관련 서적을 들여다보고 있다. 국내 최초 영화 특화 시립 도서관인 이곳은 전문 서적과 영상 자료 등 자료 2만여 점을 갖추고 있으며, 연중무휴 운영한다.
    지난달 25일 전주 영화 도서관에서 이용객들이 영화 관련 서적을 들여다보고 있다. 국내 최초 영화 특화 시립 도서관인 이곳은 전문 서적과 영상 자료 등 자료 2만여 점을 갖추고 있으며, 연중무휴 운영한다. /김정엽 기자
    인물의 심리와 표정이 카메라 앵글에 따라 변한다는 것을 최초로 보여준 독일 표현주의 영화 '칼리가리 박사의 밀실(감독 로베르트 비네·1920년)' 같은 희귀 자료도 있다. 이탈리아의 네오리얼리즘 고전 작품인 자전거 도둑(감독 비토리오 데 시카·1948년), 1970년대 '블록버스터(흥행대작)'의 시대를 본격적으로 알린 스타워즈(감독 조지 루카스) 등 세계 영화의 흐름을 이끌었던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조지 루카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에게 영감을 준 영화 '7인의 사무라이(감독 구로사와 아키라)' 등 일본 작품도 한자리에 있다. 이만희(삼포 가는 길), 신상옥(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유현목(오발탄) 등 우리 거장들의 작품은 올드 팬들이 많이 찾는다고 한다. 김명환(38·전주)씨는 "일본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아들과 영화 감상을 하러 오곤 한다"고 말했다. 금문수 한국영화인협회 전북지부장은 "희귀한 영상 자료와 전문 서적이 많아 지역 영화인들이 자주 이용하는 곳"이라고 말했다.

    ◇추억의 영화 잡지·소품도 갖춰

    전주 영화도서관 지도

    전주 영화 도서관에는 국내외에서 발행한 영화 잡지 2000여권이 있다. 1973년 창간한 월간지 '映画(영화)'의 경우 1980년대 말까지 나온 단행본 40여권이 있는데, 이를 통해 그 시대 한국 영화의 줄기를 읽을 수 있다. 영화 전문 월간지 '스크린' 창간호(1983년 10월)의 표지는 프랑스 영화배우 소피 마르소가 장식하고 있다. 세계적인 영화 잡지인 프랑스의 '카이에 뒤 시네마', 일본에서 가장 역사가 오래된 '키네마 준보' 등 다양한 외국 영화 잡지도 만날 수 있다.

    100여점에 이르는 영화 관련 장비와 소품도 볼거리다. 영화 도서관 출입문엔 일본에서 1970년대에 만들어진 '도키와 사운드 프로젝터(Tokiwa Sound Projector) 35㎜'라는 필름 영사기가 있다. 전주에선 시네마타운 극장이 2000년대 중반까지 이 영사기를 썼다가 디지털 영사기로 바꿨다. 스타워즈·터미네이터·슈렉·배트맨 등 영화 주인공을 본떠 만든 피규어도 도서관 곳곳을 장식하고 있다. 민병록 관장은 "전주 영화 도서관은 미래의 영화인들에게 멋진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영감을 꽃피우게 하는 공간으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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