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현직 장관들 단체로 '업무용 휴대전화' 폐기…일각에선 "특검·정권 교체 대비용" 분석

    입력 : 2017.02.01 11:35 | 수정 : 2017.02.01 11:37

    정부 현직 장관·청장들이 업무용 휴대전화(일명 보안폰)를 폐기하거나 폐기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서울신문이 1일 보도했다. 정부 부처 장관·청장들이 단체로 휴대전화를 폐기하는 것은 처음이다. 정부 측은 북한 해킹 염려 등 보안을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특별검사 수사와 정권 교체 후 사정(査正)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서울신문은 “장관·청장들이 지난해 연말부터 업무용 휴대전화를 속속 폐기하고 있다”며 “업무용 휴대전화의 전화번호를 바꾸고 기기를 폐기한 경우도 있고, 폐기를 계획 중인 경우도 있다”고 보도했다.

    일부는 드릴로 휴대전화를 뚫어 폐기했으며, 장관·청장뿐 아니라 비서관과 비서의 개인 휴대전화도 모두 폐기한 부처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휴대전화 번호를 바꾸고 폐기하는 경우도 있었다.

    휴대전화 폐기 이유에 대해 장관·청장들은 ‘해킹 보안’을 언급했다. 한 정부부처 청장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우리 건 아니지만 (기관장들 업무용 휴대전화가) 해킹이 됐다고 해서, 안전하게 하는 게 좋겠다고 해서 바꿨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장관은 “지난해 12월 국방부 해킹 사고 이후 정부 차원의 사이버 보안 강화 조치가 이뤄지고 있는데, 그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휴대전화를 폐기하면 문자나 카카오톡 메시지, 녹음파일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전화번호까지 바꾸면 기존 번호로 영장 청구를 한다 해도 통화 내역을 지난 1년까지만 추적할 수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들은 “보안이 이유라면 전화번호는 살리고 기기만 바꾸면 되는데, 보안과 아무런 연관이 없는 전화번호도 없애고 기기도 망가뜨린 후 폐기처분하고 있다”며 “특검 수사와 정권 교체 후 사정에 대비해 문제의 소지를 없애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서울신문은 전했다.

    또 차관급 인사 2명 등 정부 관계자들은 업무용 휴대전화 교체·폐기 지침이 있었다고 전했다. 다만, 지침을 내린 곳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지난 2014년 국정원과 행정자치부(당시 안전행정부)에서 국장급 이상 고위공직자들에게 지급한 업무용 휴대전화는 도·감청 대비 보안 칩을 심은 ‘보안폰’이다. 국정원은 이날 장관·청장들의 업무용 휴대전화 교체·폐기와 관련해 “확인해 줄 수 없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행자부 역시 “모르는 일”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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