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심판 조속한 결론에 국민이 공감"

조선일보
입력 2017.02.01 03:05

박한철 헌법재판소장 퇴임
박한철 "헌법에 문제 있으면 고쳐야"

박한철(64) 헌법재판소장은 31일 퇴임식에서 "세계의 정치와 경제 질서의 격변 속에서 대통령의 직무 정지 상태가 벌써 두 달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의 중대성에 비춰 조속히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 사건의) 결론을 내려야 한다는 점은 모든 국민이 공감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5일 탄핵 심판 공개 변론에서 "이정미 재판관이 퇴임하는 3월 13일까지는 최종 결론이 선고돼야 할 것"이라고 한 데 이어 선고가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재차 촉구한 것이다.

박 소장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재동 헌재 대강당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헌재는 지금 대통령 탄핵 심판이라는 위중한 사안을 맞아 공정하고 신속하게 절차를 진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도 "남은 분들(재판관들)에게 어려운 책무를 부득이 넘기고 떠나게 돼 마음이 매우 무겁다"고 했다.

그가 임기 만료로 퇴임하면서 헌재는 남은 재판관 8인이 박 대통령 탄핵 심판을 진행하게 된다. 선임 재판관인 이정미 재판관이 소장 권한대행을 맡아 탄핵 심판의 재판장 역할을 하게 된다.

헌재 권한대행 맡는 이정미 재판관과 인사 나눠 -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이 3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퇴임식에 참석해 이정미 재판관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 재판관은 남은 8명의 재판관 중 임명 시기가 가장 빨라 소장 권한대행을 맡게 된다. 이 재판관도 3월 13일이면 6년 임기를 마치고 퇴임한다.
헌재 권한대행 맡는 이정미 재판관과 인사 나눠 -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이 3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퇴임식에 참석해 이정미 재판관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 재판관은 남은 8명의 재판관 중 임명 시기가 가장 빨라 소장 권한대행을 맡게 된다. 이 재판관도 3월 13일이면 6년 임기를 마치고 퇴임한다. /성형주 기자

박 소장은 퇴임사를 통해 개헌(改憲) 문제도 언급했다. 그는 "헌법 개정은 결코 정치적 목적이 아니라 인간 존엄, 국민 행복과 국가 안녕을 실현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우리 헌법 질서에 극단적 대립을 초래하는 제도적·구조적 문제가 있다면 이른 시일 내에 개선되는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박한철 헌재소장은 이어 "지금 우리는 유럽과 미주 여러 곳에서 이러한 분노가 표출되고 있는 것을 보고 있고 우리 사회도 혹여 이러한 위험에 처해 있는 것은 아닌가 우려된다"며 "사회적 갈등과 모순을 조정하고 헌법질서에 따라 해결책을 찾는데 있어선 무엇보다 정치적 대의기관(국회)의 적극적 역할과 노력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그는 200자 원고지 23장 분량의 퇴임사를 직접 썼다고 한다.

박 소장은 최근 주변에 "헌재가 대통령 탄핵 심판에 대한 결론을 내릴 때까지는 조용한 곳에서 혼자 지내며 외부 접촉은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헌재 관계자는 "독실한 불교신자인 박 소장이 '퇴임하고 나면 당분간 '동안거'(冬安居) 비슷한 생활을 해야 할 것 같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박 소장이 헌재를 이끄는 동안 통합진보당 해산, 간통죄 폐지, 국회의원 선거구 헌법 불합치 결정이 나왔다. 모두 우리 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친 사건들이라는 평가가 법조계에서 나온다.

그의 퇴임식에는 김용준·윤영철·이강국 전 헌재소장이 참석했다. 국회나 행정부 쪽 인사는 보이지 않았다. 박 소장이 탄 차량이 헌재 정문을 빠져나가려 하자 정문 부근에서 '탄핵 찬성' 집회와 '탄핵 반대' 집회를 하던 사람들이 몰려들어 각자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한편 국회 탄핵소추위원단은 이날 '대통령 탄핵 심판은 대통령 변호인의 참석 없이도 진행·종결할 수 있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헌재에 제출했다. 박 대통령 측 대리인단이 최근 '변호인 총사퇴'를 거론한 데 대해 맞불을 놓은 셈이다.

[기관 정보]
헌재, 소장 권한대행으로 이정미 재판관 선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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