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의 파격… 30년 고참 판사에 1심 맡긴다

조선일보
  • 신수지 기자
    입력 2017.02.01 03:05

    법원장 등 거친 '원로법관' 5명 첫 지명… 고위법관 95명 인사

    - 서민 목소리에 귀기울인다
    3000만원 이하 소액사건 담당

    신임 고등법원장 사진

    법원장 등 법원의 고위직을 지낸 60대 판사들이 1심 재판을 담당하는 '원로(元老)법관 제도'가 실시된다. 대법원은 서울고법원장 등 법원장을 5차례 지낸 조병현(62)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원로법관으로 지명해 광명시법원으로 보내는 등 원로법관 5명에게 1심을 맡기기로 했다고 31일 밝혔다. 대법원은 이날 고법부장급 이상 고위법관 95명에 대한 인사를 오는 2월 9일자로 실시했다.

    조용구(61) 사법연수원장과 강영호(60) 서울고법 부장, 성기문(64) 서울고법 부장은 서울중앙지법에서 1심을 맡고, 심상철(60) 서울고법원장은 광주(廣州)시법원으로 옮겨 재판을 담당한다.

    원로법관들은 모두 30년 넘게 판사 생활을 했으며 법원장을 거쳤다. 가장 선배인 조병현·조용구 원로법관은 1981년 사법연수원을 11기로 수료해 이상훈 대법관(연수원 10기), 박상옥 대법관(연수원 11기)을 제외한 대법관 11명보다 법조계 선배다.

    그동안 1심은 2심이나 3심과 비교해 판사가 사건 당사자들과 직접 접촉하는 빈도가 높은데도 상대적으로 젊고 경력이 짧은 판사들이 담당해왔다. 이로 인해 법원 안팎에선 좀 더 경륜 있는 판사들의 1심 재판 참여 기회를 넓혀 충실한 재판을 하고, 사건 당사자들의 재판 만족도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대법원은 원로법관들이 주로 소송가액 3000만원 이하의 민사 소액사건 재판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민사 소액재판은 당사자 대부분이 서민들이어서 국민 생활과 가장 밀접한 분야로 꼽힌다.

    원로법관 제도는 미국 법원의 시니어 저지(Senior Judge) 제도와 비슷한 점이 있다. 이 제도는 종신직인 연방대법관이나 연방판사들이 65세를 넘으면 본인의 의사에 따라 통상 업무의 4분의 1 정도만 담당하는 제도다.

    대법원은 2012년부터 법원장들이 다시 재판부로 복귀해 2심 재판을 담당하는 법원장 순환보직제도 실시 중이다. 이번 인사까지 36명이 법원장을 마치고 재판부로 복귀하게 되고, 원로법관들도 이 길을 거쳤다. '법원장→2심 재판부 복귀→다시 법원장 또는 원로법관'으로 이어지는 인사 순환 구조를 통해 판사들이 65세 정년(停年)까지 재판 현장을 지키도록 하는 '평생법관 제도'를 정착시키겠다는 것이 대법원의 복안이다.

    이날 인사에서 고법원장급인 신임 사법연수원장에는 최재형 서울고법 부장이 임명됐다. 최 부장판사는 대전지법원장과 서울가정법원장을 지낸 뒤 다시 2년간 일선에서 재판을 했다. 서울고법원장엔 울산지법원장과 서울행정법원장을 지낸 최완주 서울고법 부장, 대구고법원장에는 청주지법원장을 지낸 사공영진 대구고법 부장, 부산고법원장엔 광주지법원장과 서울동부지법원장을 지낸 황한식 서울고법 부장이 임명됐다.

    성백현 서울고법 부장은 서울가정법원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오는 3월 문을 여는 초대 서울회생법원장에는 이경춘 서울고법 부장이 임명됐고, 법원에서 IT 전문가로 꼽히는 강민구 부산지법원장은 법원도서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여상훈 서울가정법원장 등 법원장 8명이 재판부로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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