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근로자 1% 늘면 내국인 임금 1% 줄어"

    입력 : 2017.01.24 03:06

    [노동연구원 보고서 "내·외국인, 2012년부터 일자리 경쟁 관계"]

    여성·고령층 임금 감소폭 커
    외국인 취업자 지난해 96만명… 10명 중 3명은 건설 등 노무직

    연도별 외국인 체류 등록자와 취업자 수
    국내 취업한 외국인이 1% 늘면 내국인 근로자의 임금이 최대 1.1% 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외국인 취업 증가는 내국인 남성보다는 여성 근로자의 임금과 고용에 더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현상은 지난 2012년 이후 본격적으로 불거진 것으로 조사됐다. 2011년까지는 외국인 고용이 늘면 내국인 고용도 덩달아 늘었지만, 2012년부터는 외국인 고용 증가가 내국인 고용을 감소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규용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3일 내놓은 '외국 인력의 노동 시장 영향과 정책 과제' 보고서에서, "최근 국내 체류 외국인이 늘면서 외국인 취업자도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면서 "특히 내국인 근로자와 경합하는 저숙련 외국인 근로자가 대거 유입되면서 내국인 근로자의 임금과 근로 조건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24일 서울 중구 전국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리는 '저출산·고령화 시대의 외국 인력 정책 방향' 토론회에서 발표된다.

    여성·고령층에 더 부정적 영향

    외국인 근로자가 집중적으로 몰려 있는 생산·서비스·단순노무·농어업 등의 직종을 대상으로 조사한 이번 연구 결과, 외국인 근로자 비율이 1% 증가할 때 내국인 근로자 임금은 직종별로 0.2~1.1% 감소했다. 성별로는 남성보다 여성에게 미치는 영향이 더 컸다. 이 연구위원은 "여성 근로자의 임금이 남성 근로자 임금 수준보다 외국인 근로자 고용에 더 많은 영향을 받는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연령대별로는 청년층(35세 미만)보다 중고령층(45세 이상)의 임금이 외국인 고용 증가에 따라 더 많이 깎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외국인 고용이 1%포인트 증가하면 여성 고용은 0.15%포인트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외국인 고용이 늘어날 때 남성은 50·60대 위주로 일자리가 줄고, 여성은 20·30·50대 순으로 일자리 감소 폭이 컸다. 지난 2011년까지 외국인 고용 증가는 내국인 고용을 동시에 올리는 '보완적 관계'를 유지해 왔다. 하지만 2012년 이후부터는 외국인 고용과 내국인 고용이 거꾸로 움직이는 '대체적 관계'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업종별로는 지난 2009년 미국발 금융 위기 이후 특히 서비스업에서 '대체적 관계'가 강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외국인 근로자와 갈등도 커져

    국내 외국인 취업자는 2012년 79만명에서 지난해 96만명으로 20% 이상 급증했다. 문제는 외국인 취업자 가운데 건설업 등 단순노무직에 종사하는 외국인 비중이 높다는 점이다. 여기에다 불법 체류자 등 정식 취업 비자를 받지 않은 채 단순노무직에 취업한 외국인도 30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최근 들어선 건설업 등 단순노무직 고용이 많은 업종에서 내국인 근로자가 외국인 근로자를 배척하려는 분위기도 없지 않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민주노총 산하 전북 지역 건설노조가 사실상 정부와 합동으로 불법 외국인 근로자 단속을 벌여 일부 외국인 근로자가 추방되자, 민주노총이 외국인 노동자 인권 탄압에 대해 대신 사과하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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