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만요!] 케이블카 설치하면서 환경보호 할 수 없나

    입력 : 2017.01.23 03:03

    정성원 기자
    정성원 기자
    "케이블카가 생태계를 파괴한다고요? 오히려 사람이 탐방로와 주변 환경을 더 훼손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김진하 강원 양양군수의 하소연이다. 얼마 전 군(郡)의 오랜 숙원이었던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 사업이 좌초됐다. 군은 예산 578억원을 들여 양양군 서면 오색리 466번지와 산 위 끝청(해발 1480m) 사이의 3.5㎞ 지점을 케이블카로 이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문화재청의 문화재위원회는 "케이블카가 천연기념물인 산양 서식지와 천연 보호 구역의 환경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사업 승인을 거부했다. 양양군은 문화재청에 재심의를 신청하고, 행정소송 등의 방안을 동원해서라도 사업을 관철하겠다는 입장이다. 필요할 경우 케이블카 노선 변경도 고려할 수 있다고 한다. 설악산은 연간 300만명, 단풍철엔 하루 2만5000여명의 탐방객이 찾는 명승지다. 오색에서 대청봉까지는 특히 많은 사람이 오간다. 답압(踏壓·사람이 땅을 밟는 힘)이 쌓여 이 구간 탐방로의 표토 침식 깊이는 37㎝나 된다. 설악산 탐방로(평균 침식 27㎝)나 국립공원 탐방로(평균 침식 22㎝)보다 훼손 정도가 심하다.

    해외에선 케이블카를 환경 보전 수단으로 활용한다. 세계적 자연유산인 호주 케언스의 스카이레일 케이블카는 7.5㎞(세계 최장) 구간에 걸쳐 35개 타워로 연결돼 방문객이 보호 구역의 땅을 밟지 않아도 열대우림의 경이를 감상할 수 있다. 중국 후난성의 명승지 장자제(張家界)에서도 케이블카 같은 산악 교통 시설은 환경 파괴를 최소화하고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역할을 한다. 스위스와 오스트리아는 알프스 등 산악지대에 2500~2600개의 케이블카를 설치해 연간 1조원 안팎의 운영 수익을 올리고 있다. 국내 통영의 미륵산 케이블카는 연간 탑승객이 130만명이며, 경제 효과는 1500억원에 이른다. 양양군 역시 당초 오색 케이블카를 통해 연간 1287억원의 경제 효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했다. 선진국의 사례를 참고해 친환경적인 공법으로 케이블카를 설치한다든지 정비가 필요한 등산로에 안식년을 두는 등 자연과 경제에 모두 이로울 수 있는 방안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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