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욕망, 자기계발서는 알고 있다

내가 인생에서 추구하는 건 돈인가, 성공인가, 행복인가?
인기 있는 자기계발서를 보면 그 시대의 욕망이 보인다.

    • 구성 및 제작 = 뉴스큐레이션팀 심지우

우리의 욕망, 자기계발서는 알고 있다

  • 구성 및 제작 = 뉴스큐레이션팀 심지우
입력 2017.12.29 10:24

'아침형 인간'이라는 말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2000년대 초 출간됐던 이 자기계발서는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아먹는다'는 속담을 떠올리게 하며 많은 이들에게 근면하라는 메시지를 주었다.

/조선DB

물론 '아침형 인간'의 선풍적인 유행 후에 '일찍 일어나는 새가 잡아먹힌다'거나, '올빼미형 인간'이 IQ가 높다는 등의 반론도 있었지만 여전히 '아침형 인간'을 지향하고 찬양하는 사람들이 많다.

많은 책은 시대를 반영하지만, 그 중에서도 자기계발서는 특히나 '내가 원하는 삶이 어느 곳을 향하고 있는가'를 나타내주는 지표와 같다. 사람들에게 많이 읽혔던 자기계발서를 통해 우리가 무엇을 원하며 살아왔는지 살펴봤다.





IMF 겪은 아빠들, 부자가 되자!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2000)

"한 분의 아버지는 몇 푼이라도 아끼려고 노력했고, 다른 아버지는 투자하는 쪽에 관심을 기울였다"

2000년 출간되어 아직까지도 읽히는 책. 부자들이 들려주는 돈과 투자의 비밀을 소개하며 부자들에게서 배우는 여섯 가지 교훈을 담고 있다.

일본계 미국인 4세대인 저자는 열심히 정직하게 일해서 돈을 벌지만 항상 쪼들리는 가난한 아빠 대신, 자본가의 마인드를 갖춘 친구의 부자 아빠를 롤모델로 삼았다.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저자 로버트 기요사키/조선DB

이 책에서 저자는 "부자는 돈을 만들 수 있는 머리가 있고, 중산층은 부채 역시 자산이라 생각하고 부자를 위해 일을 하며 가난한 자는 수입 대비 지출이 똑같아 평생 '쥐 게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존재"라고 얘기한다.

책대로였다면 모두 부자를 선택하고 비도덕적인 방법을 써서라도 부자가 되었겠지만, 우리의 부자에 대한 열망은 아직 끝나지 않은 모양.

키워드로 본 문화 2000년 - '대박'

변화가 필요하다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2000)

"봐, 인생은 변하고 계속 앞으로 나아가고 있잖아. 우리도 그렇게 해야 돼"

자기계발서계의 이솝우화. 치즈에 대한 짧은 우화를 통해 현대인들이 지향해야 할 삶의 지침을 제시한다. 놓치지 말아야 할 인생의 지혜를 일깨워주고 있다. 아마존 비즈니스 부문의 베스트셀러 1위를 하고, 세계 언론에서 새 천년에 꼭 읽어야 할 책으로 꼽히며 화제를 모았다.

주위 환경은 계속 변하지만 사람들은 흔히 변화가 우리에게 낯설다는 이유로 변화 자체를 거부하기도 한다. 변화가 필요함에도 위험하다는 핑계를 대며 마지막 순간까지도 수용하려 들지 않기도 한다. 치즈에 대한 이야기는 당시 많은 사람들에게 '변화'에 대한 열망을 가져다 줬다.

세계적 베스트셀러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저자 스펜서 존슨을 만나다

근면하라, 성공할지니

인생을 두 배로 사는 아침형 인간 (2003)

"아침형 생활을 계속하다 보니까 성격까지 변하는 것 같아요"

문명이 야행성 인간을 양산하고 있는 시대에, 아침을 지배하는 사람이 성공한다며 주장하는 책이다. 저자는 아침형 인간이 되는 것이 우리의 몸과 정신에 가장 바람직한 습관인 구체적인 이유를 들고 있다.

이 책 이후 '아침형 인간의 24시간 활용법', '아침형 인간 성공기', '아침형 인간으로 변신하라' 등 관련된 많은 책이 나오며 선풍적인 인기를 증명했다. 그러나 압박을 느낀 사람들을 응원하는 '아침형 인간 강요하지 마라', '올빼미형 인간으로 승부하라' 등 반대되는 내용의 책도 만만찮게 나왔다.

아침형 인간의 궁극적인 목적은 '성공'에 있다. '아침에 일어나 남들보다 인생을 두 배로 살아야 성공할 수 있다'는 의식이 바탕에 깔려 있다.

■ 같은 시기 인기 자기계발서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2003)

트렌드로 자리잡은 '아침형 인간', 기업도 나섰다
당신의 낮은 나의 밤보다 아름다운가

행복을 꿈꾸다

마시멜로 이야기 (2005)

"나는 가장 유혹에 굴복하기 쉽고 강렬한 매혹에 빠져들 수 있는 시절에, 마시멜로를 먹지 않고 꾹 참고 있었네"

성공에 대한 욕망은 '행복'으로 이어진다. 책은 삶의 행복과 성공의 진정한 의미를 전한다. 성공이라는 단어를 전혀 새롭고 특별한 차원에서 조명한다. 성공은 고통과 시련이 아니라, '즐거움'과 '행복'의 대가라는 것이다.

/캠프파이어마쉬멜로우

원제는 '마시멜로에서 눈을 떼지 마(Keep Your Eye on the Marshmallow)'. '마시멜로 실험'을 바탕으로 한 이 책은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60주간 베스트셀러였을 만큼 선풍적인 인기였다. 작가는 "마시멜로 이론은 철저히 미루는 게 아니다. '전부 다 쓰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10%만 아껴두라는 거다. 이 책에 썼듯이 마시멜로 이야기의 핵심은 '균형(balance)'이다. 그러자면 멀리 볼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 같은 시기 인기 자기계발서 살아 있는 동안 꼭 해야 할 49가지 (2004) 

종교의 힘을 빌려서…

긍정의 힘 (2005)

"우리는 우리 뜻대로 인생의 행로를 결정할 수 있다"

미국의 차세대 종교지도자로 꼽히던 조엘 오스틴 목사의 책으로, 이 책이 말하는 마음의 힘은 '하나님 안에서 품는 긍정의 힘'이다. 죽음 앞에 선 사람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삶의 의미를 되짚는다.

저자가 안내하는 7단계를 거침으로써 평범함을 넘어 잠재력을 끝까지 발휘할 뿐 아니라, 발목을 잡고 있는 부정적인 태도를 벗어던져 비전을 품을 수 있도록 인도한다.

다소 종교적 색채가 강하지만, 미국의 베스트셀러라는 후광을 받아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았다. 책의 '믿는대로 된다'는 부제도 한몫했다. 책에 등장하는 긍정, 힘, 성공, 습관, 아침, 칭찬 등은 모두 당대 유행하던 자기계발서의 내용과 비슷하다. 처세서와 비슷한 이 책의 이름이 개신교라는 한계를 뛰어넘게 했다.

■ 같은 시기 인기 자기계발서 인생 수업 (2006)

간절히 바라면 이뤄진다?

시크릿 (2007)

"당신은 무엇이든 바꿀수 있다"

자기계발과 명상을 결합해 건강과 부, 행복을 가져다주는 '비밀'을 알려준다는 책이다. 2007~2008년 연속 종합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긍정적인 생각과 간절한 믿음이 만났을 때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는 것이다. 미래의 삶을 창조하는 원동력이 '당신' 안에 있다는 믿음은 원하는 것을 실제로 이루어지게 하는 창조력을 지닌다고 말하고 있다.

부자가 되기로 마음을 먹으면 부자가 될 수 있다고 말하는, 다소 허황돼보일 수 있는 이야기지만 이 책은 사람들을 끌어당겼다.





지친 마음 '토닥토닥'

서른 살이 심리학에 묻다 (2008)

"만일 당신이 도망치고 싶다면 생각해 볼 일이다"

대부분 풍족한 환경에서 자랐지만 대학 입학 전후로 IMF를 겪고, 커서는 취업난과 고용 불안에 시달리며 20대를 보낸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 책이다. 인생의 한 전환기로서의 서른 살의 삶이 '왜 외롭고 우울한지'에 초점을 맞춰 위로하고 있다.

심리학의 관점에서 서른 살의 삶을 조명한 책으로, '마음'을 읽어주는 자기계발서로의 전환점 역할을 했다. 이 시기 서점을 휩쓴 건 '불안한 30대'였다. '서른살이 심리학에게 묻다' 외에도 '서른살엔 미처 몰랐던 것들', '서른과 마흔 사이' 등 '서른 살'이라는 나이를 직접 거명한 책 3권(6만4352권)이 부자 되라는 책 7권을 합친 것(6만2225권)보다 많이 팔렸다.

■ 같은 시기 인기 자기계발서 꿈꾸는 다락방(2008)

멘토의 등장

아프니까 청춘이다 (2010)

"잊지 말라. 그대라는 꽃이 피는 계절은 따로 있다"

부지런히 '스펙'을 쌓고 취업하려고 노력했지만, 쉽지 않음을 깨닫고 좌절하는 청춘들에게 많은 위로가 된 책.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힘들어하는 이들에게 전하는 따뜻한 위로의 말이 담겼다.

저자는 매우 불안하게 흔들리고, 외롭고 막막하고 미숙한 청춘들에게 '란도샘'이라고 불리며 부모님에게는 말 못할 고민을 들어주고 조언해주는 '멘토'로 통한다. 단순한 위로를 넘어서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힘을 주었다.

그러나 책의 인기에 힘입어 "해결책도 없이 위로만 하면 무슨 소용이냐"는 회의론도 등장했다. 나이 지긋한 사람들이 청춘에게 강조하는 '노오력'과 다름없게 느껴질 법도 하기 때문이다.

■ 같은 시기 인기 자기계발서 시골의사 박경철의 자기혁명 (2011)

'힐링'에 빠진 대한민국… 집단 무기력 현상 우려돼

쉼 없이 산 당신에게 던진 '쉼표'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2012)


"용기내어 지금 가고 있는 길, 묵묵하게 가면 돼요"

종교적 색채가 강했던 '긍정의 힘'과는 다르게, 종교를 초월한 혜민 스님의 위로와 성찰이 담겼다. 한국인 승려 최초로 미국 대학교수가 된 혜민 스님은 '혼자서 도 닦는 것이 무슨 소용인가, 함께 행복해야지'라는 생각으로 시작한 트위터가 빠른 속도로 리트윗되며 화제가 됐다.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저자 혜민스님

저자는 구체적인 삶의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면서도 '훈계'가 아닌 '공감'을 통해 해법에 다가간다. 스님이 쓴 책이지만 종교와 세대를 초월한 치유의 메시지를 던지며 상반기 출판 시장에서 '힐링' 열풍을 이끌었다. 중국, 대만, 일본에도 판권이 팔렸다.

■ 같은 시기 인기 자기계발서 나는 까칠하게 살기로 했다 (2012)

'힐링' 에세이 판매 껑충, 청년 취업난 덕분?
혜민 스님 책, 최단기간 100만부 돌파



 

'내 행복'이 우선이다

미움받을 용기 (2014)

"단적으로 말해, 자유란 타인에게 미움을 받는 것일세"

이름도 낯선 오스트리아 심리학자 알프레드 아들러(1870~1937)의 '설사 미움을 받더라도 자기의 행복이 우선'이란 평범한 메시지가 우리 사회에 미친 파장은 강력했다. 교보문고에서 51주 연속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고, 출간 1년여 만에 100만부를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다.

책은 일본의 철학자가 세상에 부정적이고 열등감 많은 청년과의 만남을 통해 '어떻게 행복한 인생을 살 것인가'라는 질문에 답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렸다.

성공의 사다리를 오르기 위해 '남의 인정'을 갈구하는 자기 계발의 시대에 '인정 욕구를 포기하라'는 일본인 공동 저자 기시미 이치로와 고가 후미타케의 주장에 대중의 마음이 흔들렸다는 해석이 많다.

"남의 인정이 필요한 사람은 자립할 수 없어"
칭찬 받으려 애쓰지 마라… 인정해 주는 사람 없어도 행복할 수 있다

나의 무기, 자존감

자존감 수업 (2016)

"무기력에 빠진 사람, 당장 책을 덮고 나가서 걸으라"

기존의 심리학 책이 갖고 있던 철학적 사유에 의학적 분석을 덧붙인 책이다. 출간 두 달 만에 30쇄를 찍으며 베스트셀러 1위에 등극했다. 불안정한 사회에서 자신에 혼란을 느끼며 스스로 자존감의 붕괴가 온 사람들이 많이 찾은 것으로 풀이된다.

정신과 전문의인 저자는 책에서 자존감 회복 훈련법 40여 가지를 소개하고 '자존감 향상을 위해 오늘 할 일'을 적었다. 상담을 받지 않고 책을 통해 스스로 치유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그는 자신의 책을 '자존감 사용 설명서'이자 '자존감 회복방법'이 담긴 백과사전이라고 했다. 마치 요리책에서 재료에 맞는 요리법을 골라내듯, 독자가 처한 상황에 맞춰 읽어보라는 것이다.

혼란한 시대의 가장 강력한 무기 '자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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