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곽 잡힌 트럼프 구상… "北·中 더 압박하고, 청구서는 한국으로" ]
북한이 퇴임을 앞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향해 "패자의 몰골로 백악관을 떠나게 됐다"(13일 노동신문), "오바마의 '전략적 인내' 정책은 허황한 개꿈"(15일 〃)이라며 연일 비난을 퍼붓고 있다. 반면 취임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에 대해서는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이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정책이 구체화할 때까지 지켜보겠다는 의도로 해석하고 있다.
"대륙간탄도미사일 마감 단계"라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신년사에 대해 트럼프가 직접 "그럴 일은 없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 내정자가 "북한은 '악당(bad actor)'"이라고 하는 등 트럼프 측에서 연일 대북 강경 발언이 쏟아지고 있지만, 북한은 15일 현재까지 일절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대신 지난 13일부터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은 총파산의 운명을 면치 못한다'는 부제가 달린 기사를 통해 오바마 행정부만 비판하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전통적으로 북한은 출범을 앞둔 한·미 행정부에 대해 자체 '허니문' 기간을 두고 취임 이후 한동안 관망하는 경향이 있다"며 "특히 김정은과의 '햄버거 회담'을 언급한 트럼프 행정부에 대해선 어느 정도 기대를 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작년 11월 트럼프 당선 직후 제네바에서 미 측 인사들을 만난 최선희 외무성 북미국장도 "트럼프 행정부의 대조선 정책을 파악하기 전에는 양국 관계를 해칠 수 있는 행동을 취하지 않겠다"고 했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북한은 트럼프를 예측 불가능한 인물로 보고 공격의 빌미를 주지 않기 위해 발언을 자제하고 있다"며 "다만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예고로 존재감을 부각시키며 추이를 지켜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