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 드들강 여고생 살인범 '16년 만의 단죄'

입력 2017.01.12 03:04

성폭행후 목 졸라 숨지게 해… 무기 복역 중 또 무기징역형
'살인죄 공소시효 폐지' 태완이법 통과로 재수사 끝 기소

광주지법 형사11부(재판장 강영훈)는 16년 전인 2001년 전남 나주 드들강에서 여고생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김모(40)씨에게 11일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씨에게 20년간 전자발찌 부착과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을 이수할 것도 명령했다.

김씨는 스물네 살이던 2001년 2월 4일 새벽 인터넷 채팅으로 만난 여고 2학년생 박모(당시 17세)양을 차에 태워 강변으로 데려간 뒤 성폭행하고 목을 졸라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경찰이 초동 수사에 실패하면서 사건은 미궁에 빠졌다. 김씨는 그사이 다른 사건(강도 살인)으로 무기징역이 확정돼 목포교도소에 수감됐다.

사건이 발생한 지 11년이 흐른 2012년 대검찰청은 유전자 감식을 통해 피해자 박양의 몸에서 검출된 체액의 유전자가 김씨의 유전자와 일치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러나 검찰은 '유전자 감식' 이외의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이유로 2014년 김씨의 박양 성폭행 살해 혐의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이 같은 검찰 조치는 2015년 7월 살인죄 공소시효 폐지를 내용으로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일명 태완이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전기(轉機)를 맞았다. 검찰은 이 사건에 대한 재수사에 나섰고, 결국 지난해 8월 김씨를 기소했다. 지난달 결심공판에선 김씨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김씨가 박양을 살해한 혐의를 부인하고 있으나 법의학 감정 결과 등을 볼 때 성관계 직후 살해했다는 검찰의 주장에 신빙성이 있어 보인다"며 "검찰이 제시한 간접증거가 직접증거와 같은 증거능력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김씨는 범행 후 박양의 옷을 벗겨 증거를 인멸했으며, 추후 허위 증거를 짜맞추는 등 죄질이 불량해 중형이 불가피하다"고도 했다.

재판부는 "유족들은 16년간 원망할 대상조차 찾지 못한 채 고통과 슬픔을 떠안고 살아야 했다"며 "피고인을 무기징역에 처해 사회에서 반영구적으로 격리, 사회를 보호하고 수형 기간 동안 피해자와 유족에게 참회하고 잘못을 반성할 시간을 갖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태완이법RONG>

1999년 5월 대구에서 김태완(당시 6세)군이 괴한에게 황산 테러를 당하고, 49일간 투병하다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범인이 잡히지 않은 상태에서 공소시효가 만료됐다. 2015년 7월 31일 개정 형사소송법이 시행되면서 2000년 8월 1일 이후 발생한 모든 살인사건의 공소시효가 폐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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