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난 집' WBC대표팀… 끝내 소방수 호출

    입력 : 2017.01.12 03:04

    [도박파문 오승환, 엔트리 올라… 김인식 감독 "꼭 필요한 선수"]

    - 다시 불붙는 논란
    KBO 징계 이행 안 했단 이유로 임창용과 달리 엔트리서 빠져
    주전급 이탈 계속되자 결국 선발 "차라리 처음부터 뽑았어야…"

    - 오승환 들어와도 전력 '불안'
    추신수, 소속팀이 차출 거부
    김현수도 출전 힘들다고 밝혀

    '소방수' 오승환(35·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은 지난 몇 달 동안 뜨거운 이슈를 몰고 다니는 '불'에 가까웠다. 도박 파문으로 물의를 빚었던 그의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승선 여부가 그만큼 주목받았다.

    망설이던 김인식(70) WBC 대표팀 감독이 11일 드디어 '오승환 선발'을 선언했다. 김 감독은 이날 서울 강남구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예비 소집 겸 코칭 스태프 회의를 마친 뒤 "김광현(SK)이 빠진 엔트리에 마무리 투수인 오승환을 뽑기로 했다. 꼭 필요한 선수"라고 밝혔다.

    지난 시즌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마무리 투수로 자리매김한 오승환이 역투하는 모습.
    '끝판 대장' 오승환이 논란 끝에 WBC 대표팀에 승선했다. 오승환 측은“뽑아주신 만큼 대회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시즌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마무리 투수로 자리매김한 오승환이 역투하는 모습. /AFP 연합뉴스
    그러면서 그간 잠잠했던 오승환 논란에 또 불이 붙었다. 온라인 야구 커뮤니티 등에선 '클린베이스볼을 외치더니 결국 결과가 이거냐'는 입장과 '현실적으로 안 뽑을 이유가 없다'는 목소리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

    해외 원정 도박 혐의를 받은 오승환은 임창용(KIA)과 함께 지난해 1월 벌금형(1000만원)을 선고받았고, KBO리그 복귀 시 시즌 50%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다. 김 감독은 지난해 10월 임창용은 포함하되 오승환을 제외한 1차 엔트리를 발표했다. 같은 죄를 지었지만 임창용은 KBO의 징계를 이미 모두 소화한 상태였고, 오승환은 아직 징계를 받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이에 대해 '현역 판정을 받아 놓고 바로 군 입대를 안 하는 사람을 모두 군 기피자라고 하는 논리와 똑같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부상과 일탈 행위로 주전급 선수들이 계속 빠지면서 김 감독 마음도 흔들렸다. 그는 지난해 말 "오승환 선발 가능성은 50대50"이라더니 결국 그를 뽑았다. 민훈기 SPOTV 해설위원은 "욕을 먹더라도 처음부터 선발을 강행했다면 이렇게 논란이 커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인식 감독의 오승환 관련 발언
    여론의 거센 비난을 예상하고도 오승환을 발탁했던 가장 큰 이유는 대표팀 전력이 크게 약해졌기 때문이다. 김광현을 비롯해 강민호(롯데), 이용찬(두산), 류제국(LG) 등도 부상이나 재활로 불참한다.

    서재응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오승환의 실력에 대해선 이론(異論)이 없다. 대표팀에 합류한다면 큰 역할을 해줄 것"이라며 "선수 입장에선 지난 잘못을 만회할 기회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다른 야구 관계자는 "실망스러운 경기를 했을 경우 명분도 없이 문제 있는 선수를 뽑았다는 비난은 두고두고 따라다닐 것"이라고 했다.

    투수 출신의 한 해설위원은 "앞으로 올림픽 등 국가대표 선수 선발에 대한 잡음이 또 생길 텐데, 지금이라도 세부적 규정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했다. 현재 KBO 규약엔 대표 선수 선발 기준이 전혀 없다. 이 때문에 소모적 논쟁만 벌어진다는 것이다.

    이날 오승환과 함께 양현종(KIA)의 출전이 확정됐다. 하지만 이들이 들어온다고 해도 팀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다.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는 추신수(텍사스)와 김현수(볼티모어)는 대표팀 승선이 사실상 물 건너갔다. 추신수는 부상 재발 우려 때문에 텍사스 레인저스가 보낼 수 없다는 방침을 전달해 왔다. 김현수도 11일 김 감독과 통화해 "WBC에 출전하기 어렵다"는 뜻을 전달했다. KBO 관계자는 "김현수는 팀 내 입지가 불안한 상황이라 WBC 출전을 고집하기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총 16개국이 참가하는 WBC 4회 대회는 3월 6일부터 23일까지 열린다. 대만·이스라엘·네덜란드와 A조에 편성된 한국은 3월 6일부터 9일까지 서울 고척 돔구장에서 1라운드를 치른다. A조 상위 2개 팀이 8강에 오른다. 준결승은 3월 21일, 결승은 23일 미국 LA 다저스타디움에서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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