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11일 플린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와의 회담에서 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재확인했다. 김 실장은 회담 후 "사드 배치는 (중국 반발 등) 여러 가지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반드시 배치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플린은 한·미 동맹을 '찰떡(sticky rice cake) 공조'로 부르며 "트럼프 행정부에서 더 발전해야 한다"고도 했다.
하지만 차기 대선 선두 주자인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와 민주당은 이와 전혀 다른 정책을 갖고 있다. 문 전 대표는 사드 배치는 다음 정부에서 논의해야 한다며 사실상 반대하고 있다. 지난 4일엔 민주당 의원들이 중국으로 가 사드 철회를 핵심 정책으로 내건 왕이 외교부장을 만났다. 실제 이번 대선을 통해 민주당이 집권하게 되면 트럼프 행정부와 사드 문제로 충돌할 수밖에 없다. 사드 배치 목적 중의 하나는 2만8500명의 주한 미군을 보호하는 것이다. 트럼프 당선자의 성향으로 볼 때 한반도에서 사드 배치가 철회되면 주한 미군의 일부 또는 전체가 철수하는 사태가 빚어질 수도 있다.
플린 내정자는 김 실장과의 회담에서 "대북 제재를 회피하거나 위반하는 그 어떤 행위도 용납해선 안 된다"고도 했다. 문 전 대표와 민주당은 그동안 북한의 돈줄이 돼 왔던 개성공단 사업, 금강산 관광도 당선 직후 즉각 재개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역시 트럼프 행정부와 충돌을 빚을 수밖에 없다.
만약 민주당이 집권하게 되면 이런 문제들은 바로 심각한 안보 위기로 제기될 것이다. 양측이 서로 부딪치는 이 문제들이 과연 절충점을 찾을 수 있을지, 찾는다면 어떤 모양이 될지 지금으로선 짐작하기조차 힘들다. 이런 불확실성은 동맹을 저해하는 요인이 되곤 한다. 민주당은 이 문제를 어떻게 해소할지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할 필요가 있다.
11일 발표된 '2016 국방백서'에 따르면 북한은 8년 전보다 핵무기 2~3개를 만들 수 있는 플루토늄을 더 확보했고 고농축우라늄 프로그램과 핵무기 소형화 능력도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다. 민주당이 어떤 정책을 채택하든 한·미 동맹 없이 이 위협에 대처할 수 없다는 사실만은 분명히 유념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