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세·사과·총대"…안종범 휴대전화서 미르 총장 각서

    입력 : 2017.01.11 15:39

    ‘최순실씨 국정 농단’ 의혹을 폭로한 핵심 고발자로 꼽히는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이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게 “미르재단 관련 정보를 유출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각서와 반성문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조선일보DB
    1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김세윤) 심리로 열린 최순실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재판에서 검찰은 이 전 총장이 쓴 각서를 사진으로 저장한 안 전 수석의 휴대전화를 공개했다.

    이 전 총장은 자필로 쓴 각서를 통해 “미르(재단) 관련 어떠한 정보도 외부에 유출하지 않겠다는 것을 맹세한다”, “현재의 어려움이 저로부터 시작한 점을 사과한다”고 밝혔다.
    국정농단 사건으로 기소된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이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두 번째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은 안 전 수석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총 6대의 휴대전화를 발견했다. 이중 3대는 안 전 수석의 명의이며 2대는 대통령 비서실 명의, 1대는 유심(USIM·가입자식별모듈)이 없어 주인이 확인되지 않았다.

    이 전 사무총장은 미르재단 사무총장을 지내며 최순실씨 및 안 전 수석 등과 가까운 사이를 유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난 6월 재단 사무총장에서 해임되며 사이가 멀어졌고, 이후 ‘내부 고발자’로 변했다. 이 전 사무총장은 지난해 10월 “최씨가 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으로부터 거의 매일 30㎝ 두께의 대통령 보고자료를 전달받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검찰이 확보한 휴대전화는 이 전 총장의 각서뿐 아니라 이 전 총장과 언론사 간부 사이 통화 내용을 녹음한 파일도 담고 있었다.

    지난해 7월 녹음된 첫 번째 녹음 파일은 이 전 총장이 “미르재단에서 사업계획서 없이 재단 자금을 쓰려는 것을 막으려다 내가 재단에서 쫓겨났고, 어느 순간부터 미르재단 사람을 믿을 수 없어 녹음을 시작했다”고 말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이 전 총장이 “공격당하지 않는 이상 녹취 파일은 절대 외부에 공개하지 않겠다”고 말한 내용도 들어있다.

    두 번째 녹음 파일에서 이 전 총장은 “최씨와 차은택(광고감독)을 신뢰하지 못해 녹음한 것은 있지만, 유출한 것은 없다”고 말한다. 또 “총대를 멜 수 있게 해 달라”, “안 전 수석이 신뢰하면 목에 칼이 들어와도 유출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검찰은 이날 증거를 공개하며 “이 전 총장이 (폭로를) 사과하면서 재단에 남아있기를 맹세하는 취지로 반성문(각서)을 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또 “안 전 수석은 청와대 핵심권력으로 전국경제인연합회만 잘 통제하면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출연한 것으로 해 사건이 무마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전경련 압수수색까지는 예상했으나 정작 본인 주거지까지 압수수색할 것이라고 예상치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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