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삼성만 4번 언급하며 "4대재벌 개혁"

조선일보
  • 김아진 기자
    입력 2017.01.11 03:04 | 수정 2017.01.11 08:35

    "30대재벌 자산 중 汎삼성 4분의 1, 汎4대재벌 비중은 3분의 2… 無관용의 원칙 세우겠다"
    경쟁력 인정해 재벌해체는 배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0일 재벌 개혁 공약을 발표하면서 "10대 재벌, 그중에서도 4대 재벌 개혁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4대 재벌은 삼성·현대차·SK·LG다. 문 전 대표 측은 "기업집단(재벌)이 경쟁력 측면에서는 긍정적 요소가 있기 때문에 '재벌 해체' 같은 비현실적 방안은 배제했다"고 밝혔다.

    문 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자신의 싱크탱크 '국민성장' 주최 간담회에 참석해 "재벌 개혁 없이 경제민주화도, 경제성장도 없다"며 "단호하게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고 재벌 적폐를 청산해야 한다"고 했다. 문 전 대표는 "특별히 강조하고 싶은 것은 그동안 역대 정부마다 재벌 개혁을 공약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는 사실"이라면서 "정부의 의지가 약한 탓도 있었고, 규제를 피해가는 재벌의 능력을 정부가 따라가지 못한 측면도 있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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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민주당 대선후보" -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들의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왼쪽부터) 문재인 전 대표는 10일 국회에서 재벌 개혁 방안을 발표했다. 이날 이재명 성남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박원순 서울시장은 일제히“대세론이 유지된 경우는 별로 없다”“노무현 정부 정책 실패 많았다”며 문 전 대표를 비판했다. /이덕훈·남강호·신현종 기자, 연합뉴스
    문 전 대표는 '4대 재벌'을 타깃으로 한 이유에 대해 "30대 재벌 자산 중 삼성 재벌의 비중이 5분의 1, 범(汎)삼성 재벌로 넓히면 4분의 1에 달하고, 4대 재벌의 비중이 2분의 1, 범4대 재벌로 넓히면 무려 3분의 2"라며 "재벌도 양극화가 심해 경영이 어려운 재벌도 많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이날 기조연설에서 4대 재벌 중 삼성만 네 차례 언급했고 나머지 기업 이름은 거론하지 않았다.

    문 전 대표는 ▲지배구조 개혁 ▲재벌의 경영 확장력 억제 ▲각종 혜택 폐지 3가지를 목표로 걸고, 16개 항목의 정책 공약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 갑질 횡포에 대한 전면적 수사 및 엄벌, 값싼 산업용 전기료 현실화 등을 뺀 최소 12개 항목 이상이 상법, 공정거래법 등 법 개정 사항이었다. 집권을 하더라도 민주당 단독으로는 실행이 불가능한 셈이다.

    문 전 대표는 "재벌의 중대한 경제범죄에 대해선 '무관용의 원칙'을 세우겠다"며 "(총수 등에 대해선) 법정형을 높여 집행유예가 불가능하게 하고 대통령의 사면권을 제한하겠다"고 했다. 특히 경제민주화를 주장해온 김종인 민주당 의원이 작년에 대표 발의한 상법 개정안을 상당 부분 인용하며 "이 법을 조속히 통과시켜야 한다"고 했다. 문 전 대표가 이날 주장한 주주총회 이사 선임 시 집중투표제와 전자투표 도입, 소액주주 권리 보호을 위한 다중대표소송제 도입 등이 김 의원 법안에 포함돼 있다.

    문 전 대표는 또 "현행 공정거래법에 의하면 크기가 100배 차이인 1위 삼성과 65위 기업이 동일한 재벌 규제를 받는다"며 "재벌의 문어발 확장의 수단이 되고, 3세 승계 수단으로 악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지주회사 요건과 규제를 강화하고, 자회사 지분 의무 소유 비율을 높이겠다"고 했다. 이어 "재벌의 업종 확대를 제한해 재벌 2세, 3세가 더 이상 서민의 골목상권 생존권을 빼앗지 못하게 하겠다"고 했다.

    문 전 대표는 "재벌 대기업에 쌓여 있는 700조원 사내유보금이 중소기업과 가계로 흘러내리도록 하겠다"며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강화하고 준조세금지법을 만들겠다고 했다.

    문 전 대표는 또 "삼성물산 합병 과정에 국민연금이 동원된 것과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국민연금의 주주권 적극 행사를 위해 자본시장법을 보완하는 내용의 이른바 '이재용 방지법'을 만들겠다고 했다.

    하지만 문 전 대표는 민주당 등 야당이 당론으로 추진해오던 법인세 인상 문제는 이날 언급하지 않았다. 문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인상에 반대하는 건 아니고 4대 재벌 개혁에 집중하다 보니 전체 기업에 해당하는 법인세는 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날 정치권에선 대부분 법 개정이 필요한 문 전 대표의 재벌 개혁 공약에 대해 "여소야대 국회에서 처리가 쉽지 않을 것"이란 반응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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