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발표… 우리軍은 11시간 '쉬쉬'

    입력 : 2017.01.11 03:04 | 수정 : 2017.01.11 07:47

    대규모 침범에도 "비공개 원칙"… 日방위성 발표 보도되자 시인
    전문가 "항의해도 모자랄 판에…"

    우리 군이 9일 오전 중국 군용기의 방공식별구역(KADIZ) 침범에 대응해 F-15K와 KF-16 등 전투기 10여 대를 긴급 발진시킨 것은 당시 상황이 매우 급박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우리 군은 사건 발생 11시간이 지난 오후 9시까지 이를 알리지 않았다. 일본 방위성은 오후 8시 30분쯤 관련 사실을 발표했고, 한국 언론들이 일본 보도를 보고 확인에 들어가자 군은 그제야 시인했다. 송대성 전 세종연구소장은 10일 "국방부나 합참이 중국에 항의 성명을 발표해도 모자랄 판에 쉬쉬한 것은 당당하지 못한 행동"이라고 했다.

    군 관계자는 중국 군용기의 침범을 알리지 않은 이유에 대해 "KADIZ에 진입한 미식별 항공기에 대응한 출격은 군사작전의 일부로, 공개할 경우 우리 군의 탐지·감시 능력과 작전 운용 전술을 노출할 우려가 있다"며 "다른 나라도 일일이 설명하지 않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어도 부근 상공은 한·중·일의 방공식별구역이 겹치는 지역"이라며 "중국 군용기들이 이 지역에 진입하는 일은 매년 수십 차례에 이르지만 한 번도 군에서 먼저 공개한 적이 없다"고 했다. 비공개가 원칙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일본 방위성이 발표한 것과는 배치되는 해명이다.

    주한 미군 사드 배치에 불만을 품고 각종 보복 조치에 나선 중국이 전략폭격기 6대 등 군용기 10여 대를 KADIZ에 진입시킨 것은 사실상 '무력시위'로 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비공개 원칙을 고집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한 예비역 장성은 "북한 경비정 1척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해도 난리인데 이번 일은 북한 함대가 NLL을 유린한 것에 비견된다"며 "물론 방공식별구역은 국제법상 주권이 미치는 영공과는 다른 개념이지만 군의 상황 인식이 너무 안이하다"고 말했다.

    국책 연구소 관계자는 "중국의 도발적 행동에 침묵하는 것은 이어도 부근 상공을 포함하는 중국 방공식별구역(CADIZ)을 우리 군이 인정한다는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고 했다. 외교부 차관을 지낸 김성한 고려대 교수는 "(우리가 2013년 12월) 새로 선포한 KADIZ는 우리 자체 능력으로 완벽하게 지키기 어려울 만큼 넓다"며 "우리의 역량 부족을 자인하기가 두려워 그랬을(쉬쉬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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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국가가 영공 방위를 위해 임의로 선포하는 방공식별구역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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