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 스윙때 무릎 30˚만 펴라

    입력 : 2017.01.11 03:04

    [타격 폼 바꾸는 부활프로젝트 돌입… 전문가들 '3大 조언']

    ①무릎 45˚→15˚만 구부려라 - 스윙 동작 짧게해 빠른 볼 공략
    ②특유의 어퍼스윙은 유지하라 - 상하체 폼 다 바꾸면 밸런스 엉망
    ③"난 베테랑" 자신감 가져라 - 너무 많은 신경써, 마음 비워야

    20타수 1안타(0.050). 지난해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박병호(31·미네소타 트윈스)가 기록한 '강속구 타율'은 유독 낮았다. 강속구 타율이란 타석에서 상대한 마지막 공이 시속 95마일(약 153㎞) 이상일 경우의 타율을 뜻한다. 시즌 전체 타율이 0.191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빠른 볼에 뚜렷한 약점을 보인 것이다.

    손가락 부상으로 조기에 시즌을 마감하고 지난해 9월 귀국한 이후 박병호는 넉 달간 외부 일정도 거의 끊고 재활과 타격 폼 교정에 매진하고 있다. 박병호의 에이전트는 "지금의 타격 폼으로는 타이밍을 잡기 어렵다고 보고 타격 자세를 바꾸고 있다"고 전했다. 메이저리그의 빠른 공에 대처할 수 있는 타격 폼은 어떤 것일까. 국내 야구 전문가들은 박병호의 타격에 대해 "무릎은 펴고, 상체 스윙은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자신감을 되찾아야 한다는 조언도 덧붙였다.

    핵심은 스윙이 아니라 '하체'다

    과거 LG트윈스에서 박병호를 지도했던 김용달 KBO(한국야구위원회) 육성위원은 "현재 박병호는 타격 직전 무릎을 45도까지 구부리는데, 조금 더 일어선 채로 타격에 들어가면 빠른 공을 치기 훨씬 쉬워진다. 15도 정도가 적당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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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김성규·유두호 기자

    박병호는 무릎을 구부리고 하체에 힘을 모았다가 무릎을 펴면서 공을 퍼 올리는 타격을 한다. 특유의 '어퍼스윙'이다. 무릎을 많이 구부리면 타격 시 반동으로 힘을 많이 실을 수 있어 장타가 나온다. 다만 타격에 앞선 준비 동작이 길어지기 때문에 빠른 공에 대한 대응은 늦어진다. 지난 시즌 박병호가 총 244타석에서 무려 80개의 삼진(삼진율 32.8%)을 당한 것도 타격 동작이 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었다. 김 위원은 "어차피 타격 때엔 무릎이 펴진다. 처음부터 무릎을 덜 구부리면 스윙 동작이 짧아지면서 공을 맞힐 확률(콘택트율)이 높아질 것"이라고 봤다. 무릎을 펴면 힘이 떨어져 단타만 양산하는 '똑딱이 타자'가 되는 건 아닐까. 김 위원은 "박병호는 그렇게 부진했던 지난 시즌에도 이미 12개의 홈런을 쳐냈다"며 "하체를 조금 덜 구부리더라도 충분히 장타를 뽑아낼 힘이 있다"고 했다.

    특유의 어퍼스윙은 그대로 유지

    상체의 타격 폼을 수정할 필요는 없을까. 박병호 측은 "스윙 시 테이크백(방망이를 뒤로 돌리는 동작)을 간결하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순철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무릎을 펴는 것만으로도 테이크백이 저절로 짧아지게 되므로 빠른 공 대처가 쉬워진다"고 봤다. 박병호의 특징인 어퍼스윙을 굳이 손보지 않아도 충분히 타이밍을 잡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금처럼 무릎을 구부린 상태에서 박병호식의 어퍼스윙을 하면 불필요한 테이크백 궤적이 길어진다. 이 위원은 "무릎을 펴면 몸의 무게중심을 앞으로 움직이기가 쉬워진다. 몸을 앞쪽으로 내밀면 자연스레 테이크백이 간결해질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무릎을 편 상태로 무게중심을 옮기며 타격하는 선수가 강정호(30·피츠버그 파이리츠)다. 강정호가 지난해 메이저리그에서 95마일 이상 빠른 공을 상대로 기록한 '강속구 타율'은 0.390에 달한다. 강정호는 백스윙이 짧고 스윙 속도가 빠른 편이다. 김용달 위원도 "가급적 상체 타격 폼을 건드려선 안 될 것"이라며 "상·하체 타격 폼을 동시에 바꾸면 밸런스가 무너져 슬럼프에 빠질 수 있다"고 봤다.

    한국 '최고 타자'다운 자신감 찾아야

    타격 폼만큼 중요한 건 역시 '멘탈'이다. 박병호는 귀국 당시 "시즌 초반 홈런이 많이 나왔을 때 조금 더 편하게 생각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박병호는 이후 빠른 공에 대한 약점을 간파당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과거 LG 트윈스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안치용 KBS N 해설위원은 "박병호는 완벽주의적인 성격 때문에 직구·변화구·장타·홈런·삼진 등 너무 많은 것을 신경 쓴다. 머리를 비우면 더 좋은 타격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민훈기 SPOTV 해설위원도 "박병호는 이미 '완성된 타자'다. 베테랑답게 자신이 가진 강점을 극대화해서 승부를 보면 메이저리그 생존 확률도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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