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일본의 '위안부 소녀상' 공세 위험하다

      입력 : 2017.01.10 03:13

      주한 일본 대사가 부산 일본 총영사와 함께 9일 일본으로 일시 귀국했다. 부산 일본 총영사관 앞 위안부 소녀상에 항의하는 조치다. 일본 정부는 6일 이와 함께 한·일 통화 스와프 협상, 고위급 경제 협의 중단까지 발표했다. 한국이 역사 문제를 현실의 외교 문제와 연계해 다룰 때마다 일본 정부는 역사와 외교 사안을 분리해 대응해야 한다고 요구해 왔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일본이 견지해온 대한(對韓) 외교의 원칙이었다. 일본은 이제 이 원칙을 버리기로 결정한 건가.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까지 과거사 갈등을 이유로 현재를 버릴 수 있다고 나온다면 상황은 크게 달라진다.

      외국이 기피하는 시설을 그 나라 공관 바로 앞에 설치하는 것에 대한 의문이 한국 내에도 있다. 국제협약은 '상대국 공관의 안녕과 품위를 지킬 책무'를 규정하고 있다. 2015년 말 일본 정부는 위안부 책임을 인정하고 일본 총리가 사죄·반성을 표명했다. 한국 정부는 위안부 소녀상에 대해 '적절히 해결되도록 노력한다'고 약속했다. 시민단체가 부산 총영사관 앞에 또 소녀상을 설치한 것은 이런 합의의 취지와 맞지 않는 것은 사실이나 그렇다고 한국 정부가 합의를 어겼다고 할 수는 없다.

      우리 정부가 국내 여론의 반대를 무릅쓰고 일본과 위안부 합의를 맺은 것은 미국 정부의 촉구 때문이었다. 이 합의를 토대로 양국은 경제·안보 협력 논의를 시작해 작년 말 군사정보보호협정까지 마무리했다. 경제 분야의 통화 스와프 협상도 이 연장선에 있다. 아베 총리는 부산 소녀상 설치 직후 미 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다시 미국을 끌어들이려 했다. 일본이 이런 식으로 계속 가면 문제를 정도 이상으로 키워 3국 모두에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한국 대선 주자들은 위안부 합의의 무효화·재협상·재검토를 주장하고 있다. 대중 여론을 의식한 발언이기 때문에 당선 뒤 실행할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일본이 외교·과거사 분리 원칙을 버리고 감정적 대응을 하기 시작하면 양국의 갈등이 상승작용을 일으켜 아무도 원치 않는 방향으로 가게 된다. 관련국 모두 냉정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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