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막은 경북, 황금알을 낳다

    입력 : 2017.01.07 03:03

    하루 달걀 매출 9억→18억… 청정지역이라 '달걀 특수' 누려
    철새 도래지·산란계 특별 관리한 경북道 '선제·집중 방역' 효과

    경북 지역의 산란계 농가가 '달걀 특수'를 누리고 있다. 조류인플루엔자(AI)가 전국으로 퍼졌음에도 경북은 내륙 유일의 AI 청정지역으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가격 폭등으로 달걀이 '황금알'이 된 가운데 경북의 달걀은 없어서 못 팔 정도의 호황을 누리고 있다.

    6일 오후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이 마지막 남은 달걀 한 판을 집어 들고 있다.
    6일 오후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이 마지막 남은 달걀 한 판을 집어 들고 있다. 이 마트는 지난 2주간 달걀 한 판(30구)을 6980원에 팔았지만 AI로 수급이 불안정해지자 이날부터 7580원으로 값을 올렸다. /연합뉴스
    농식품부와 경북도에 따르면 국내 전체 산란계 6985만마리 가운데 2245만마리가 살처분되면서 전국의 하루 달걀 공급량은 기존 4000여만개에서 2600여만개로 줄었다. 하지만 경북 지역의 달걀 공급량은 하루 800여만개로 변함이 없다. 이에 따라 경북의 달걀 생산 점유율은 전국 3위(20%)에서 1위(30%)로 올라섰다.

    경북의 산란계 농가들은 요즘 밀려드는 달걀 주문을 처리하느라 정신이 없을 정도다. 지난 3일 기준 산지 달걀 가격은 1개당 216원. AI 발생 이전인 작년 11월 초(1개당 100~120원)보다 개당 100원 이상 올라갔다. AI 이전에 하루 9억원 안팎이던 경북 지역의 달걀 매출액은 18억원대로 치솟았다.

    사상 최악의 AI 사태에서 경북도가 청정지역으로 남은 비결은 선제적이면서 충실한 방역 덕분이다. 도는 AI를 퍼뜨리는 철새의 도래지인 경주 형산강 주변 농가 12곳을 지정해 방역을 강화했다. 형산강 주위엔 무인 헬기 1대를 고정 배치하고 하루 60㏊(약 18만평) 정도를 소독했다. 산란계 5만마리 이상을 사육하는 농가 93곳(1105만여마리 사육)에 전담 공무원을 배치했다. 산란계 밀집 지역 6곳엔 통제 초소와 방역차를 두고 진·출입 도로를 하루 2회 이상 소독했다.

    달걀 수거 차량이 이번 AI 확산의 주범으로 거론되자 사료와 계란은 전용차로 운반하도록 했다. 농민들이 달걀을 마을 앞 환적장으로 옮겨 놓으면 전용차량이 수거해 간다. 운반 차량 소독은 필수. 농장주들도 매일 축사 안팎을 소독했다. 김장주 경북도 행정부지사는 "다른 지역에서 AI가 빠르게 번진 이유는 살처분 골든타임을 놓쳤기 때문"이라며 "방역 체계를 정부 지침보다 강화하고 가금류 반입 금지 조치를 무기한 계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AI 사태가 길어지면 경북 농가도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 방침에 따라 현재 외부에서 산란계를 들여올 수 없다는 것이 문제다. 농가가 직접 병아리를 산란계로 키우려면 6개월쯤이 걸린다. 안동시 양계협회 최인연 지부장은 "그동안 적자에 허덕이던 경북 산란계 농장주들이 모처럼 '대박'을 터뜨렸다"면서도 "생산성이 떨어지는 노쇠한 닭(2년생 이상)을 1~2개월 사이에 대체하지 못하면 산란계가 부족해져 달걀 매출 자체가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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