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 음식, 나를 만들어가는 수행의 방편"

입력 2017.01.06 03:03

사찰 음식 대중화 이끈 선재 스님, 책 '당신은 무엇을 먹고…' 출간
"모든 문제의 근원·해답은 음식에"

사찰 음식 전문가인 선재(61·사진) 스님이 산문집 '당신은 무엇을 먹고 사십니까'(불광출판사)를 출간했다. 4일 서울 안국동 한국사찰음식체험관에서 만난 선재 스님은 "책 제목은 내가 지은 게 아니라 부처님이 하셨던 말"이라고 했다.

"집안에 어려운 일이 있거나 몸이 아파서, 일이 안 돼서 상담하러 온 이들에게 부처님이 물은 첫 질문이 '당신은 무엇을 먹고 사십니까?'였어요. 인생의 모든 문제의 근원과 해답이 음식 안에 다 있다는 거지요. 무엇을 먹고 있는지만 살펴도 해법을 찾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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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광미디어
선재 스님은 1994년 사찰 음식에 대한 최초의 논문인 '사찰음식문화연구'를 발표해 큰 반향을 일으켰고 '음식 수행자'로서 사찰 음식을 알리고 체계화하는 데 힘을 쏟아왔다. 지난해 조계종 첫 '사찰 음식 명장'으로 임명됐다.

사찰 음식 대중화·세계화의 일등공신인 선재 스님은 "사찰 음식이 중식·일식·한식처럼 음식의 한 종류로 잘못 이해되는 것이 안타까워 책을 내게 됐다"며 "사찰 음식은 맛으로 먹기 전에 삶을 돌아보고 생명의 가치를 헤아려 보고 온전한 '나'를 만들어가는 수행의 방편"이라고 설명했다. "부처님은 고행이 깨달음에 이르는 방법이 아님을 알고 그만두었습니다. 그리고 따뜻한 유미죽(乳米粥)을 먹고 기력을 회복한 후 몸이 편안한 상태에서 비로소 깊은 명상에 들어 깨달음에 이르렀습니다. 부처님이 드신 유미죽이 사찰 음식의 기원입니다."

스님은 "나는 지금 왜 먹고 있는가를 생각하라"고 강조했다. "불교에서는 '늘 깨어 있으라' 말합니다. 깨어 있음이란 지금 이 순간에 마음을 집중하는 것입니다. 식사할 때 깨어 있으면 내가 배고파 먹는지, 화가 나서 먹는지, 배가 부른데도 왜 계속 먹고 있는 것인지 알게 되고 조절하게 됩니다." 그는 "몸에 좋은 음식을 먹는 것보다 나쁜 음식을 먹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도 했다. "아무리 약효가 좋은 음식을 먹어도 나쁜 음식을 끊지 않으면 아무 효과가 없습니다. 숲속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처럼요. 나쁜 음식은 인스턴트 음식, 가공식품, 첨가제를 넣은 음식, 신선하지 않은 음식 등입니다."

육식에 대해서는 "필요한 경우 정육(精肉), 즉 깨끗한 고기만 섭취해야 한다"며 "성장촉진제나 항생제가 들어간 고기는 깨끗하다고 할 수 없다"고 했다. "더 중요한 건 소식(小食)입니다. 적게 먹는 것 속에는 욕심, 집착에 대한 경계의 뜻이 담겼습니다. 고기는 절대 먹지 않겠다는 것도 집착과 욕심입니다. 사찰 음식은 고기를 먹지 말라는 경계와 금지의 가르침이 아닙니다. 사찰 음식의 근본은 마음속 깨달음을 지향하는 데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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