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당을 준비 중인 개혁보수신당이 중도층을 공략해 외연을 확대하느냐, 보수층 결집을 위해 선명한 우파적 행보를 보이느냐를 두고 고민하고 있다. 3일 창당준비회의에서는 "신당의 당명에서 '보수'라는 단어를 빼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는데, 이에 "너무 '좌클릭'하는 것 아니냐"는 반발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신당 관계자에 따르면 남경필 경기지사는 이날 회의에서 "당의 외연을 넓히겠다면 '보수'라는 명칭에 얽매이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의원들은 "다양한 중도의 가치를 가진 사람들과 함께해야 한다" 등의 의견을 내며 이에 동조했다. 그러나 유승민 의원 등은 "국제적으로 정통 보수 정당은 '보수당'이란 이념 지향성 당명을 써왔다" "우리가 보수의 적통임을 강조해야 한다"며 반대 의견을 냈다.
이종구 정책위의장이 지난 주말 개혁 입법 과제에 대해 설문 조사를 돌린 것을 두고도 뒷말이 나왔다. 설문에는 ▲공영방송 개혁(지배 구조 개선, 방송사 이사회 회의록 공개) ▲정치 개혁(선거 연령 하향, 결선투표제) ▲사법 개혁(고위공직자수사처 설치, 경찰 수사권 조정) ▲경제 민주화(법인세 인상, 공정위 전속 고발권 폐지 등)에 대한 의견을 '찬성' '반대' '유보'로 묻는 내용이 담겼다. 대부분 기존 야당들이 주장해오던 이슈다. 이 의장은 "법인세 인상 문제의 경우 반대 의견이 많았고, 전체 문항에서 유보적 입장이 많았다"고 했다.
신당은 앞서 2일에는 경기도 파주 군부대를 방문해 시무식을 열어 안보를 강조했고, 이날은 국회 환경미화원들과 떡국 신년회를 열고 영국의 좌파 감독 켄 로치의 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를 함께 관람했다.
신당은 당초 보수를 기반으로 중도를 포섭하는 전략을 구상했다. 의원들 사이에선 "창당 과정에서 여러 의견이 분출되는 것은 건강한 정당으로서 당연한 일"이라면서도 "신당만의 뚜렷한 색깔이 없어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 것 같다"는 얘기가 나왔다.
한편, 원희룡 제주지사는 4일 새누리당을 탈당하고 신당에 합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