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이냐, 크기냐… 제주 귤 논쟁 중

    입력 : 2017.01.03 03:15

    크기 따라 분류하는 상품 기준
    맛 선호하는 소비자 취향 맞춰 "당도로 바꿔야" 목소리 커져

    제주 귤 사진
    '맛이냐, 크기냐.'

    겨울철 대표 과일인 제주 감귤의 상품(商品) 기준을 바꾸는 문제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현재 감귤 상품 기준은 '제주도 감귤 생산 및 유통 조례'에 따라 '2S과(果·지름 49~53㎜)' 'S과(54~58㎜)' 'M과(59~62㎜)' 'L과(63~66㎜)' '2L과(67~70㎜)' 등 5단계로 나뉘어 있다. 크기가 2S보다 작고 2L을 넘는 감귤은 상품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또 크기가 규정에 맞더라도 껍질 표면에 병해충으로 인한 결점이 있거나, 수확 이후 화학약품과 열처리를 통해 숙성시킨 '비상품(파치)'은 시장에 낼 수 없다. 하지만 '맛'을 선호하는 소비자의 취향에 맞춰 감귤 상품 기준을 크기가 아닌 당도(糖度)로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생활개선제주시연합회가 지난달에 서울 일대 소비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 결과, 감귤을 구입할 때 가장 많이 고려하는 사항은 맛(81.6%)이었다. 외관(9.2%), 가격(6.9%) 등이 뒤를 이었다.

    제주도와 제주도의회 등은 최근 감귤 정책 토론회를 열었다. 농민과 상인, 생산자 단체의 의견을 물어 감귤 상품 품질 기준 재정비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제주도는 당도 10~11브릭스(Brix·1브릭스는 과일 100g 안에 녹아 있는 당분이 1g) 이상인 감귤과 11~12브릭스 이상인 하우스 감귤은 크기와 상관없이 유통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당도(맛)가 떨어져도 크기 규격만 통과하면 감귤을 시장에 유통시킬 수 있는 현 제도는 불합리한 측면이 있다"면서 "당도를 포장 상자에 표시하면 인터넷을 통한 불량 감귤 유통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농가는 "상품 기준이 당도로 바뀌면 기존 규격을 통과한 감귤이 비상품으로 전락할 수 있다" "당도 기준을 통과한 소과(지름 49㎜ 미만)와 대과(지름 70㎜ 이상)까지 시장에 나오면 출하량이 늘어나 감귤 가격이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당도를 감귤 상품의 기준으로 바꾸려면 당도를 측정할 수 있는 비파괴선과기를 갖춘 산지유통센터도 늘려야 한다. 현재 비파괴선과기가 설치된 산지유통센터 40여 곳에서 처리할 수 있는 물량(23만t)은 한 해 감귤 생산량의 43% 수준에 머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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