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부부, 같이 산 기간만큼만 연금 나눈다

    입력 : 2017.01.03 03:03

    [복지부, '별거·가출 기간 제외' 헌재 결정에 국민연금법 개정 추진]

    분할수령자 6년새 3배 늘고 4050 이혼자 153만명 최다
    실제 혼인기간 입증 어려워 앞으로 분쟁 크게 늘어날 듯

    앞으로는 '실제 혼인 기간'에 따라 이혼 부부의 국민연금액 배분이 달라질 수 있어 '분할(이혼)연금' 분쟁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지금까지는 분할연금은 별거 등에 상관없이 법률상 혼인 기간에 해당되는 액수를 일률적으로 절반씩 나눠 지급해왔다. 보건복지부는 2일 "분할연금을 별거·가출 기간 등을 제외한 '실제 혼인 기간'에 해당하는 연금액만 절반씩 나누도록 국민연금법을 고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헌법재판소가 지난 29일 이혼하면 국민연금 가입 기간 중 혼인 기간에 해당하는 연금액을 일률적으로 절반씩 나누도록 한 국민연금법 64조 1항이 '재산권 침해'라며 헌법 불일치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2018년 6월 30일까지 국회에서 법을 개정하지 않으면 그 이후는 분할연금 효력이 상실된다.

    급증하는 국민연금 이혼 연금 수령자 그래프

    40·50대 분할연금 대상자 153만명

    국민연금 분할연금 제도가 노후 분쟁거리로 등장했다. 국민연금이 시행된 지 29년이 되고, 이혼자가 늘면서 '노후 주소득'인 국민연금이 반 토막 나는 수령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분할연금은 5년 이상 연금에 가입한 사람 중 이혼 당사자가 모두 61세(2033년 65세 등 단계적으로 수령 연령 상승)가 넘으면 연금을 탈 수 있다. 분할연금 수령자는 2010년 4598명에서 2016년 11월 현재 1만9433명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분할연금 수령자는 매년 평균 2000여명꼴로 늘어나다 2014년 3000여명, 작년 5000명 등으로 급증하는 추세다. 더욱이 한국은 이혼율이 높아 분할연금 예비 대상자(이혼자)가 50대 83만7938명, 40대 69만2144명 등이다. 특히 50대는 10명 중 한 명(10.5%)이 이혼자다. 전문가들은 "40~50대 이혼자가 많기 때문에 앞으로 20년간 분할연금 수령자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관련 분쟁이 끊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혼인 기간 입증 쉽지 않아

    분쟁의 핵심은 '실제 혼인 기간'을 어떻게 입증하느냐일 가능성이 높다. 복지부는 일단 별거·가출을 입증할 공적인 문서가 있으면 인정해주고, '당사자 간 합의나, 이혼 재판 판결에 따라 별도로 국민연금 분할 비율을 정한 경우'에는 이를 그대로 인정해줄 방침이다. 헌재에서 헌법 불일치 결정을 받아낸 한모씨의 경우, 국민연금액이 월 77만원에서 49만원으로 줄어들자 헌재 심판을 신청했다. 그는 "아내와 법률상으로는 29년 부부였지만, 아내가 일찍 가출해 실제 혼인 기간은 5년이 채 안 되므로 분할연금 대상이 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한씨는 별도로 등재된 주민등록과 가족·이웃들의 '(별거·가출) 사실 확인서'를 증거자료로 제출했다. 문제는 배우자가 가출·별거해 가족 부양을 전혀 하지 않았거나, 배우자가 사실상 다른 사람과 동거를 해도 이를 입증할 공적 서류를 갖추기 힘들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이모(59)씨 경우처럼 아내 외도로 이혼 전에 3년간 별거를 했지만, 주민등록은 그대로 둔 상태였을 경우 분쟁이 생길 수 있다. 이에 따라 '실제 혼인 기간'을 둘러싸고 법정에서 다툼을 벌이는 일이 속출할 전망이다. 복지부는 "별거나 가출 기간을 특정 공적 자료나 서류로만 인정할지, 사법부 판단으로 넘길지 등은 신중하게 검토해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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