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 판세 급변… 최순실 유탄에 '샤이 반기문' 늘었나

입력 2017.01.03 03:03

[충청권 지지율, 문재인에 갑절이상 앞섰다가 역전 당해]

40代의 반기문 지지율, 작년 9월 43%→12월 17%로 급락
중도층도 최순실 사태후 野로 쏠려
전문가들 "여권의 숨은 표 늘며 潘이 손해보는 것으로 보인다"

각 언론의 신년(新年)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영남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 강세였다. 특히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고향인 충청권에서도 앞선 조사 결과가 많았다. 반 전 총장의 강력한 지역 기반인 충청권에서 판세가 요동치는 것에 대해 정치권에선 "최순실 게이트에 따른 일시적 현상" "반 전 총장이 적극적 출마 의지를 보이지 않았기 때문" "충청 지역 특유의 본심을 숨기는 성향"이란 등의 분석이 나왔다.

충청권에서 대선 판세 급변

대전, 충남, 충북의 대선 후보 지지율 그래프

반 전 총장은 이른바 '충청 대망론(大望論)'의 대표 주자다. 여권 충청 의원 중에선 "(반 전 총장이) 공산당만 아니면 따를 것"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그의 귀국 이후 정치적 기반은 충청권이 될 전망이다. 하지만 조선일보·칸타퍼블릭(12월 30~31일)의 대선 후보 3자 가상 대결 조사에 따르면 충청권에서 문 전 대표(42.8%)가 반 전 총장(33.6%)을 앞섰고 안철수 국민의당 의원은 8.0%였다. 양자 대결 지지율도 충청권에서 문 전 대표(46.3%)가 반 전 총장(36.6%)보다 높았다.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기 직전인 지난 9월 말 칸타퍼블릭의 3자 대결 조사 결과, 충청권에서 반 전 총장(52.8%)이 문 전 대표(25.3%)를 갑절 이상 앞선 것과 비교하면 변동 폭이 컸다.

이 밖에 경향신문·한국리서치(12월 27~29일)의 3자 대결 조사도 충청권에서 문 전 대표(39.4%)가 반 전 총장(28.4%)에 비해 지지율이 높았다. 문화일보·엠브레인(12월 27~28일)의 다자 대결 조사 역시 충청권에서 문 전 대표(25.4%)가 반 전 총장(19.7%)을 앞섰다.

최순실 유탄? 샤이 반기문?

최근 충청권에서 반 전 총장의 부진과 관련해 다른 지역처럼 '최순실 게이트'의 유탄으로 타격을 입고 있다는 분석이 있다. 촛불 정국 이후 충청권에서도 40대 및 중도층의 상당수가 야권으로 쏠리면서 여권 대선 후보로 꼽히던 반 전 총장의 지지율이 하락했다는 것이다. 칸타퍼블릭 9월 조사에서 충청권 40대는 반 전 총장(43.1%)이 문 전 대표(34.3%)에게 우세했지만, 12월 조사에선 문 전 대표(65.7%)가 반 전 총장(17.4%)을 크게 앞섰다. 충청권 중도층에선 반 전 총장이 문 전 대표에게 44.8% 대(對) 22.2%로 배 이상 앞섰다가 최근 41.3% 대 36.5%로 크게 좁혀졌다.

충청권에서 이른바 '샤이(shy) 반기문'이 늘었다는 전문가도 있다. 촛불 정국 이후 주변 시선을 의식해 잠재적 여권 주자인 반 전 총장에 대한 지지를 선뜻 밝히지 못하는 보수층이 상당수 있다는 것이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충청권에서는 지지 후보가 있지만 여론조사에서 응답을 거부하는 은폐형 부동층인 숨은 표가 과거에도 많았다"며 "최순실 파문 이후 여권 숨은 표가 늘어나면서 반 전 총장이 손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언제 친박과 정치한다 했나" 등 최근 반 전 총장 측의 발언과 함께 그가 비박 중심의 신당에 합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충청권의 전통적 친박 지지층이 반 전 총장에 대한 지지를 유보하고 있다는 해석도 있다.

정용기 새누리당 의원(대전 대덕)은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을 강하게 지지했던 충청 보수층 중에는 반 전 총장의 움직임을 관망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며 "하지만 이들은 결국 반 전 총장 지지로 돌아설 것"이라고 말했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2014년 지방선거에서 충청 광역단체장 네 자리를 전부 야당이 가져가고 작년 총선에선 충청 네 권역의 야권 정당 득표율이 60~70%에 이르는 등 야당세가 원래 만만치 않은 지역"이라며 "반 전 총장의 지지율 반등은 귀국 이후 독자적 비전 제시와 국민 통합 등의 행보에 달려있다"고 했다.

[인물 정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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