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의 '승마 공주', 덴마크 승마장 부근서 잡혔다

입력 2017.01.03 03:03

[특검 수사]
정유라, 두살배기 남자아이와 남성 2명·여성 1명 함께 체포

삼성이 지원한 말 '비타나 V' 있는 덴마크 전원도시 올보르서 은신
독일 잠적 2개월 반 만에 잡혀
정유라 "아들을 돌볼 수 있게 불구속 수사 받게 해주면 귀국"

정유라 체포 장소 지도

2일 오전 4시(한국 시각) 덴마크 경찰은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가 머물고 있는 올보르 시내의 주택을 급습해 정씨 일행을 체포했다. 덴마크 경찰은 현지 제보를 바탕으로 정씨의 신원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작년 8월 12일 아들과 함께 대한항공 프랑크푸르트행 비행기를 타고 독일로 출국했다. 어머니 최씨는 그 후 9월 2일 독일로 출국했다가 10월 30일 귀국한 후 검찰에 구속됐다. 정씨는 그 후 독일 현지에서 최씨의 재산 관리 등을 도맡았던 것으로 알려진 윤모씨 형제와 경호원 등과 함께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덴마크에서 체포된 사람 중에 윤씨 형제는 없었다.

이날 정씨와 함께 체포된 두살배기 아이는 정씨가 2015년 말에 낳은 아들이고, 성인 남성과 여성은 말 관리사와 경호원, 보모 등 정씨를 도운 조력자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경찰은 밝혔다.

4시간 현장조사 끝에 붙잡혀 현지 시각 1일 오후 10시 덴마크 올보르 경찰이 정유라씨를 은신처에서 붙잡아 데리고 나오고 있다. 덴마크 경찰은 한국 수사 당국이 인터폴에 정씨에 대해 수배 요청을 한 사실을 확인하고 4시간가량 현장 조사를 한 끝에 체포 명령을 받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4시간 현장조사 끝에 붙잡혀 - 현지 시각 1일 오후 10시 덴마크 올보르 경찰이 정유라씨를 은신처에서 붙잡아 데리고 나오고 있다. 덴마크 경찰은 한국 수사 당국이 인터폴에 정씨에 대해 수배 요청을 한 사실을 확인하고 4시간가량 현장 조사를 한 끝에 체포 명령을 받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JTBC
정씨는 출국 후 프랑크푸르트에서 32㎞ 쯤 떨어진 헤센주(州) 슈미텐 마을에 있는 최씨 소유 주택에서 한동안 머무른 것으로 보인다. 최씨가 실소유주인 독일 회사 비덱스포츠는 슈미텐에 있는 호텔과 집 3채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곳이 최씨의 독일 근거지였던 셈이다. 슈미텐 주민들은 "할머니와 젊은 여성, 킨트(kind·어린아이)가 살았는데, 할머니와 갓 걸음마를 시작한 아이는 자주 산책을 다녔다"며 "10월 중순부터 이들이 안 보이고 20대 남성 몇 명이 와서 짐을 정리해 나갔다"고 말했다.

그 이후 정씨의 행적은 거의 드러나지 않았다. 10월 중순 한 방송사가 덴마크 올보르 인근의 핼그스트랜드 승마장과 시내 식당에서 최씨 모녀를 보았다는 목격담을 보도하긴 했으나, 직접 만나진 못했다. 핼그스트랜드 승마장은 삼성이 정씨를 위해 지원해준 명마(名馬) '비타나 V'를 소유한 곳이다. 이 승마장에서 정씨가 승마 연습을 하는 걸 봤다는 제보도 있었다. 실제로 정씨는 10월 20일부터 나흘간 올보르에서 3시간 거리에 있는 오덴세에서 열리는 국제승마연맹(FEI) 주관 마장마술 대회에 출전할 계획이었다. 정씨는 대회 엔트리에 포함돼 있었지만 대회 당일 경기에 출전하진 않았다.

또 10월 26일 최씨가 독일 헤센주의 한 호텔에서 세계일보와 인터뷰를 했을 때 호텔 전기 콘센트 모양이 독일에서 쓰는 게 아니고 덴마크 것과 유사하다고 지적하며 "최씨가 덴마크에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기도 했다.

정유라 맞나, 여권 확인 - 덴마크 경찰이 정유라씨를 체포하기 전 여권으로 신분을 확인하고 있다(사진 왼쪽). 덴마크 법원, 정씨 구금연장 심리 - 2일 오후 2시(현지 시각) 덴마크 올보르 지방법원 관계자들이 전날 체포된 정유라씨의 구금 연장 여부를 결정하는 심리를 준비하고 있다(사진 오른쪽)
정유라 맞나, 여권 확인 - 덴마크 경찰이 정유라씨를 체포하기 전 여권으로 신분을 확인하고 있다(사진 왼쪽). 덴마크 법원, 정씨 구금연장 심리 - 2일 오후 2시(현지 시각) 덴마크 올보르 지방법원 관계자들이 전날 체포된 정유라씨의 구금 연장 여부를 결정하는 심리를 준비하고 있다(사진 오른쪽) /JTBC·연합뉴스
정씨는 지난 2015년 체육 특기생으로 이화여대에 입학했다. 그러나 당시 체육 특기생 선발 종목에 승마가 추가되는 등 입시 요강이 정씨를 위해 맞춤식으로 변경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삼성이 지난해 8월 최씨와 정씨가 주주인 독일 회사와 220억원 규모 컨설팅 계약을 맺은 혜택이 고스란히 정씨에게 돌아갔기 때문에 정씨에게 제3자 뇌물 수수 혐의가 적용될 수도 있다. 최씨 모녀는 독일에서도 자금 세탁 혐의와 관련해 수사 선상에 올라 있어 현지에서 별도 수사가 이뤄질 수도 있다.

정씨가 국내로 송환되면 이대 입학과 학사 특혜 의혹, 삼성 그룹이 연관된 승마 비리 등에 대한 특검 수사가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동안 각종 혐의를 부인해온 최씨가 딸의 처벌 수위를 낮추기 위해 수사에 협조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최씨는 지난달 26일 서울구치소에서 열린 국회 국정조사특위 비공개 청문회에서도 딸 얘기가 나오자 울음을 터뜨린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 관계자는 "현재로선 정씨가 단기간에 송환될 것이라고 단정적으로 말할 수 없다"며 "현재 가장 좋은 방법은 정씨가 주덴마크 한국 대사관을 통해 자진 귀국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나라정보]
서부 유럽의 중앙에 자리잡고 있는 덴마크는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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