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제도 박정환도 희생자? 인터넷에 출몰한 '수퍼 바둑 괴물'

    입력 : 2017.01.03 03:03

    [화요바둑]

    동시다발적 등장… AI로 추정, 韓中 최정상 기사들 연패 소문
    일본 딥젠고, 3월 인간과 첫 대회… 개발자 가토 "알파고 넘어설 것"

    2016년이 인공지능(AI)과 인간의 바둑 대결이 본격 점화된 해였다면, 2017년은 양측의 우열이 확실히 가려지는 '결판의 한 해'가 될 전망이다. 인터넷 사이트 도처에서 AI로 추정되는 '수퍼 괴물'이 동시다발적으로 출몰, 그들의 정체를 놓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지난 연말 일본 아사히(朝日)신문은 국제 대국 사이트 KGS에 등장한 'God Moves'가 '딥젠고'와 똑같은 사양의 AI 프로그램을 3판 연속 무참히 꺾었다고 소개했다. 'God Moves'가 귀(隅) 대신 천원(天元·중앙점) 부근에서 포석을 시작하는 파격 수법에다 모든 수를 5초 안팎에 두어치우는 초속기끼지 구사하자 네티즌들은 이 존재를 엄청난 기량의 또 다른 인공지능으로 단정하는 분위기다.

    일본산 인공지능 딥젠고는 오는 3월 한·중·일 최정상권 기사들 틈에서 또 한 번 기량을 점검받는다. 사진은 작년 11월 딥젠고 대 조치훈(오른쪽) 9단 전에서 개발자 가토씨가 대리 착점하고 있는 모습.
    일본산 인공지능 딥젠고는 오는 3월 한·중·일 최정상권 기사들 틈에서 또 한 번 기량을 점검받는다. 사진은 작년 11월 딥젠고 대 조치훈(오른쪽) 9단 전에서 개발자 가토씨가 대리 착점하고 있는 모습. /일본기원

    해가 바뀌기 직전 인터넷 대국 사이트 타이젬은 'magister'란 이름의 아이디에 의해 초토화됐다. 밤낮없이 싸우며 30연승을 기록했는데, '희생자' 중엔 커제(柯潔)와 박정환 등 세계 최고수들이 망라됐다는 소문. 김영삼 9단은 "압도적 기량으로 볼 때 개량된 '알파고'일 가능성이 크다"고 추정한다. 12월 초 신생 사이트 '한큐바둑'에 출현했던 '절예' 역시 한·중 양국 정상권 기사들을 상대로 8할대 승률을 올리다 최근 사라졌다. 중국 인터넷 업체 텐센트의 AI란 추정이 유력하다.

    이 와중에 오는 3월 오사카에선 일본 인공지능 '딥젠고'와 한·중·일 최고수 간의 4자 리그 '월드바둑챔피언십'이 열린다. 박정환 및 이야마(井山裕太) 등 한·일 1인자와 중국 3위 미위팅 틈에서 '딥젠고'는 어떤 성적을 낼까. 한국 최강 AI '돌바람' 제작자인 임재범(돌바람네트웍 대표)씨는 "조치훈에게 1대2로 패하던 지난 11월 실력이라면 꼴찌인데, 그후 상당히 개선됐다는 징표가 여러 곳에 보여 우승도 가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딥젠고' 개발자 가토 히데키(加藤英樹)씨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3000만국 이상의 학습을 통해 날로 진화 중"이라며 "대회가 열릴 3월 무렵이면 이세돌을 꺾을 무렵의 알파고 실력을 넘어설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한편에선 최강 AI '알파고'가 이세돌과의 대결 1년 만인 올봄 인간 최고수 커제를 불러내 또 한 번 깜짝 이벤트를 펼칠 가능성을 꾸준히 제기하고 있다.

    김영삼 9단은 "몇 달 전까지만 해도 기계의 수읽기 메커니즘이 아직 인간의 안정감을 못 넘어섰다고 봤는데, 최근 보여주는 발전 속도는 경이적"이라고 했다. 연말연시 괴물 AI들의 대국을 집중적으로 지켜봤다는 그는 "이제 인간은 생각할 시간을 대폭 늘리거나 동료 기사들끼리 의논해서 두는 상담 바둑을 통해 부담감과 실수 가능성을 줄여야만 버틸 수 있을 것"이란 '처방'을 내놓았다.

    다른 전문가들의 의견도 비슷하다. 사이버오로 곽민호 대표는 "최근 등장하는 인터넷 괴물들의 실력을 볼 때 인간이 기계에 2점을 놓는 시대가 진짜 도래할 수도 있다"고 했다. 임재범 대표는 '딥젠고 프로젝트'를 밀어붙이고 있는 일본이 '월드바둑챔피언십'을 딱 3년만 거행하겠다"고 발표한 데 대해 "인공지능 바둑의 인간 정복이 3년이면 충분하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기계에 대한 인간의 '하수(下手) 시대'는 이제 시작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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