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중의 생로병사] "새해, 나이 한 살 드려요. 아껴 쓰면 수명 1년 더 드려요."

    입력 : 2017.01.03 03:14

    나이 먹어도 노쇠하지 않으려면 나이 따라 건강관리 전략 달라야
    50대엔 살 빼서 질병 막고 70대엔 잘 먹어 근육·체중 불려야
    활력 에너지만 잘 키우면 노년에도 오래 젊게 살 수 있어

    김철중 의학전문기자·전문의
    김철중 의학전문기자·전문의
    중·장년부터는 새해에 희망을 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나이 한 살 더 먹었구나!" 하며 한숨을 쉬곤 한다. 몸은 예전 같지 않고, 체력은 하향곡선이니, 나이 한 살 더 먹는 게 썩 기쁘지 않은 게 그 나이대 심정이다. "젊어 보인다"는 인사가 잘생겼다거나 예쁘다는 말보다 듣기 좋으면 나이 든 거다. 주변에 그런 분이 많아진 걸 보면 우리 사회가 고령 장수 환경으로 성큼 들어간 게 분명하다.

    신문 부고(訃告)를 보면 사람이 죽는 가장 흔한 원인은 숙환이다. 암보다 무서운 게 숙환이다. 숙환만 해결하면 당장 노벨의학상이다. 암도 생존율이 높아져 점점 숙환이 돼간다. 숙환이 최다 사망 원인이 된 것은 치료 실패보다 몸의 노쇠로 숙환에 대항할 힘을 잃었기 때문이다. 결국 고령 장수의 관건은 질병을 견디는 힘이다. 힘이 있어야 노년 수술도, 말년 항암 치료도 견딜 수 있다. 요즘 살짝 뚱뚱한 사람이 정상 체중보다 사망률이 낮게 나오는데, 그것도 질병을 버티는 힘과 관련 있다. 의료비도 노쇠 단계부터 급증하니, 노쇠는 고령 장수 사회 최대 이슈다.

    나이 들면 근육량이 감소하고 신체 활동 폭이 줄어든다. 보폭이 좁아지고, 걷는 속도가 느려지고, 손아귀 힘이 떨어지고, 한 번에 숨을 내쉬는 호기량이 작아진다. 앉아 있다가 일어나는 데 시간이 전보다 오래 걸리고, 손을 바닥에 짚어야만 일어날 수 있고, 일어나면서 자신도 모르게 "끙~" 하고 소리를 낸다면, 이미 노쇠가 시작된 징조로 봐야 한다.

    노쇠 지연이 활력 장수를 결정짓는 열쇠가 되면서 건강관리에 대한 근본 전략을 바꾸게 한다. 노화는 숙명이지만, 노쇠 정도는 의지에 달렸다. 수명 70세 '짧은 인생'에는 신체 장기의 효율성이 우선이었지만, 100세 시대에는 몸의 내구력이 더 중요해졌다. 이에 인생 전반기는 심혈관계 우수자, 후반기는 근골격계 우량아가 장수 모델이어야 한다. 그러려면 나이대별로 건강관리 타깃과 전술을 달리 짜야 한다. 50·60대에는 질병이 막 발생하는 시기다. 이때는 질병 예방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70대와 80대는 질병에 버티는 시기다. 저항력 쌓기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칼럼 관련 일러스트
    일러스트=이철원 기자
    예를 들어 복부 비만이 한창 불거지는 시기는 50대다. 사회학적으로 영양 과잉에 운동 부족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50대부터 당뇨병과 심근경색증이 급증한다. 이때는 심혈관계·내분비계 질환 위험을 줄이는 게 중요하다. 과잉 칼로리를 막아서 뱃살을 빼야 하고, 고기 섭취량을 줄여야 한다.

    70대 후반부터는 질병이 새로 생겨도 젊은 시절처럼 사악하게 굴지 않는다. 암도 천천히 자라서 성장 속도만 놓고 보면 순한 암이다. 그 나이에 B형 C형 만성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어도 진행 속도가 느려 간경화까지 악화하는 경우가 드물다. 반면 70대부터는 체중이 적은 사람에게서 사망률이 크게 올라간다. 그 나이에는 되레 체중을 늘리거나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나이 들수록 단백질 섭취율이 떨어지니 평소보다 고기나 생선류를 더 먹어야 한다. 단백질은 저장이 안 되니 매일 먹어야 한다. 중·장년 건강관리 핵심 단어가 절제라면, 노년기는 넉넉함이다. 이는 인생 여정과도 통한다. 젊었을 때는 송중기처럼 살고, 나중에는 송해처럼 사는 게 좋다.

    인생 전후반을 아우르는 키워드는 근육이다. 세포의 에너지 공장은 미토콘드리아다. 여기서 우리가 마신 산소와 먹은 음식을 갖고 활력 에너지 ATP를 만든다. ATP 생산량이 많을수록 활력이 넘친다. 그 미토콘드리아가 가장 많은 곳이 근육이다.

    인간처럼 게으른 동물이 없다. 우리 몸은 자기에게 필요한 양만큼만 에너지를 생산한다. 우리 몸이 쉬면 미토콘드리아도 논다. 우리가 움직이고 운동을 하면 미토콘드리아는 활력 에너지 ATP 생산을 늘린다. 근육량과 운동량을 늘리면 미토콘드리아는 생산 라인을 늘려서 더 많은 ATP 활력 에너지를 만들어낸다. 이것이 최근 주목받는 미토콘드리아 활력 장수법이다. ATP 에너지는 피부 탄력에도 영향을 준다. 운동을 정기적으로 한 사람이 젊게 보이는 이유다.

    1950년대에 태어난 사람은 평균 수명이 50여 년이었다. 그들은 67년이 더 흘렀어도, 지금 추세라면 여생이 30년이 남을 것으로 추산된다. 해마다 수명이 늘어나면서 우리는 오래 살수록 남은 인생이 늘어나는 아이러니 속에서 살고 있다. 활력 에너지만 잘 키우고 쓰면, 나이 먹는 게 늙는 게 아니다. 2017년 새해를 맞아 나이 한 살 드리겠다. 아껴 쓰면 나중에 한 살 더 드리겠다. 건강 장수인에게 신년 나이는 '원(one) 플러스 원' 이벤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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