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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의 물건

한겨울 밤, 가볍게 와인 한 잔

연말연시가 되면 다른 때보다 더 잘팔리는 술이 있다.
와인은 겨울, 특히 연말연시에 다른 주류에 비해 매출이 껑충 뛴다.
송년회, 신년파티에도 제격이고 찬 바람이 부는 겨울 밤 따뜻하고 로맨틱한 분위기도 낼 수 있다.

  • 구성=뉴스큐레이션팀 권혜련

    입력 : 2017.12.07 03:00

    연말연시, 와인, 로맨틱, 성공적

    모임이 많은 연말연시. 와인의 매출은 이맘 때가 되면 소주 매출을 훌쩍 뛰어 넘는다. 묵은 해를 보내고 새해를 의미있게 맞이하고 싶은 이들에게, 또는 파티 분위기를 살리고 싶은 이들에게 와인은 꽤 효과적이다. 때에 따라 로맨틱하고 우아한 분위기를 낼 수도 있다. 2000년대 이후 대중화되기 시작한 우리나라 와인 소비는 최근 중저가 와인을 중심으로 캐주얼하게 변화하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대중적인 술이 되었다고 해도, 과거에 비해서 그렇다는 것이지 와인을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는 여전히 고급 술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이번 겨울, 와인을 처음 마시는 사람도 친숙하게 즐길 수 있도록 와인에 대해 정리했다.

    대한민국 인기 와인
    바야흐로 와인 대중화 시대다. 한·칠레(2004년), 한·EU(2011년), 한·미(2012년) 등 주요 관세 철폐와 비관세 장벽 완화를 하는 자유무역협정(FTA)이 순차적으로 발효하면서 대형 와인 아웃렛, 병당 5000원도 안 되는 가격의 '데일리 와인' 전문점이 급증했다. 와인은 어렵고 비싸다는 인식의 장벽도 사라졌다. 와인 수입사가 늘고, 수입 물량도 늘면서 백화점이나 마트 등에서도 중저가 와인 물량을 대폭 늘렸다.

    (왼쪽부터)까시예로 델 디아블로 카베르네 소비뇽, 1865 리제르바 카베르네 소비뇽, G7, 리빙스톤 콩코드, 칠리안 텍 리저브 M 카베르네 소비뇽, 미안더 모스카토. 2015년 마트와 백화점에서 인기 있었던 와인들이다. /조선DB

    2015년 한국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은 와인은 1865 리제르바 카베르네 소비뇽(1865 Reserva Cabernet Sauvignon), 까시예로 델 디아블로 카베르네 소비뇽(Casillero del Diablo Cabernet Sauvignon)로 각각 3만원, 2만원대다. 위 두 와인은 홈플러스, 이마트, 롯데마트  세개의 마트가 각각 조사한 2015년 가장 많이 팔린 와인 10위 안에 모두 포함됐다. 1865 리제르바 카베르네 소비뇽는 롯데마트에서 가장 잘 팔리는 와인 1위이면서 다른 마트에서도 잘 나가는 와인이다. 각 마트에서 1위에 오른 와인으로는 G7(이마트), Livingston Concord(리빙스톤 콩코드, 홈플러스)가 있다. 백화점에서는 Meander Moscato(미안더 모스카토, 롯데백화점), Chilian Tag Reserve M(칠리안 텍 리저브 M 카베르네 소비뇽, 신세계백화점)이 각각 1위를 차지했다.

    1865 리제르바 카베르네 소비뇽
    와인 명칭의 '1865'는 와인 이름이자 와이너리의 설립 연도이다. 이름도 외우기 쉽고 가격도 저렴하면서 질이 괜찮아 와인을 처음 접한 사람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잔에 따르고 30분이 지나면 달콤한 탄닌이 느껴진다. 양념이 센 고기 요리에도 잘 어울려 양념치킨, 돼지고기와 합이 좋은 와인이다.

    까시예로 델 디아블로 카베르네 소비뇽
    명칭의 '까시예로 델 디아블로'는 '악마의 저장고'라는 뜻이다. 악마가 나오는 와인 저장고에 있었던 와인이라는 얘기인데, 100년 전 와인 도둑을 쫓아내기 위해 일부러 주인이 저장고에 숨어서 악마 소리를 낸 데 유래했다. 이 이야기 때문에 와인의 저장고에서 악마가 나온다는 소문이 돌았고, 광고에도 '절대로 혼자 마시지 마세요' 라는 문구와 악마 그림 라벨이 붙었다. 과일향과 후추의 매운 맛이 있어 입맛을 돋운다. 탄닌은 부드러워 초보자들이 마시기 편하다. 동그랑땡, 치즈, 타코와 잘 어울린다.

    가성비 좋은 와인 찾는 방법
    통의동 유명 프렌치 레스토랑 ‘가스트로 통’을 운영하는 와인 전문가 김영심씨는 “유명 백화점 40~50% 할인 이벤트를 공략하라”고 했다. 할인해서 3만~4만원대 와인이면 아주 괜찮은 와인이란 얘기다. 남프랑스의 도멘 피에르 크로(domaine pierre cros)가 대표 제품. 하지만 “10만원 넘는 소비자가격 제품을 1만원에 파는 식의 땡처리 제품은 피하라”고 했다. 원래 저렴한 제품에 고가(高價)를 매겼을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들이 추천하는 가성비 좋은 와인

    와인을 수시로 싸게 살 수 있는 와인 아웃렛도 늘고 있다. 주로 서울 근교에서 1000종 이상의 와인을 구비하고 있다. 김포 ‘떼루아와인 아울렛’과 경기도 고양에 있는 ‘와인 아울렛 라빈’, 경기도 성남의 ‘와인365’ 등이다. 또 국내 최초의 와인 아웃렛 시대를 연 ‘와인나라 양평’ 아웃렛을 비롯해 와인나라 전국 6개 매장에서 열리는 정기 장터에서도 다양한 와인을 구입할 수 있다. ▶기사 더보기

    쉽고 편안한 와인
    우리나라에서는 와인을 '공부해야 할 술', '법칙에 따라 마셔야 하는 술'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와인 한 잔에 담긴 맛과 향, 지역·연도별 특성이 무궁무진하고, 와인에 따라 음미하고 보관하는 법 등이 제각각이기 때문에 까다로운 서양 술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입맛에 맞는 와인을 시작으로 간단한 기초 상식부터 접근하면 와인에 대한 거리감도 쉽게 좁힐 수 있다. 와인을 시작할 때, 알면 좋을 사항들을 정리했다.

    소믈리에 자격 시험 현장에 준비된 와인들 /조선DB

    와인의 포도
    와인을 만드는 포도는 일반적으로 우리가 먹는 포도와 다르다. 식용 포도는 과육을 먹기 때문에 껍질은 얇고 수분이 많다. 하지만 와인용 포도는 색소와 향을 많이 추출해야하기 때문에 껍질이 두껍고 탄닌의 충분한 공급을 위해 씨가 많아야 한다. 또한 어떤 포도 품종을 쓰느냐에 따라 와인의 맛이 달라진다. 세계적으로 품질을 인정받은 몇개 품종만 알고 있으면 와인을 고를 때 참고할 수 있다.

    카베르네 소비뇽 (Cabernet Sauvignon) 
    세계적으로 널리 재배되고 가장 많이 알려진 레드 와인 품종이며 프랑스 보르도(Bordeaux)가 원산지다. 껍질이 두꺼워 탄닌이 많고, 이 때문에 수십 년 보관할 수 있다. 이 품종으로 만든 와인은 진지하고 강한 느낌의 맛과 향을 지닌 풀바디이다.

    메를로 (Merlot)
    카베르네 소비뇽에 비해 부드럽고 풍만한 느낌이다. 마시기에 부담이 없어 인기가 높다.

    피노 누아 (Pinot Noir)
    한국에서 가장 인기있으면서 세계적으로도 사랑받는 품종이다. 껍질이 얇은 품종이라 색이 옅다. 색이 옅은 만큼 산도가 많고 여린 편이다. 부르고뉴(Bourgogne)지역에서 난 품종은 가격이 비싸다. 거의 모든 모임과 식사에 어울리는 쉬운 와인이다.

    시라 (Syrah)
    코를 찌르는 강렬한 풍미와 육중한 무게를 지녔다. 블랙베리, 후추, 가죽이나 트뤼플 등이 복합적인 향을 가지고 있어 풍미가 진하고 강하다. 

    (왼쪽부터) 카베르네 쇼비뇽, 메를로, 피노 누아, 시라, 샤르도네 /푸드조선

    샤르도네 (Chardonnay)
    화이트 와인 품종에서 가장 유명하고 인기가 많은 품종이다. 세계적으로 가장 뛰어난 드라이 화이트 와인을 생산하는데 쓰이며 샴페인을 만들 때도 이용된다. 꽃향과 과일향이 강하지만 크리미한 느낌을 준다.

    소비뇽 블랑 (Sauvignon Blanc)
    소비뇽 블랑에서 '소비뇽 Sauvignon'은 프랑스어로 야생이란 뜻을 가진 'Sauvage'에서 가져왔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은은한 허브향을 가져 활기가 느껴지는 품종이다. 마시기 편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슈냉 블랑 (Chenin Blanc)
    샤르도네처럼 잘 길들여진 맛이 아니라, 허브, 부싯돌, 초원의 풀 등의 향이 풀풀 풍기고 부드러움과 청량한 맛이 특징이다. 입 안에서 퍼지는 부드러움 때문에 스파클링 와인, 드라이 와인, 세미 드라이 와인까지 다양한 와인을 만드는데 쓰인다.

    리슬링 (Riesling)
    와인 전문가들에게 샤르도네와 함께 화이트 와인의 2대 품종으로 꼽힌다. 잘 익은 복숭아나 살구와 같은 과일 향과 오일리함이 느껴지는 맛이다. 리슬링으로 만든 와인은 알코올 도수가 높지 않아 술을 잘 못하는 사람에게도 쉽게 추천할 수 있다.

    와인 맛

    당도 : 와인의 당도는 잔여 당분에서 나온다. 포도과즙은 발효되면서 알코올로 바뀌는데 이 때 바뀌지 않고 남겨진 당도를 잔여 당분이라 한다. 당도에 따라 와인의 맛은 '매우 드라이'부터 '매우 스위트'까지로 표현할 수 있다.

    /1L당 잔여당분

    탄닌 : 와인을 마셨을 때 텁텁한 맛, 떫은 맛이 느껴지는데 이는 탄닌 때문이다. 탄닌은 포도 껍질과 포도 씨, 포도 줄기로부터 얻어지는 항산화 물질로, 주로 레드 와인에서만 맛볼 수 있다. 화이트 와인에는 탄닌이 거의 들어가 있지 않다. 화이트 와인은 씨와 포도껍질을 제고하고 포도즙을 발효시키기 때문이다. 탄닌의 양에 따라 레드 와인의 맛이 실크나 벨벳처럼 부드럽기도 텁텁하고 거칠게 느껴지기도 한다.

    산도 : 와인의 신맛을 나타내는 척도이다. 신맛은 와인에서 중심이 되는 맛이다. 와인의 산도는 포도 알맹이에서 나오는 주석산, 사과산, 구연산에 의해 결정된다. 대부분 Ph 2.5~4.5 정도이다. 포도 열매가 익을수록 와인의 산도는 덜해진다.  

    바디감 : 와인의 진한 정도와 점성도, 무게감을 얘기하는 와인 테이스팅 용어이다. 와인에 포함된 타닌, 알코올, 글리세린 등의 밀도가 높아질수록 바디가 무거워진다. 프랑스 와인 중 보르도 와인은 풀바디, 부르고뉴 와인은 미디움 바디, 보졸레 와인은 라이트바디이다. 

    피니쉬 : 마신 와인에 대한 뒷맛, 와인을 마시고 난 뒤 남는 와인에 대한 느낌 여운을 가리킨다. 좋은 와인일수록 피니쉬가 길다.

    와인 잔

    와인 잔은 대개 몸통이 불룩하고 입구가 좁다. 불룩한 모양은 와인 향이 피어오를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서고, 좁은 입구는 그 향을 가둬두기 위함이다.

    현재와 같은 와인 잔을 처음 디자인한 건 오스트리아 와인 잔 제조업체 리델(Riedel)사. 이 회사의 오너 게오르그 리델(Riedel)에게 "딱 하나만 구매한다면 어떤 와인 잔을 골라야 하느냐"고 묻자 "그런 잔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와인을 그냥 마시기만 하려면 잔도 필요 없지요. 병째 마셔도 되지 않나요? 하지만 우리가 와인을 마시는 건 와인 맛을 즐기기 위해서죠."라고 덧붙였다. ▶기사 더보기 

    보르도 와인글라스 : 볼이 긴 튤립 형태로 모든 림이 볼보다 살짝 좁고 충분히 열려 있다. 높은 타닌과 바디감이 강한 레드 와인에 어울리며, 화이트와인은 피해야 한다. 일반적인 레드 와인 잔이 이 보르도 와인 잔과 가장 비슷한 형태로 크기만 살짝 작다. 

    부르고뉴 와인글라스 : 볼이 많이 나오고 림이 좁은 형태로 와인 향을 모아주는 효과가 탁월한 잔이다. 부르고뉴 와인에 가장 적합하지만, 화이트 와인이나 어린 레드와인을 따라마셔도 좋다. 

    그랑 부르고뉴 와인글라스 : 좁아졌다 넓어지는 형태를 가지고 있다. 꽃향기와 포도 자체의 향인 아로마를 모았다가 림으로 올라오면서 와인이 숙성되는 향인 부케를 퍼지게 한다.

    플루트 샴페인 글라스 : 샴페인을 맛보기 가장 이상적인 잔이다. 탄산을 유지시켜주기 위해 길고 좁게 생긴 것이 특징이다.

    화이트 와인 잔 : 화이트 와인은 차게 마셔야 하는 와인이므로 온도가 잘 올라가지 않도록 유지해야 한다. 따라서 일반적인 레드와인 잔에 비해 볼의 크기가 작다.

    디저트 와인 잔 : 일반 레드와인 잔에 비해 크기만 작은 잔이다.

    와인 병
    사람들은 잘 모르지만, 포도 품종과 재배 지역, 생산 방식 말고도 와인 맛에 큰 영향을 미치는 또 다른 요소가 있다. 바로 '와인병'과 '병마개'다. 더 정확히는 병마개의 종류와 와인병의 크기라고 할 수 있다.

    코르크 마개 vs. 스크루캡
    똑같은 와인이라도 어떤 병마개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숙성 과정에서 맛 차이가 생긴다. 코르크 마개는 액체 밀봉 효과는 뛰어나지만 공기 밀봉 효과는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또 나뭇결이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마개마다 차단 효과도 일정하지 않다. 반면 스크루캡은 액체뿐 아니라 공기도 99% 이상 차단한다.

    큰 병 vs. 작은 병
    같은 와인을 서로 다른 크기의 와인병에 숙성시켰을 때도 맛이 달라진다. 와인 숙성은 공기와 얼마나 접촉하느냐에 따라 결정되는데, '반 병(half bottle·용량 375mL)',  '더블매그넘(double magnum·3000mL)' 병에서 각각 숙성된 레드와인은 병목에 있는 공기의 양은 거의 같지만 와인의 부피는 8배 이상 차이 난다. 작은 병에 담긴 와인일수록 산소와의 접촉이 많아 빨리 숙성되고 떫은 맛을 내는 탄닌 성분이 약해지면서 부드러워진다. 큰 병에 담긴 와인은 천천히 숙성되므로 더 높은 복합성과 품질을 얻을 수 있다. ▶기사 더보기

    와인 서빙 온도
    와인의 온도는 와인의 향과 맛, 식감에도 영향을 미친다. 같은 와인이라도 온도가 다르면 전혀 다른 와인처럼 느껴진다. 적정 온도에 보관하지 않은 와인은 마셨을 때 불쾌감까지 줄 수 있다.
    일반적으로 향이 적은 드라이 화이트 와인은 상큼하고 시원한 맛에 마시므로 온도가 낮아야 한다. 스파이시하고 강한 레드 와인은 부드러운 상태가 좋으므로 실내온도 비슷한 온도에서 마시는 것이 좋다. 20도 이상 온도는 어떤 와인도 적합하지 않다.  

    한국 속 와인
    와인을 서양 술로만 생각해 제조과정과 문화를 서양의 기준에만 맞춰서 생각하면 오산이다. 와인은 의외로 한식과도 잘 어울리는 술이며, 우리나라에도 와인을 직접 제조하고 즐길 수 있는 곳이 여러 곳 있다. 와인에 대한 편견을 깨줄 음식 궁합과 우리나라 지역 와인 몇 가지를 소개한다.

    와인과 소고기의 합을 보기 위해 모인 전문가들. 왼쪽부터 육류유통판매업체 '다하누' 심석찬 부장, 최계경 대표, 곤지암리조트 라그로타 지배인 김희진 소믈리에, 와인나라 아카데미 손진호 주임교수. /이경민 기자

    와인과 한식
    와인의 음식 매칭, 즉 마리아주(mariage)의 기본은 유사성과 상반성이다. 비슷한 맛을 내는 음식과 와인을 함께 곁들이면 풍미가 극대화되면서 본연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반면 다른 특징을 가진 음식과 매칭하면 서로 부족한 맛을 채워주면서 보완적인 관계가 된다.

    '캘리포니아산 와인과 한국요리 매칭 가이드북'을 펴낸 미국의 소믈리에 이반 골드스타인(Evan Goldstein)은 "사랑에 빠진 연인은 상대와 자신의 공통점에 열광하면서, 동시에 자신과 반대되는 면에 매력을 느끼죠. 와인도 마찬가집니다. 한식이건, 다른 어떤 음식이건 와인과 궁합 맞추는 기본 원칙은 같다"고 했다.

    골드스타인에게 한식으로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순두부찌개를 들었다. 흔히 국물 흥건한 음식은 와인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한다. 게다가 맵디 매운 순두부찌개에 와인이라니? 하지만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순두부찌개는 아주 맵죠. 그래서 알코올 도수가 낮아야 속이 쓰리지 않아요. 동시에 단맛이 있으면 매운맛을 순화시키면서 두부의 감칠맛을 살려줍니다. 리슬링, 슈냉 블랑, 비오니에(viognier), 샤르도네(chardonnay) 포도 품종으로 만든 화이트와인이나 로제(rose)와인이 어울려요"

    골드스타인은 찌개는 물론 냉면도 얼마든지 와인과 함께 즐길 수 있다고 했다. "차가운 육수와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섬세한 와인이 좋습니다. 담백한 면과 쇠고기 편육은 향(aroma) 강하지 않은 와인과 잘 어울리죠. 소비뇽 블랑, 비오니에(viognier), 샤르도네(chardonnay) 등의 포도 품종으로 만든 화이트 와인이나 로제 와인, 피노 누아(pinot noir)로 만든 레드 와인을 추천합니다." ▶기사 더보기

    와인 컨설팅 하는 호주 치과의사 조지오 박사는 "고추가 많이 들어가는 한국 음식은 매우면서도 달다"며 "맵지만 단맛이 있는 음식에는 프랑스 론 지방의 시라(Syrah)나 호주 시라즈(Shiraz) 포도품종으로 만든 레드 와인이 잘 어울린다"고 추천했다. ▶기사 더보기

    지역 와인
    우리나라는 와인종주국은 아니지만 우리 고유의 자연 환경을 활용하고 각 지역의 특산물을 이용한 우리만의 와인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모두 맛과 품질에서 인정을 받고 있는 술들로 기존 와인과 견줘도 손색이 없다. 국내 특산물로 만든 와인이 와인 산업에서 주류가 될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대부도 포도 와인
    김지원 '그린영농조합' 대표는 대부도(大阜島)산 포도로 '그랑꼬또' 와인을 만든다. 프랑스어로 '큰 언덕(grand coteau)' 이라는 뜻이다. 그는 "상표를 모를 때는 잘 마시다가도 국산이라면 무시한다"며 "외국에서 와인 문화까지 그대로 들여오는 바람에 국내 와인이 설 자리가 없다"고 했다. 김씨는 젊은 여성을 공략해 무겁고 떫은 서양 와인과 달리 디저트용으로 먹을 수 있는 가벼운 와인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청도 감 와인
    경북 청도군 화양면 송금리에 이상한 터널이 있다. 터널은 1904년부터 33년간 경부선 열차가 지나던 곳이다. 1015m 터널 안으로 들어가자 단내가 코를 찔렀다. 와인에 문외한이었던 하상오 청도감와인 대표가 노력 끝에 여러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2003년에 첫 감와인을 만들었고, 그 와인들이 숙성되고 있는 곳이다. 그가 개발한 감 와인은 맛과 향을 인정받아 2008년 이명박 대통령 취임식과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 VIP석 만찬용 술로 선정돼, 유명세를 탔다.

    예산 사과 와인
    충남 예산군의 4000그루의 사과나무가 심겨진 은성농원. 장인과 사위는 2002년부터 예산 사과로 '애플 아이스 와인'을 만들었다. 이 농장의 사과 와인이 유명세를 타기 시작하면서 2008년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미 대사관에서 200병을 주문했다. 당시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대사가 공식 선물용으로 쓸 정도였다.

    부안 오디 와인
    전북 부안군 부안읍 '부안 강산명주'. 직원이 7명인 이 회사는 뽕나무 열매인 오디로 와인을 만든다. 2008년 오디 원액 비율을 높이고 숙성기간을 최소 1년 이상으로 늘린 오디 와인(750㎖)을 개발했다. 'Mulberry(오디) Wine'이라고 이름 붙였다. 이 술은 명절 때 선물세트로 인기를 끌고 있으며 음식점 주문도 많다. ▶기사 더보기



    얼마 전 생긴 광명의 와인동굴은 와인의 메카로 입소문이 나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사람들은 더 이상 격식있는 자리에서만 와인을 찾지 않는다. 와인의 가격이나 라벨에 구애받지 않고 우리 만의 와인 문화를 찾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분위기와 함께 한국의 와인 시장은 점점 커질 전망이다.

    참고문헌

    와인은 어렵지 않아 / 오펠리 네만 / 그린쿡
    와인폴리 / Madeline Puckette / 영진닷컴
    내 손에 쏙 들어오는 80가지 와인수첩 / 이정윤 / 우듬지
    와인전문기업 (주) 자원평가연구원IRE 월간 'WINE REVIEW'

    와인 명칭 표기는 와인 포털 사이트 '와인 21' 표기를 기준으로 작성됐고, 
    해당 사이트에 나와있지 않은 와인은 생산 국가 원음 표기법에 따라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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