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톡톡] 중국의 지카 바이러스 묘수… '不妊' 수컷 모기 수백만 마리 길러 방출

조선일보
  • 양승주 기자
    입력 2016.12.30 03:02

    박테리아 감염시킨 흰줄숲모기… 암컷과 교배, 알 낳아도 부화안돼
    실험서 모기 개체수 96% 줄어

    지카·뎅기열 심한 지역에는 헬기로 감염 모기 대량 살포 추진

    지카 바이러스 등을 옮기는 모기 떼를 박멸하기 위해 '불임 박테리아'에 감염된 모기 수백만 마리를 기르는 '모기 공장'이 중국에서 운영되고 있다고 CNN이 28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지카 바이러스는 신생아 소두증을 유발한다.

    CNN에 따르면 중국 중산대학은 2012년 미국 미시간대와 공동으로 광저우에 '열대성질환 센터'를 세웠다. 이 센터는 '월바키아'라는 박테리아에 감염된 수컷 흰줄숲모기를 매주 500만 마리씩 길러낸다. 이 박테리아에 걸린 수컷 흰줄숲모기가 암컷과 교배해 낳은 알은 부화하지 않는다. 생식 활동을 해도 개체 수가 늘지 않는다는 의미다. 흰줄숲모기는 아시아 지역에서 지카 바이러스와 뎅기 바이러스(고열 유발) 등을 옮기는 주요 매개체다. 연구를 이끄는 시즈융 미시간대 교수는 "광저우 인근 섬에 '월바키아'에 감염된 모기를 1주일에 3번씩 방출한 결과, 섬 전체 모기 개체 수가 최대 96%까지 감소했다"며 "중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지카·뎅기 바이러스를 몰아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그러나 수백만 마리 모기를 박테리아에 감염시키는 것이 예삿일은 아니라고 CNN은 전했다. 먼저 모기 알에 월바키아 박테리아를 주입한 뒤 물이 든 선반에 넣어 유충이 될 때까지 기른다. 이후 수컷 모기 유충만 분리하는데, 암컷 유충이 수컷보다 크기 때문에 특수 체를 이용해 암컷 유충을 걸러낸다고 한다. 그런 다음 수컷 유충이 성충이 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시험 지역에 방출한다. 전 과정엔 수개월이 걸린다.

    섬처럼 고립된 지역이 아닌 곳에서도 '불임증 박테리아 모기'가 효과를 발휘할지도 의문이다. 세계보건기구(WHO) 전염병 전문가인 라만 벨라유드한은 "시 교수의 연구가 장래성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흰줄숲모기의 왕성한 번식력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흰줄숲모기는 한 번에 150개씩, 평생 10번쯤 알을 낳을 수 있다. 모든 유해 모기를 감염시키기란 어렵다는 의미다. 시 교수는 "모기 개체가 더 많은 지역으로 연구를 확장하고, 드론(무인기)과 헬리콥터를 이용해 (불임증에 걸린) 모기를 투하하는 방법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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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카 바이러스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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