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다리' 되어줬더니… 곡성의 환호

    입력 : 2016.12.30 03:02 | 수정 : 2016.12.30 08:11

    [두메산골에 맞춘 교통서비스… 정부, 최우수기관 선정]

    - 1000원 버스
    최대 4100원 버스비 확 낮춰
    - 효도택시 부르릉
    외딴 마을위해 1200원 택시 도입
    - 몸낮춘 콜택시
    장애인·임신부에겐 60% 할인

    전남 곡성(谷城)군은 전체 면적(약 547㎢) 중 산지 비율이 72%나 된다. 지난 5월 개봉한 영화 '곡성(哭聲)'으로 유명세를 타기 전까지는 '물 맑은 섬진강' 정도가 자랑거리였던 오지(奧地)다.

    대중교통 사정도 열악했다. 작년까지 곡성군 죽곡면 신풍마을 주민들은 마을에서 20여㎞ 떨어진 읍내 시장이나 병원에 다녀오려면 왕복 버스비 8200원을 내야 했다. 거리요금제에 따른 액수(편도 1200~4100원)였다. 하지만 올해 들어선 버스비 걱정이 사라졌다. 군(郡)이 거리에 상관없이 편도 1000원으로 요금을 고정하고, 버스 회사 측이 입는 손실을 보전해줬기 때문이다. 관광객 등 외지인에게도 1000원 단일 요금제를 적용했다. 덕분에 올해 곡성 주민과 관광객 등 83만명이 혜택을 누렸다. 군 측이 들인 예산은 2억1400만원이었다.

    29일 오후 전남 곡성군 옥과 시외버스터미널에서‘1000원 버스’에 탄 승객들이 웃고 있다.
    29일 오후 전남 곡성군 옥과 시외버스터미널에서‘1000원 버스’에 탄 승객들이 웃고 있다. 작년까지는 거리 요금제로 편도 4100원까지 내야 하는 주민이 있었지만 군(郡)이 올해부터 버스 요금을 1000원으로 고정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김영근 기자
    곡성군은 작년 1월 '효도 택시'라는 새로운 교통 복지 제도를 시작했다. 이전까지 버스조차 들어오지 않는 외딴 마을에선 콜택시를 이동 수단으로 삼아야 했다. 왕복 3만5000원 정도가 들기도 했다. 그런데 군이 효도 택시를 시행하면서 거리에 따라 요금(편도 100원·1200원)이 뚝 떨어졌다. 이 프로그램은 버스도 들어가지 않는 마을 32곳에서 2년째 시행 중이다. 주민 1165명이 대상이다. 군이 주민 수에 비례해 마을마다 매달 이용권을 나눠 준다. 택시 이용권 사용률은 작년 97%(1만1742장 중 1만1411장), 올해는 지난 27일 현재 94%(1만4316장 중 1만3445장)에 이른다. 이용권 한 장으로 최대 4명까지 택시를 탈 수 있다고 한다. 군이 예산으로 택시 회사 측에 보전해준 손실 보상금이 작년 1억2000만원, 올해 1억8000만원이었다. 심문섭(67) 금계마을 이장은 "이용권이 있으니 정말 택시가 효자 노릇을 한다"고 말했다. 강신성 군 민원과 교통팀장은 "주민 요구에 따라 앞으로 이용권을 더 많이 배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군은 이미 2014년에 '교통 약자' 콜택시 요금을 60% 내린 바 있다. 기본요금은 종전 1750원에서 700원, 주행 요금은 80원에서 32원으로 낮춰 장애인(1·2등급), 65세 이상 노인 중 거동이 불편한 사람, 임신부 등을 배려했다.

    이 같은 곡성의 세 가지 '농촌 맞춤형' 교통 복지 운영은 정부의 인정도 받았다. 지난 27일 행정자치부가 발표한 '2016년 정부 3.0 추진 실적 평가'에서 최우수 기관에 선정된 것이다. 정부 3.0은 국민 개개인에 대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노력에 역점을 둔 정부 운영의 패러다임이다. 곡성군은 인센티브 형식의 정부 특별교부세 4억원도 타게 됐다.

    최철호 군 기획실 주무관은 "당초 '선별적 복지'에서 시작했던 교통 복지 프로그램이 이젠 주민 3만명 대부분이 혜택을 입는 '보편적 복지'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유근기 곡성군수는 "비용 부담 없이 대중교통 편을 활발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되면서 읍내를 찾는 주민과 관광객이 많아졌다. 지역 전체가 활기를 띠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 정보]
    전남 곡성은 어디?
    이전 기사 다음 기사
    기사 목록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