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항모(航母) 굴기(崛起)'와 '스텔스 굴기'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첨단 군비로 무장해 동아시아와 서태평양 지역에선 미군에 밀리지 않는 전력(戰力)을 조기에 구축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중국이 조만간 두 번째 항공모함을 진수할 예정이며, 작년 3월부터 세 번째 항모도 건조 중이라고 중국 관영 매체들이 27일 보도했다. 미국의 스텔스 전투기 F-35를 겨냥해 독자적으로 개발 중인 스텔스 전투기 FC-31 호크가 시험 비행에 성공한 사실도 공개했다.

현재 중국은 첫 항모인 랴오닝(遼寧)함 전단을 본격 가동하며 서해→동중국해→남중국해 일대를 휘젓고 있다. 대중(對中) 공세를 예고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다음 달 20일)을 앞두고 '군사 굴기' 의지를 대놓고 드러내고 있는 셈이다.

중국이 랴오닝성 다롄(大連)에서 두 번째 항모이자 첫 번째 중국산 항모를 건조하고 있다(왼쪽 사진). 중국은 조만간 이 항모를 진수할 예정이다. 오른쪽 사진은 중국이 미국 스텔스기 F-35를 겨냥해 독자 개발 중인 스텔스 전투기 ‘FC-31 호크’의 모습.

[스텔스 전투기란?]

중국 참고소식망과 신랑망 등에 따르면 중국 국방대학 전략연구소장을 지낸 진이난(金一南) 소장은 최근 한 강연에서 "현재 다롄(大連)에서 건조 중인 중국의 두 번째 항모이자 첫 번째 국산 항모가 곧 진수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두 번째 중국산 항모 겸 세 번째 항모도 2015년 3월 상하이(上海) 장난(江南)조선소에서 건조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중국군 관계자가 세 번째 항모 건조 사실을 확인한 것은 처음이다. 중국 첫 항모인 랴오닝함은 우크라이나의 중고 항모를 개조한 것이다.

참고소식망은 "세 번째 항모는 랴오닝함이나 이를 모방한 두 번째 항모와 달리 기본 설계부터 건조까지 모든 과정을 중국의 독자 기술로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랑망은 "중국의 세 번째 항모는 사출(射出) 이륙 시스템 등 랴오닝함이 갖추지 못한 첨단 시스템을 장착할 것"이라고 했다. 사출 이륙 시스템은 갑판에서 함재기가 이륙할 때 압축 공기 등으로 기체를 밀어 가속하는 설비다. 미국 항모(10여 척)는 기본적으로 이 기술이 적용됐다.

군사 전문가들은 2020년쯤이면 중국 항모전단이 본격적인 전투 능력을 갖출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은 2025년까지 남·북·동해 함대가 각 2척씩 총 6척의 항모를 보유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참고소식망은 "2~3년 내 세 번째 항모까지 진수되면 중국은 막강한 해군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며 "1995~1996년 대만 해협 위기 때 미국이 보낸 2척의 항모에 주눅 들었던 중국이 이제 연안 해군을 탈피해 대양 해군으로 빠르게 발돋움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중국은 경제력에 비해 군사력이 떨어져 미국에 한참 못 미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은 "중국은 '아시아 패권국'의 지위부터 다지려고 한다"며 "이를 위해선 항모·스텔스기 등 해·공군력 현대화가 필수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는 앞서 지난 26일 "미국의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 F-35를 겨냥해 개발 중인 FC-31 호크 전투기가 지난 23일 중국 선양(瀋陽) 기지에서 처음으로 시험 비행에 성공했다"고 전했다. 쌍발 엔진인 FC-31 호크는 2014년 주하이(珠海) 에어쇼에서 첫선을 보인 중국 5세대 전투기 젠(殲)-31의 개량형이자 수출형으로 개발한 전투기다. 반면 올해 주하이 에어쇼에 등장했던 젠-20은 자국용 스텔스기다. F-22와 F-35 두 기종을 개발, F-35를 한국과 일본 같은 동맹국들에게 판매하는 미국 모델을 본뜬 것이다. FC-31 호크는 특히 대당 가격이 미국 F-35의 절반인 7000만달러에 불과하다고 차이나데일리는 주장했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미국이 주도하는 스텔스 전투기 시장에 도전장을 내겠다는 것이다.

중국은 미국의 스텔스 전투기를 추적하는 레이더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중국 펑파이(澎湃)신문은 27일 "중국 국방과기공업국(우리의 방위사업청)이 올해의 10대 국방 과학 기술로 중국이 독자 개발한 스텔스 전투기 추적용 레이더 YLC-8B와 JY-27A를 선정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