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北동포, 모란봉클럽 같은 탈북민 프로 100% 시청"

    입력 : 2016.12.28 03:04

    "한국 드라마 많이 봐 말투도 변해… 북한서도 '자기야' '오빠야' 한다
    탈북민 출신 기자가 쓴 기사보고 눈물 흘려… 한국행 결정에 영향"

    태영호 전 주영(駐英) 북한 대사관 공사는 북한 외교관이나 당 관료 등 주요 인사들, 해외 거주민들은 한국 뉴스와 방송을 주의 깊게 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해외에 나가 있는 북한 동포들은 (TV조선의) '모란봉클럽', (채널A의) '이만갑' 등 탈북민이 한국 가서 활동하는 프로그램들은 100% 다 본다"면서 "그들이 가서 어떻게 사는가를 궁금해한다"고 말했다. 이는 모두 탈북민들이 출연해 자신이 북한에 살 때와 귀순 후 생활 등을 얘기하는 종편 프로그램들이다. 태 전 공사는 또 한국 정착 이후에는 탈북 여성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MBC 주말드라마 '불어라 미풍아'를 즐겨 본다면서 "우리 가족의 지난날을 보는 것 같았다"고도 했다.

    그는 "북한 사람치고 한국 영화·드라마 못 본 사람은 내가 아는 사람 중 없다"며 "나는 역사물을 좋아한다. '불멸의 이순신' '육룡이 나르샤' 등을 좋아한다. 일반 주민들 사이에서 2000년대 초에 '겨울연가' '가을동화' '풀하우스' 등이 상당히 돌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에서는 한국 영화와 드라마를 많이 봐서 말투도 변했다"며 "연애할 때 말투인 '자기야, 오빠야' '할 거야?' 등 북한에 전혀 없던 표현들을 쓴다"고 했다. 그는 "북한 내에서 한국 드라마를 차단하려는 단속 조치가 있지만 제대로 막지 못하고 있다"며 "북한이 주민 통제 못 하는 게 마약과 '한드(한국 드라마)'"라고도 했다.

    태 전 공사는 "북한 외교관들이 아침에 나가서 한국의 주요 언론에 보도된 북한 뉴스들을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모두 본다"고도 했다. 그는 "제일 먼저 컴퓨터에서 열어보는 게 연합뉴스의 북한란"이라며 "대외 접촉 사전 준비를 위해 적들이 우리를 어떻게 보는지가 뉴스에 다 나온다"고 했다. 그는 이날 탈북민 출신인 동아일보 주성하 기자 실명을 거론하면서 그가 자신의 한국행 결정에 큰 영향을 끼쳤다는 점도 소개했다. 그는 "주 기자가 인터넷에 발표한 기사를 보고 눈물 흘린 것이 한두 번이 아니다"며 "이 기자가 한국에서 노력해서 그야말로 알려진 분이 됐는데, 우리도 한국에 가서 노력하면 잘살 수 있다고 생각하고 한국에 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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