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전 공사와 출입기자간 일문일답 요지

    입력 : 2016.12.27 17:23

    태영호 전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와 통일부 출입기자 간 일문일답 요지.

    보통 해외 나가 있는 간부들이 탈북 우려 때문에 자녀 하나는 인질처럼 평양에 두는 걸로 안다. 태 공사는 자녀분들 다 데리고 왔다. 예외 적용 받은건가?
    = 방금 언급하신 것처럼 김정은 정권은 부모 자식간의 숭고한 사랑마저 악용해 해외 나가 있는 상주 가족들의 자식 중 하나는 인질로 잡는다. 그러나 저는 천만다행으로 이번에 제 자식들을 다 데리고 한국에 올 수 있었다. 제가 어떤 경로로 제 자식 한국에 데려올 수 있었는지 문제는 현재 북한에 계시는 여러 분들의 생명과 관련된 문제여서 구체적으로 밝히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모두발언 중에 ‘2017년 말까지 핵개발 완료한다’는 대목 추가 설명 부탁한다.
    = 올해 7차 당대회 이후 김정은은 핵개발을 가장 빠른 시일 안으로 완성할 것을 당 정책으로 규정했다. 한국에서 대통령 선거가 진행되고 미국에서 대통령 선거가 있은 후 정권 인수 과정이 진행되는 2016년부터 2017년 말까지를 가장 적기로 본다. 이 기간 정치적 국내 일정 때문에 미국과 한국이 북한에 핵개발을 중지할 수 있는 어떤 물리적이고 군사적 조치를 취하지 못한다는 계산이 깔린 것이다. 북한은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단점이 있다고 본다. 하나는 미국이나 한국에서 보수나 진보나 집권하면 새 정권은 반드시 북한과 그 어떤 새로운 정책을 시도할 것이고, 두 번째로는 정권이 바뀌면 사람도 바뀐다는 타산이 깔려 있다. 이럴 때 북한은 빨리 핵개발을 완성해서 새로 집권한 미국 정부와 한국 정부는 바로 북한이 도달한 핵보유국 지위에서 새로운 대화 시작한다는 것이다.

    국회 정보위에서 설명할 때 ‘7차 핵실험 공문을 외무성 명의로 받았다’고 했는데.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제가 언급했다는 공문 문제는 제 의도와 다르게 보도됐다. 북한은 해외 공관들에 언제 핵실험 한다고 공문 보내지 않는다. 단 제가 국회 정보위에 나가서 현재 북한이 핵개발과 관련해 정책적 측면을 제가 얘기했다. 그 어떤 경우에도 언제 핵실험 한다는 구체적인 핵실험 시기나 장소, 구체적 국가 비밀에 속하는 걸 공문으로 보내지 않는다. 제가 당 정책적으로 채택하는 문제를 설명했을 뿐이다.

    한국에 도착하신 시기가 언제고 어떤 경로로 오셨는지. 그리고 빨치산 1세대 태병렬의 아들이란 설은 맞나?
    =제가 여름에 한국에 와서 지금 첫 겨울을 맞이하고 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저의 가족 이야기인데 저는 성이 태가이지만 북한군 대장 태병렬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처 오혜선은 오백룡 가문인 건 맞습니다. 이 자리에서 아내 가족이 북한에 있는데 구체적으로 내부를 말하는 건 부적절하다.

    탈북자가 한국에서 간담회를 하는 게 이례적이다. 공개활동 적극적으로 한 이유는?
    = 한국에 도착한 순간부터 김정은 정권을 붕괴시키고 우리 민족을 다가오는 핵참화에서 구원하겠다는 생각으로 온 첫순간부터 공개활동 하기로 마음 먹었다. 물론 북에 두고 온 저의 가족들과 저 때문에 피해 입을 동료들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그러나 제가 방구석에 앉아서 눈물이나 흘리고 가슴이나 쥐어뜯는다고 해서 달라질 것은 없다.

    망명지로 미국은 생각 안 해봤나?
    =저는 나라를 빨리 통일하기 위해서는 북한과 제일 가까운 곳에 있고 말이 통하는 대한민국에서 통일 위한 투쟁 벌이는 것이 지름길이라고 생각했다.

    ‘김정은 하나만 어떻게 되면 체제 무너진다’고 하는 이유는?
    = 70년 동안 공포정치와 처형으로 유지되는 사회는 미래가 없다고 본다. 북한은 세상 유례 찾아볼 수 없는 계끕 투쟁에 기초한, 공산주의 이념에 더해 이전 조선시대 때의 말하자면 지도자에게 충과 효를 강조하는 선비에 기초해 존재하던 사회다. 그러나 지금 김정은 시대에 와서 북한은 지금까지 유지하던 명분과 정체성을 잃었다. 지금 김정은 집권 5년이 되는 현재까지 북한 주민들에게 자기가 집권하게 된 명분과 정체성을 명백히 밝히지 못하고 있다.

    북한의 고위 엘리트들도 지금 과거와 같은 김씨 일가의 공동체 의식이 없어졌다는 뜻인가.
    =그렇다.

    남한 대북정책에 대해 평가한다면
    =제가 한국에 와서 보면 대북 전문가들 사이에서 현 대북 정책에 대해서 상당히 논쟁이 많은 것을 봤다. 대북 정책을 계속 지금의 그런 제재 정책을 계속해야 얻을 것이 뭐냐, 핵질주로 가지 않느냐 그래서 북한의 대북 정책을 바꿔야 한다 이런 주장도 있었고, 일부 분들은 지금 대북 정책을 계속 강경모드로 유지해서 김정은 정권을 위기와 고립으로 몰아가야 한다 등등 여러 의견이 있는 걸 봤다. 저는 현재 김정은의 핵개발 정책을 포기시키느냐 마느냐 하는 문제는 어떤 인센티브의 질과 양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김정은 정권=핵무기’라고 보면 된다. 김정은이 있는 한 핵무기 포기하지 않는다. 1조, 10조달러를 줘도 포기 안 한다.

    ‘2017년 핵개발 완성’ 시간표를 말했는데 현재 핵개발 상태가 어느 정도까지 왔다고 보시나.
    = 저는 핵전문가가 아니어서 지금 현재 북한의 핵개발 수준이 정확히 얼마인가는 잘 모른다. 북한에선 체제 특성상 외무상이나 그보다 더 높은 분들도 북한 핵개발 수준을 절대 모른다.

    외국 생활 많이 하시면서 북한 체제의 허상을 누구보다 많이 느끼셨을 것을 텐데.
    = 북한에서 일반 주민들은 물론이고 저 같은 엘리트층도 기회주의적으로 살고 있으며 저도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수 있다고 말했다. 낮에는 김정은 만세 외치고 저녁에는 이불 쓰고 한국 영화 본다고 했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저도 역시 북한 정권에 몸 담그고 있을 때 겉으로나마 김정은 만세를 외치지 않을 수 없었고 그런 기회주의적 삶을 살았던 것을 부끄럽게 생각한다.

    중국이 유엔 안보리에서 대북제재 동참하는 상황에서 북한은 중국을 어떻게 보는지, 두 번째로는 김정은 정권이 오바마의 전략적 인내를 어떻게 생각했는지 궁금하다.
    = 겉보기에는 북한이 중국을 대함에 있어 상당히 자주적인 것처럼 보이는 건 사실이다. 중국의 약점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이라는 동생이 중국이란 형 앞에서 배짱 부려도 중국은 북한을 어쩌지 못할 것이다. 중국은 북한을 동북아 이익을 고수하는 완충지대로 간주하고 있다. 그래서 북한이 어떤 일을 해도 중국은 하자는 대로 끌릴 수밖에 없다. 중국이 결심만 한다면 북한 정권을 끝내는 건 일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북한은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를 북한의 핵개발을 다그칠 수 있는 면죄부로 지금까지 간주해왔다.

    북한의 경제 체제와 의사결정 구조는?
    = 북한이란 사회는 수령의 신격화에 기초해서 움직이고 있는 사회다. 노동당이 수요와 공급에 의해 좌우되는 정책 만든다면 북한 사회에서 김정은의 위치가 어딨겠나. 바로 이 문제 때문에 아직도 북한은 현실에도 맞지 않는 사회주의 계획경제를 하고 있다. 제가 한국에 와서 제일 많이 당한 질문이 북한이 의사결정에서 가장 핵심기구, 컨트롤 타워는 어딘가 하는 것이다. 도대체 조직부가 통제하나 국방위인지, 달라진 국무위인지 궁금할 것이다. 북한에서는 김정은은 신이자 수령이고 그 밑에 정책 집행하는 정책 부서들이 종속관계로 집중돼있다. 중간에서 현실에 부합하지 않으면 보고하고 조정하는 기능은 북한 사회에 없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효과를 체감했나.
    = 현재 대북제재로 인해 김정은 정권이 상당한 위기에 몰렸다. 절대로 경제적인 형편이나 경제적 숫자를 가지고 북한의 대북제재 효과성 여부 판단하면 안 된다. 대북제재 효과를 판단할 때는 두 가지 하나는 대북 제재를 통해서 현재 북한 주민들이 심리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가, 대북 제재가 김정은이 추진하는 경제전반을 파탄으로 몰고 가는가 봐야 한다. 지금 북한과 북한 외교 전반을 가장 심각하게 위축시키는 것이 인권문제다. 전세계가 북한 핵 반대하는 것 같아도 많은 나라가 내심 과연 북한이 어떻게 핵개발하고 보유국이 됐나 우리도 혹시 북한의 길을 모방할 수 없나 하고 북한 외교관들에게 물어본다. 그러나 인권 관련해서 북한 지지하거나 북한 입장에 동조하는 나라는 하나도 없다. 인권 관련해서 논쟁 벌일수록 북한은 수세에 빠진다. 여러분들이 아시는지 모르지만 올해 3월 제네바 인권이사회에서 북한은 처음으로 공식 표 대결을 포기했다. 이는 한국 정부가 지금까지 추진한 대 북한 인권 공세의 커다란 승리다. 그러나 유엔 결의안에서 김정은을 국제형사재판 넘긴다고 이름 찍지 못한 건 매우 아쉬운 문제다. 김정은이 재판에 끌려간다? 이것은 곧 김정은이 범죄자란 걸 의미하며 정권에 미래가 없다는 걸 북한 내부에 직설로 알려준다. 그래서 북한은 김정은이란 이 세글자가 유엔 결의 들어가는 걸 막기 위해 총력 기울인다.

    북한 주민들은 한국을 어떻게 접하나.
    = 북한 외교관들이 아침에 나가면 제일 먼저 컴퓨터 가서 열어보는 게 연합뉴스다. 북한 외교관들은 출근하면 컴퓨터 열고 연합뉴스에서 북한란을 다 본다. 이제 오늘 아마 언제쯤 유튜브나 뜰지 모르지만 북한 외교관들과 해외 나가는 사람은 오늘 태영호 저놈이 한국서 뭐라고 하나 다 본다. 제가 한국으로 오기로 결심하는데 도움을 준 게 이미 먼저 한국에 와서 활동하고 계시는 탈북민들이 저에게 정말 큰 도움이 됐다. 예를 들면 계속 언론에 나오는 전략연구원 고영환 부원장님이나 강철환씨 등 글은 북한 사람은 100% 본다. 한국 티비에서 나오는 (TV조선)모란봉클럽, 몰랐수다 북한수다, 여기와서 탈북민들이 활동하는 건 100% 본다. 가서 어떻게 사는가. 한국에서 탈북민의 생활 그린 영화나 드라마 같은 건 북한에서 1순위다. (MBC 드라마)불어라 미풍아 이런건 지금 모든 사람들이 본다.

    유엔 결의안에 김정은 ICC 제소가 들어간다면 얼마나 북한에 소문이 퍼질 수 있는지.
    =북한 사회는 외부로부터 정보 유입이 차단된 조건에서만 존재 가능한 사회다. 만일 어느 순간에 북한 외부정보가 유입되는 날 북한은 스스로 물먹은 담벼락처럼 허물어진다. 그래서 북한은 어떻게 하면 외부 유입을 차단할까 별의별 조치를 취하고 있다.

    오자마자 최순실 사태를 봤다. 어떻게 느꼈나.
    = 한국에서 보면 티비 보면 당장 나라 끝날 것 같다. 대통령 하야하라 탄핵하라, 주말에 촛불집회하고. 그런데도 한국 사회는 모든 사람들이 평온하게 지내고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사회 가동된다. 세계적으로 100만명이 집회 모였다가 흩어질 때 한명도 경찰에 연행자가 없고 몰라서 그런데 시위 참가자들이 시위장 다 청소하고 딱지 뜯는 거 보고 대단히 감명 받았다. 저는 한국 사태가 가슴 아픈 일이지만 다른 한편 지금 한국이 세계 민주화 과정을 새로운 단계로 선두에 서서 끌고 나가고 있지 않나, 민주화 선두주자로 바뀌는 과정이지 않나 그렇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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