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전 공사 "北 낮에는 '김정은 만세', 저녁엔 이불쓰고 한국 영화"

    입력 : 2016.12.27 16:33 | 수정 : 2016.12.27 17:48

    태영호 전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가 27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마친 후 만세를 외치고 있다./뉴시스

    태영호 전 주영 북한 대사관 공사는 27일 기자 간담회에서 북한 주민의 실상에 대해, “낮에는 김정은 만세를 외치지만 저녁에는 이불 쓰고 한국 영화를 보는 게 현실”이라며 “일반 주민은 물론 저 같은 엘리트층도 기회주의적으로 살고 있다. 그렇게 살아온 것을 부끄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태 전 공사는 북한 주민들은 외부 정보로부터 철저히 통제돼 있지만, 외교관이나 당 관료 등 주요 인사들은 한국 뉴스를 면밀히 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북한 외교관들이 아침에 나가서 제일 먼저 컴퓨터에서 열어보는 게 연합뉴스(통신)다. 오늘도 유튜브 등으로 태영호 저 놈이 한국서 뭐라고 하나 다 볼 것”이라고 했다. 또 “주민들도 (채널A)이만갑이나 (TV조선의)모란봉클럽 등 여기 와서 탈북민이 활동하는 것은 다 본다. 가서 어떻게 사는가 궁금한 것”이라고 했다.

    태 전 공사는 “만일 어느 순간에 북한에 외부 정보가 유입되는 날 북한은 스스로 물먹은 담벽처럼 무너질 것”이라며 “북한 주민 여러분, 쭈뼛거리지 말고 김정은에 반대해 들고 일어나십시오. 해외에서 고생하는 주민 여러분, 여러분 손에 탈북 면허증이 쥐어진 순간을 놓치지 말고 어서 빨리 대한민국으로 오십시오”라고 했다.

    태 전 공사는 “북한은 고위 엘리트들은 지금 김씨 일가와의 공동체 의식이 없어졌다”고 했다. 그는 “북한은 초기엔 지도자에게 충과 효를 강조하는 선비정신에 기초해 존재하던 사회였으나 김정은 대에 들어와 그 명분과 정체성을 잃었다”며 “김정은 집권 5년이 되는 지금까지 주민들에게 자신이 집권하게 된 명분과 정체성을 명백히 밝히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최순실 국정농단과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지켜본 소감을 묻자, “가슴 아픈 일이지만 다른 한편으론 지금 한국이 세계의 민주화 과정을 새로운 단계로 선두에 서서 끌고 나가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며 “촛불집회 등으로 나라가 끝날 것 같다가도 다시 사회가 가동되는 것을 보고, 시스템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기자들 앞에서 “통일된 대한민국 만세!”라며 손을 들어 외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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