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미만 신혼부부 35%가 애 안낳아

조선일보
  • 최종석 기자
    입력 2016.12.27 03:03

    [맞벌이 신혼부부, 연봉 높을수록 아이 안 갖는다]

    "돈 벌어야 하고, 내 꿈도 소중"

    결혼 5년 미만 신혼부부의 출산 자녀 수
    2년 전 결혼한 동갑내기 A(여·33)씨 부부는 주말부부다. 공기업 사내 커플이지만 남편이 부산으로 발령이 나면서 주말부부가 됐다. 주말에만 경기도 용인 신혼집에 모이는데, 아직 아기가 없다. A씨는 "바쁘게 살다 보니 아기가 안 생긴다. 맞벌이를 그만두고 싶지만 아파트 대출금 때문에 어쩔 수가 없다"고 했다.

    결혼 5년 차 B씨 부부. 대기업 과장인 남편(37)과 벤처기업 사장인 아내(31)의 연 수입은 합쳐서 1억2000만원 정도 된다. 그런데 아직 자녀가 없다. 아내 B씨는 "어떻게 기를지 막막할 뿐만 아니라 지금은 일단 내 꿈이 더 소중하다. 남편도 같은 생각"이라고 했다.

    A씨, B씨 부부가 특수한 경우라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다. 결혼한 지 5년 이내 대한민국 신혼부부 세 쌍 중 한 쌍은 A씨, B씨 부부처럼 아직 아이가 없다.

    통계청이 작년 11월 1일 기준으로, 결혼한 지 5년이 되지 않은 신혼부부(초혼) 117만9006쌍을 조사한 결과, 자녀가 없는 부부가 41만9113쌍(35.5%)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이런 전수 조사 결과를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통계청 은희훈 통계데이터허브국 행정통계과장은 "저출산 시대 기초 자료를 만들기 위해 조사를 했는데 상황이 이렇게 심각할 줄은 몰랐다"고 했다.

    신혼부부의 소득 수준별 자녀 없는 비율
    조사 대상 신혼부부가 낳은 자녀는 평균 0.82명으로 지난해 전체 출산율(1.24명)보다 훨씬 적었다. 전체 출산율은 임신이 가능한 만 15~49세 여성이 낳은 평균 자녀 수를 말한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신혼부부 10쌍 중 4쌍(42.9%)이 맞벌이를 하고 있고 절반 이상(57.4%)이 내 집을 장만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부지만 경제적 이유 등으로 같이 살지 않는 경우도 13.7%에 달했다. 최근 결혼한 부부일수록 따로 사는 비율이 높아, 결혼 1년 차 부부의 경우 19.2%가 주말부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은 과장은 "자녀를 낳기 어려운 환경에 놓인 신혼부부들이 많은 것"이라며 "최근 정부와 공공기관, 공기업 등이 지방으로 이전하면서 주말부부가 더 늘었다"고 했다.

    신혼부부가 아이를 갖느냐는 맞벌이 여부, 주택 보유 여부에 의해 크게 좌우됐다. 조사 대상 부부 중 외벌이 부부의 경우 70.1%가 아이를 낳은 반면, 맞벌이 부부는 10쌍 중 6쌍도 안 됐다(57.9%). 평균 자녀 수도 0.72명으로 외벌이(0.90명)보다 적었다. 또 무주택 부부일수록 출산에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내 집을 가진 부부의 68.4%가 출산을 한 반면 내 집이 없는 경우는 61.5%만 자녀를 낳았다.r>
    특히 눈길을 끄는 점은 맞벌이 부부의 경우 수입이 많을수록 자녀를 갖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부부 연 수입이 3000만~5000만원인 경우 자녀가 없는 비율은 32.1%였지만 1억원 이상 부부는 45.4%가 자녀가 없었다. 통계청은 "전문직 맞벌이 부부는 자녀를 갖기도 어렵고 맞벌이를 포기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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