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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우면 집밥… 가정 간편식, 어느새 2兆 시장

    입력 : 2016.12.25 23:45

    [음성군 신세계푸드 공장 가보니]

    1인 가구 증가·고령화로 급성장, 기술 개발로 맛·품질 거부감 줄어
    유통업체들 신제품 경쟁 치열… 미니 오븐 등 관련 상품도 인기

    지난 15일 충북 음성군 원남면 신세계푸드 공장. 엘리베이터를 타고 건물 3층 작업장으로 올라가자 무게 1t짜리 가마솥에 육개장이 펄펄 끓고 있었다. 바로 옆 솥에선 직원들이 큼지막하게 썬 애호박 한 상자를 된장찌개에 들이부었다. 계단을 타고 내려간 2층에선 음식 재료 가공 작업이 한창이었다. 돼지고기를 기계에 넣고 버튼을 누르자 몇 분 만에 불고깃감 수백 인분 분량이 작업대에 쌓였고, 몇 걸음 더 옮기자 이번엔 떡갈비와 너비아니가 컨베이어 벨트를 통과하며 '치익' 하고 익어갔다. 층마다 수십 종에 달하는 음식이 동시에 제조되는 모습이 마치 '음식 제조 백화점'을 보는 듯했다. 박명교 신세계푸드 생산관리장은 "우리 공장은 가정 간편식(HMR) 전문 공장으로, 여러 가지 음식을 소량 제조하는 특성 때문에 작업장이 촘촘히 설계돼 있다"라며 "이곳에서 하루 동안 300종에 달하는 음식을 동시에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충북 음성의 신세계푸드 가정 간편식 공장에서 불고기용으로 양념을 한 돼지고기를 직원들이 나눠 담고 있다. 2009년 7100억원이었던 국내 가정 간편식 시장 규모는 올해 처음으로 2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지난 15일 충북 음성의 신세계푸드 가정 간편식 공장에서 불고기용으로 양념을 한 돼지고기를 직원들이 나눠 담고 있다. 2009년 7100억원이었던 국내 가정 간편식 시장 규모는 올해 처음으로 2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이마트
    2조원 바라보는 가정 간편식 시장

    1인 가구, 고령화가 확산되면서 '가정 간편식' 시장이 커지고 있다. 가정 간편식은 어느 정도 조리가 돼 있는 포장 상품으로 집에서 데우거나 간단한 조리 과정을 거쳐 집밥처럼 먹을 수 있는 식품이다. 한국 농식품유통교육원에 따르면 2009년 7100억원이었던 국내 가정 간편식 시장 규모는 올해 2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가정 간편식은 애초 국·탕류 가공 기술 부족과 제품에 대한 거부감 등으로 큰 인기를 끌지 못했지만, 이를 신(新)성장 동력으로 본 유통 업체들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만족도)'와 아이디어를 앞세운 제품을 잇따라 출시하면서 급성장하고 있다. 대형 마트 가운데 가정 간편식 원조(元祖)는 이마트다. 이마트는 2013년 가정 간편식 브랜드 피코크(Peacock)를 통해 찌개·구이류 200여 종을 선보였고, 3년 만인 올해 가짓수를 1000종으로 확대했다. 진출 초기 마트에 입점한 협력사들에 의존하던 것에서 최근엔 전국 맛집과 제휴해 '순희네 빈대떡' '홍대 초마짬뽕' 등 외식으로만 가능했던 메뉴들을 가정으로 가져오며 영역을 키우고 있다. 그 결과 올해 상반기 이마트 피코크 매출은 780억원으로, 같은 기간 쌀 매출(670억원)을 넘어섰다. 대형 마트 가운데 홈플러스는 '싱글즈 프라이드', 롯데마트는 '요리하다'라는 브랜드로 가정 간편식 시장에 뛰어들었다.

    국내 가정 간편식 시장 규모 그래프

    식음료 기업들도 가정 간편식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CJ프레시웨이는 지난달 조미 식품 전문 회사인 송림푸드를 인수해 가정 간편식 매출을 키울 예정이고, 오뚜기는 이달 초 오삼불고기덮밥, 춘천닭갈비덮밥 등 덮밥류 가정 간편식 6종을 선보였다. 불황으로 회식 문화가 줄고 가정에서 가볍게 한잔하는 '혼술족'이 늘면서 안주류 가정 간편식 시장에 진출한 곳도 있다. 동원F&B는 지난달 국내에 처음으로 골뱅이, 꽁치 등을 양념한 '동원 포차' 시리즈로 간편 안주 시장 공략에 나섰다.

    미니 오븐 등 관련 상품 매출도 껑충

    가정 간편식의 인기는 가전 시장에도 반영된다. 대형 오븐이나 가스레인지 판매량은 주는 반면, 간편하게 소포장 제품을 데워 먹을 수 있는 전자레인지와 미니 오븐 판매량이 느는 것이다. 온라인 쇼핑몰 G마켓에선 지난 1월부터 11월까지 전자레인지 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 늘었다. 이마트에선 지난 상반기에만 4만원대 미니 오븐 8500개가 팔려나가며 소형 가전 중 매출 1위를 기록했다. 향후 가정 간편식 시장의 전망도 밝다는 게 상당수 전문가의 의견이다. 이두영 닐슨코리아 소매유통조사본부 이사는 "가정 간편식은 성장 포화에 시달리는 우리 유통 업계의 수익성 향상을 위한 주요 전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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