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만요!] 고속철 수요 예측 실패… 미어터지는 광주송정역사

    입력 : 2016.12.26 03:04

    권경안 기자
    권경안 기자
    지난 9일 개통한 수서발 SRT 고속철도를 타고 광주에서 서울에 다녀온 정모(52)씨는 "송정역이 너무 북새통이었다"면서 "왜 역사(驛舍)를 이렇게 비좁게 만들어 사람들을 불쾌하게 만드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실제 송정역엔 대합실에서 고객들이 앉아서 열차를 기다릴 수 있는 자리나 화장실, 주차장 등 편의공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이곳을 이용하는 시민 중 불만을 드러내지 않는 이를 찾기 어려울 정도이다.

    광주송정역은 지난해 2월 들어섰다. 호남권의 중심역이자 광주의 관문답게 현재 이곳의 하루 평균 이용객은 2만명을 넘는다. 주말엔 2만3000명에 이른다. SRT 고속철도 개통 이후 새 이용객이 하루 평균 6000~9000명가량 늘어난 셈이다. 기존 KTX의 하루 운행 편수는 48편이었는데, SRT 40편이 더해져 하루 총 88편이 됐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증가하는 수요에 대비하기 위해 이달 들어 역무원 사무실을 대합실(398㎡)로 넓혔다. 하지만 현 역사의 연면적 4699㎡는 몰려드는 이용객을 감당하기엔 너무 좁은 실정이다. 하루 이용객 수가 1만4000명 수준인 울산역의 연면적(8579㎡)과 비교해도 절반 남짓에 불과하다. 하루 평균 이용객 수가 5000명 정도인 신경주역(1만7808㎡)에 비해서는 4분의 1 수준이다. 당초 국토부와 한국철도시설공단은 광주송정역의 하루 평균 예상 이용객 수를 1만2876명으로 예상하고 설계했다. 그러나 채 2년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송정역사는 국내 고속철이 지나는 역 중 가장 비좁고 혼잡한 곳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국토부는 광주송정역의 수요 예측에 실패했을 뿐 아니라, 이용객 수가 비슷하거나 적은 다른 역사들에 비해서도 작게 지었다. 광주에 인접한 나주공동혁신도시라는 잠재적 수요 확대 요인은 고려조차 하지 않았다. 광주시는 지난해부터 꾸준히 국토부와 한국철도시설공단에 증축을 요구해 왔으나, 반영되지 않고 있다. 광주시민들은 이구동성(異口同聲)으로 "땜질식으로 시설을 확충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며 불만을 털어놓고 있다. 민간기업이 참여하는 송정역복합환승센터 건립 문제도 수년째 지지부진하다. 이제부터라도 정확하게 수요 파악을 다시 하고, 그에 맞게 역사를 증축하는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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