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전 박근혜 의원과 최순실 녹음 파일 공개...최씨가 중간에 대화 끊고 명령조로 말하기도

    입력 : 2016.12.23 15:48 | 수정 : 2016.12.23 15:49

    17년 전, 당시 초선 의원이던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씨와 주고 받은 대화의 녹음 파일이 공개됐다. 30분 간의 대화에서 최씨는 박 대통령에게 “의원님”이라며 존칭을 썼지만, 명령조로 말하거나 대화를 끊기도 하고 실무자들에게 반말로 지시를 내리는 등 대화를 주도하는 것처럼 들린다.

    “1999년 6월쯤 녹음된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씨의 30분 분량 녹음 파일을 입수했다”며 채널A가 23일 녹음 파일의 일부를 공개했다. 박 대통령이 최씨, 그리고 남성 두 명과 함께 박정희 기념관 건립 추진위원회 구성 문제 등을 의논하는 내용이다.

    최씨는 박 대통령에게 “이게 여론이 불거지기 전에 의원님이 확실하게 결정을 하고 보는 게 나을 거 같아요. 그죠?”라고 명령조로 말하거나, 박 대통령이 말할 때 두 차례에 걸쳐 중간에 말을 끊기도 했다. 박 대통령이 “북쪽 방면이나 했으면”하고 말할 때 최씨는 말을 자르며 “거기 부근이 어디죠? 그러니깐은 ○○가는 호텔 양평 가는 휴전선 근처에서 조금”이라고 끼어들었다.
    조선일보DB
    최씨는 녹음 파일에서 박 대통령을 ‘의원님’이라고 칭하며 박 대통령과 서로 존칭을 쓰면서도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시하며 결정권을 행사하는 것처럼 들린다. 한 대목에서 최씨가 “의원님이 그쪽으로 청와대 관계자를 만나셔서는 안 되겠고”라고 말하자 박 대통령은 “지금 그게 완전히 흐트러져가지고…”라고 말꼬리를 사렸다.

    또 박 대통령이 “적게라도 해가지고 얼개를 만들어서 나라를 끌고 나가야지. 어떻게 지금 구심점이 있겠어요?”라고 말하자 최씨가 곧바로 “그럼 이런 분들이 모여서 추진위원장을 뽑는 게 낫지 않아요? 그렇게는 안 하려고?”라고 반말조로 대꾸하는 내용도 있다.

    최씨가 “근데 예산이 참 애매해요. 이 사람들이 어떻게 짠 거야. 그거 100억, 200억 뭐 300억 이렇게 한걸, 누가 예산편성을 한 거야”라고 말하는 내용도 있다.

    최씨가 실무자로 추정되는 남성 2명으로부터 주요 내용을 보고받고, 반말로 지시하는 대목도 있다. 최씨가 “구미에서 뭘 짓는 건데?”고 묻자 실무자가 “구미에서 기념관 건립 예산, 지난번에 말씀 드린 총 예산 700억 그렇게 잡아놨습니다”고 답한다

    전체 30여 분 대화 녹음 파일 중 박 대통령의 발언시간은 2분 50초 정도인데 비해, 최씨는 매우 빠른 속도로 6분 40초가량 박근혜 대통령보다 2배 이상 더 많은 발언을 한다.

    채널A는 녹음 파일에 대해 “최씨가 박 대통령과의 대화를 주도하고 정책 결정까지 좌지우지하는 모습”이라며 “이미 당시에도 최순실 씨가 박 대통령의 업무에 깊숙이 개입했던 정황이 곳곳에서 발견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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