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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드플래시 승부수… SK하이닉스, 청주에 15兆짜리 공장

    입력 : 2016.12.23 00:01

    [반도체 업계 '낸드 전쟁' 후끈]

    이천 세계 최대 공장 M14 이어 축구장 33개 크기, 2020년 가동
    글로벌 반도체 업계 주 수익원, D램서 낸드플래시로 이동 중
    중국 반도체 업체 추격 따돌리고 시장 선점 위해 한발 빠른 결단

    SK 하이닉스 새 공장 부지 지도
    SK하이닉스가 15조원 이상을 투자해 충북 청주시에 최첨단 메모리 반도체 공장을 건설한다고 22일 밝혔다. 향후 급격한 수요 확대에 대비해 생산 기지를 미리 확보하고,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한국을 무서운 속도로 추격해오는 중국을 따돌리기 위한 것이다.

    이 공장에서는 스마트폰 같은 전자 기기의 저장 장치로 쓰이는 '낸드플래시' 반도체를 주로 생산한다. 특히 회로를 평면에 빽빽하게 배열하는 대신 수직으로 층층이 쌓아 올려 성능을 높이는 입체(3D) 방식 낸드플래시 생산에 집중할 계획이다. 입체 낸드플래시는 기존 평면 방식보다 용량·효율이 높아 최근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는 신기술이다. SK하이닉스 박성욱 사장은 "청주에 건설하는 새 공장은 미래를 대비하는 SK하이닉스의 핵심 기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 "낸드플래시도 선두권으로"

    새 청주 공장은 SK하이닉스가 지난해 경기 이천시에 단일 공장 기준으로 세계 최대 규모로 완공한 'M14' 공장에 이은 두 번째 승부수다. SK하이닉스는 당시 "향후 10년간 46조원을 투자해 M14를 포함해 공장 3곳을 짓겠다. 완공된 M14 외에도 충북 청주와 경기 이천에 공장을 각각 1곳씩 더 짓겠다"고 발표했다. 이번 청주 공장 건설은 이 장기 투자 프로젝트의 2단계 사업인 셈이다. 청주 공장 건설과 내부 장비 구축에 15조원 이상이 투입될 전망이다.

    새 공장은 청주산업단지 테크노폴리스 내 23만4000㎡(축구장 33개 크기) 부지에 M14와 비슷한 규모로 짓는다. 다음 달부터 설계를 시작해 오는 2019년 6월까지 2조2000억원을 들여 공장 건물과 클린룸(청정 시설) 조성을 마칠 예정이다. 이후 생산 품목을 구체적으로 확정하고 제조 장비를 반입해 2020년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도 이천 SK하이닉스 M14 공장 반도체 생산 라인에서 방진복을 입은 직원들이 생산 공정을 둘러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최첨단 메모리 반도체 공장을 충북 청주에 추가로 짓는다고 22일 밝혔다.
    경기도 이천 SK하이닉스 M14 공장 반도체 생산 라인에서 방진복을 입은 직원들이 생산 공정을 둘러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최첨단 메모리 반도체 공장을 충북 청주에 추가로 짓는다고 22일 밝혔다. /주완중 기자

    SK하이닉스가 새 공장을 짓는 것은 낸드플래시에서도 세계 선두권으로 도약하기 위한 것이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 중 전자 기기의 임시 기억장치로 쓰이는 'D램' 시장에서는 세계 2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낸드플래시에서는 4~5위를 오르내리고 있다. 과거 경영난으로 낸드플래시 투자가 경쟁사보다 늦었던 여파가 이어진 탓이다. SK하이닉스는 현재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D램 의존을 줄이고 수익원을 다변화하기 위해 낸드플래시 강화에 나서는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반도체 공장 건설에 통상 2년 이상 걸리는 점을 감안해 선제적으로 투자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내년 상반기부터 M14의 2단계 클린룸에서 입체 낸드플래시 양산을 시작하고, 청주 새 공장에도 입체 낸드플래시 생산 라인을 집중 배치해 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반도체 업계는 낸드(NAND) 전쟁 중

    반도체 업계에서는 낸드플래시 시장이 향후 급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각종 스마트 기기의 정보 저장 장치 용량이 커지고, 서버(대형 컴퓨터) 등에도 고용량 낸드플래시가 탑재되기 때문이다. 시장조사 기관 IHS는 2015~2020년 낸드플래시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용량 기준)이 43.9%로 D램(25.2%)을 크게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국내외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은 낸드플래시에 잇따라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낸드플래시를 중심으로 올해 반도체 사업에 13조2000억원의 시설 투자를 했다. 삼성은 경기 평택에 짓고 있는 반도체 생산단지 공사를 올해 안에 마무리하고 내년 중반부터 입체 낸드플래시 물량을 대폭 늘릴 계획이다. 낸드플래시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일본 도시바는 지난 3월 3600억엔(약 3조6600억원)을 들여 일본 요카이치에 입체 낸드플래시 공장을 증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중국 반도체 회사 XMC도 미국의 스팬션과 손잡고 입체 낸드플래시 기술 개발에 뛰어들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기술에서 앞서는 한국·일본에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운 중국까지 가세하면서 낸드플래시 시장 쟁탈전이 갈수록 뜨거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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