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주재 러시아대사 피격 사망… 범인은 시리아 내전 개입에 불만 품은 터키경찰관

입력 2016.12.20 08:05 | 수정 2016.12.20 18:26

과격 이슬람주의자로 추정되는 괴한이 19일(현지시간) 터키 앙카라의 현대미술관 개막식에서 축사하던 안드레이 카를로프 터키주재 러시아대사를 총격으로 쓰러뜨린 후 주위를 쏘아보고 있다. 카를로프 대사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으며 괴한은 현장에서 사살됐다./AP=연합뉴스
과격 이슬람주의자로 추정되는 괴한이 19일(현지시간) 터키 앙카라의 현대미술관 개막식에서 축사하던 안드레이 카를로프 터키주재 러시아대사를 총격으로 쓰러뜨린 후 주위를 쏘아보고 있다. 카를로프 대사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으며 괴한은 현장에서 사살됐다./AP=연합뉴스

터키 주재 러시아 대사 안드레이 카를로프(62)가 19일(현지시각) 수도 앙카라에서 괴한의 총에 맞아 숨졌다. 괴한의 정체는 터키 현직 경찰관으로 알려졌다.
이날 러시아 국영방송 NTV에 따르면 안드레이 카를로프 러시아 대사가 앙카라의 한 현대미술관에서 열린 ‘터키인의 눈으로 본 러시아’ 사진전 개막식에서 축사를 하던 중 현장에 잠입한 검은색 양복 차림의 남성이 뒤에서 쏜 총에 맞아 쓰러졌다.

카를로프 대사는 피격 직후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다. 카를로프 대사 주위에 있던 여러 명의 참석자들도 총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총을 쏜 범인은 현장에서 사살된 것으로 알려졌다.

터키 내무부는 러시아 대사를 저격한 범인이 메블뤼트 메르트 알튼타시(22)라는 이름의 현직 터키 경찰관이라고 밝혔다.

이날 비번이었던 경찰 알튼타시는 카를로프 대사의 뒤로 접근해 8발 이상의 총을 쐈다.

그는 총격 직후 왼손 검지로 하늘을 가리킨 채 “알레포를 잊지 말라. 시리아를 잊지 말라”, “탄압에 기여한 자들은 모두 죽을 것이다”, “신은 위대하다” 등의 말을 외쳤다고 목격자들이 전했다.

이 같은 증언을 바탕으로 현지 언론들은 범인이 러시아의 시리아 정부군 지원에 대해 불만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번 저격사건은 4년 반 동안 이어진 알레포 교전에서 시리아 정권이 승리를 거두고 수니파 반군을 철수시키는 와중에 발생했다.

러시아는 시리아 내전에 개입해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을 지원해 정부군의 승리를 이끌었다. 반면 터키는 줄곧 시리아 반군을 지원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번 사건을 테러 공격으로 규정했다.

미라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러시아 외교의 비극적인 날”이라며 “테러에 맞서 단호하게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이번 사건에 대해 터키 정부와 함께 다면적으로 수사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터키 외교부는 성명을 내고 “이번 공격이 양국 관계에 그늘을 드리우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대사 피살 사건을 설명했다고 이브라힘 칼른 터키 대통령실 대변인이 전했다.

러시아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이번 대사 피살 사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할 것으로 전해졌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외교관에 대한 공격은 정당화될 수 없다”며 이번 사건을 비난했다.

이날 총격 테러로 숨진 카를로프 대사는 한국과 인연이 깊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카를로프 대사는 1979∼1984년, 1986∼1991년 북한 주재 소련 대사관에서 근무했다.

그는 소련이 해체된 직후인 1992년부터 1997년까지는 한국 주재 러시아 대사관에서 일했다.

이후 모스크바 외교부 본부에서 여러 부서를 거친 카를로프는 2001년에 북한 대사로 임명돼 2006년까지 5년간 근무했다.

40년의 외교관 생활 중 절반 이상을 한반도에서 보낸 카를로프 대사는 한국어에 능통하고 한반도 문화와 사정에 밝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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